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까...


나에겐 4 차이의 여동생이 있다.


어릴 적부터 나는 상당히 말이 없는 편이었다.


어쩌다 짤로 봤었던 ‘우리 애가 말을  시기가 지났는데 말을 안해서 병원에 데려갔더니 의사가 할 줄은 아는데 본인이 하고 싶어하지 않는다.’  비슷한 스타일의 아이라 생각하면 되는데 그 정도가 좀 심해 초등학교 땐 애들한테 벙어리 아니냔 소리까지 들을만큼 말이 없었고 그걸로 싸우다 샤프로 애 가슴을 찍어버려 부모님까지 소환한 걸 보면 언어능력이 도태된만큼 폭력성이 조금 높았던 모양이다.


마냥 말을 안한건 아니었고 동생이 태어날  대충  4~5 무렵 단편적으로나마 뭐가 신났는지 부모님 앞에 대고 혼자 막 재잘대고 있던 기억도 있지만 기본적으로는 나는 말을 안하는 아이였고  이유는 나도 모른다.


 기억 범위 밖에 존재하는 어떤 미디어에 나오는 멋있는 캐릭터 때문일까?’ 하는 시덥잖은 가설만 세울 뿐이지만 그나마 다행인건 표정변화까지 없는 사이보그는 아니었기 때문에 좋고 싫음이 얼굴에 조금은 드러나는 점이라는  정도.


우리집은 맞벌이 집안으로 으레 그렇듯 내가 하원하고 나면 동생과 놀아주는게 나의  업무였고 본능적으로 그래야 한다는걸 알고있었는지 집에 오면 자연스레 동생에게 직행했다그러다 하루는 동생이 기저귀를 가는 모습을 보게 됐는데  하반신과는 다른 형태를 가진 게 의아해 엄마에게 물어봤다.


엄마  동생은 고추가 없어?”


동생은 엄마처럼 여자니까 없지~”


엄마는 아들의 말이 그저 대답이 아닌 질문이었다는 데에 기분이 좋았는지 친절한 목소리로 설명해줬고몇년을 엄마랑 같이 씻어왔으니 당연히 여자는 그렇게 생겼단걸 알지만 그건 성인 여자에게만 해당된다고 생각했고 애초에 애기가 물장난이  재밌지 타인의 몸에  관심이 없는게 당연했다.


 때의 궁금증이 거기서 끝났다면 좋았겠지만 궁금증이 호기심으로 바뀌는데는  년이면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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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알게된 곳인데 나같은 사람이 이렇게나 많을줄 몰랐고 글들을 하나하나 읽으며 눈팅만 서너달 하다가 어디서도 말 못하는 얘기를 소설로 적어봤는데 모바일로 적다보니 꽤 쓴거같은데도 길진 않네요


다 적으려면 한세월이겠지만 후련함이 목적이니 상관없겠네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