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글은 SEQUEL AWAKE의 스포일러를 담고 있습니다. 이 게임을 안 하신 분들은 뒤로가기를 눌러주세요.


* 배경을 '밝게'로 설정하고 보는 것을 권장함.

시퀄 본편 연재글 링크

시퀄 외전편 연재글 링크


*후반부에 설명이 틀린 곳이 많아서 다시 수정했음























바깥의 마물
인식의 밖에서 조우했다.

'벗어났다'라는 표현은 시빌
메일의 모든 것을 나타내고 있다.
그는 상식에서 벗어났다.
이치에서 벗어났다.
틀에서 벗어났다.

그리고 그는 떨어져 버렸다.
이제 주위에는 적 밖에없는 것 
같다.

바깥 세계의 존재: 시빌메일



개요

 시퀄 어웨이크에 나오는 메인 스토리의 최종보스. 시퀄 시리즈뿐만 아니라 매체에서도 희귀한 순수 지략형 보스이며 동시에 찌질함이 강조되는 보스이기도 하다. 계란에 팔다리가 달린 생김새에 양복을 입고 권총을 들고 있으며,바깥 세계 출신이라 몸의 색이 반전 되어 있어서 오르드 왈드의 구성원들과는 대조되는 분위기를 풍긴다.

 

 시빌메일은 이탈리아어로 '시민'이라는 뜻인데 굳이 이탈리아어가 아니더라도 영어로 직역해서 civil(문명) + male(남성), 즉 문명의 남성 정도로 해석할 수 있다. 이 녀석의 외관, 허약한 스펙과 정체성을 보면 아주 적절한 이름이다.


왜 평가가 낮은가?

 시퀄 시리즈에서 어웨이크의 평가가 유독 낮은데, 개인적으로 그 이유를 꼽으라면 다음과 같다.

  1. 지나치게 많은 캐릭터 수로 인해 스토리의 몰입이 분산됨
  2. 이도저도 아닌 음양의 도의 포지션
  3. 바깥 세계의 적은 분량
  4. 최종보스인 시빌메일을 제대로 다루지 못함.


 그 중에서 4번(시빌메일의 지분)이 제법 된다고 생각하는데, 주관적으로 시빌메일이라는 캐릭터의 문제점은 이렇게 본다.

  1. 최종보스치고 지나치게 떨어지는 포스. 행동거지가 경박해서 무게감이 없다. 
  2. 신비주의가 지나쳤다. 별다른 복선도 없이 후반부가 돼서야 갑자기 출연해서 존재감이 떨어진다.
  3. 라빈에서만 활동할 수 있다는 제약 때문에 만악의 근원치고는 영향력의 범위가 좁다.
  4. 단독으로 움직이다 보니 부하라 할 수 있는 캐릭터가 없어 최종보스 캐릭터 특유의 위엄이 없다.
  5. 민폐에 비해 목적이 너무 왜소하다. 

 아마 이런 이유들 때문에 게임 내에서도 평가가 무의미하고 외적으로도 인기가 매우 낮은 것으로 보인다. 그래도 본인은 이 캐릭터 특유의 교활함과 치밀함 덕분에 개인적으로는 캐릭터의 틀은 잘 잡혔다고 생각한다. 


 어쨌든 이런 낮은 인기 때문에 시빌메일이라는 캐릭터를 모르는 사람이 많은데, 여기서는 이 시빌메일에 대한 캐릭터에 대해 본격적으로 알아보도록 하겠다.




악의로 점철된 마물

 어웨이크에서 일어난 기억 삭제 사태부터 거기서 파생된 온갖 사건들을 일으킨 만악의 근원이며, 이 녀석이 벌인 짓들을 보면 다음과 같다.


① 바깥 세계에서 살던 크루하의 힘을 거의 없애버리고 안쪽 세계에 버렸다.

② 파르가드르와 베레테리아에 사는 사람들의 기억을 몽땅 지워버렸다.(다른 대륙들은 어떻게 됐는지 불명)

③ 얘 때문에 코르마나들이 파르가드르에 사는 사람들에게서 잊히면서 가지고 있던 힘이 대폭 감소했다.

④ 파르가드르를 지탱하던 코르마나의 격이 낮아지면서 파르가드르의 마나도 부족하게 되었다

⑤ 중반까지 '음양의 도'가 주인공 일행들과 대립하게 되면서 큰 곤욕을 치뤘다. (그 이후에는 조력 단체가 되지만.)

⑥ 셰나를 죽였다. 그래놓고 쿠르하에게 고인드립을 시전했다.

⑦ 라비와 친구들이 주인공을 찾기 위해 베레테리아 전역을 뒤지고 다녔다.

 주인공 일행에게 끼친 민폐만 해도 이 정도이며, 기억 소실로 인해 일상 생활에 지장이 생긴 사람들도 여럿 있었을 것이다.


 시빌메일의 최종 목적은 라빈을 시작으로 자신에게 맹독이나 마찬가지인 마나를 소멸시켜 자신의 영역을 넓히는 것이며, '내외간섭기'라는 특수한 장치를 이용해 안쪽 세계와 바깥쪽 세계를 마음대로 넘나드는 무적 치트키를 쓰면서 자신의 야망을 실현시켜나갔다. 작중에서는 활동 범위가 라빈, 정확히는 '마나가 마른 땅' 정도 밖에 안 됐지만 이게 성공했다면 오라드, 슈카르, 신 지크드라, 나아가 오르드 왈드 전체를 농락했을 수도 있었다.


 뿐만 아니라 크루하를 위해 자신과 협력했던 셰나(물론 셰나의 배신은 시간 문제였지만)의 뒤통수를 쳐 죽여버리면서 주인공일행(특히 쿠루하)에게 어그로를 최대치로 끌어낸다.


 이것만 봐도 이 녀석이 갱생이 불가능한 노답이란 걸 알 수 있으며, 어그로를 온데간데 뿌려대서 미움을 많이 샀다는 것도 알 수가 있다.




언럭키 험프티덤프티

 셰나를 죽이면서 강렬한 등장을 하는 시빌메일은 처음으로 주인공 일행과 만나 셰나의 죽음을 조롱하며 싸움을 걸어온다. 그러나 주인공 일행은 말도 안 되게 약한데도 공격이 통하지 않는 시빌메일에게 당황하고, 시빌메일은 '마나에 의존하며 사는 너희들이 불쌍하다'라며 도발한다. 그래놓고 자신도 샤타크의 내외간섭기에 당할 위기에 처하자 순간이동으로 도망치는 추태를 보인다.


 그 이후 셰나를 묻어주고 다시 온 주인공 일행과 2차전을 벌이는데 일행과 싸우기 위해 자신을 강화시켜뒀다는 시빌메일과 마주하게 된다. (불사의 몸과 교환해서 얻은 힘이라는 만큼 제법 어려우니 주의하자.)

수수께끼의 마물.
인식의 밖에서 조우했다.

이 마물은 바깥의 존재에게 이용당한 것 
뿐인 이름도 없는 불쌍한 존재다.

그 불길한 모습도 어느 쪽이었는지 알 수 
없다. 애매한 색채도 악의의 마물 때문에 
그렇게 됐을지도 모른다.
시빌메일의 최후의 발악(?) 
'애매모한 마물'.
이름대로 원색과 반전색이 섞여있다.


시빌메일의 테마 '애매하고 뒤집힌 존재'. 
메인 테마곡을 어레인지했다.


이아니: 그딴 놈이 불사를 포기한다는 리스크가 높은 짓을 할 리가 없잖아. 

 그렇게 애매모한 마물을 쓰러뜨리며 시빌메일은 죽었나 싶었지만 주인공 일행의 브레인들이 시빌메일이 죽은 척 하며 숨어있다는 사실을 알고 다 같이 쫓아간다.(그러니까 애매모한 마물은 일종의 미끼인 셈이다.) 궁지에 몰린 시빌메일은 내외간섭기를 이용해 주인공 일행을 안쪽으로 쫓아내려 하지만, 주인공 일행은 원래 안쪽 세계 출신이었던 탓에 내외간섭기도 먹히지 않는다.


 주인공 일행과 음양의 도의 수장인 샤타크는 시빌메일이 안쪽 세계에 영영 간섭할 수 없게 존재를 지우려 하지만 크루하는 셰나를 죽인 시빌메일의 결말에 만족하지 못한다. 이때, 마리아가 자신의 생각해왔던 제안을 말한다.


마리아: "이 자는 우리와 반대로 마나가 약점이다. 다른 무엇보다 약한 최약의 존재지."


 크루하는 마리아의 의견에 동의하면서 시빌메일을 완전히 없애기 위해 그에게 마나를 갖다댄다. 시빌메일은 마나가 약점일 리가 없다며 허세를 부리지만, 돌아오는 것은 "그건 그때 생각하면 된다"라는 냉혹한 대답뿐. 결국 시빌메일은 발버둥 치다 먼지 하나 남기지 않고 완전히 소멸한다. 원래라면 그냥 영구추방으로 끝났을 일을 자신의 행동거지로 인해 완전히 죽게 되는 인과응보를 맞이한 셈이다.


그러나...







바깥의 마물.
영계의 밑바닥에서 조우했다.

결국 삶에서도 벗어난 시빌메일은 
아무런 반성도 없이 영계의 
밑바닥에서 마신의 눈을 속이는 
방법을 찾고 있었다.

보기 흉한 발악이다. 
하지만 만약 처지가 달랐다면 
절대로 포기하지 않는 근성도 
재평가받았을까?
'추락한 시빌메일'
작년에 죽었던 에그맨이 죽어서도 민폐짓이다.


 셰나를 되살리기 위해 오르드 왈드의 저승인 영계로 몰래 들어온 주인공 일행 앞에 다시 나타난다. 처음엔 영계의 주인 행세를하며 일행에게 겁을 주지만, 노슈에게 바로 들킨다.


 죽어버린 바람에 안과 밖의 경계가 애매해져 몸이 원색으로 되었는데, 주인공 일행은 이놈과 상대를 안 해주려 하지만, 자신도 데려가 달라고 끈질기게 달라 붙는 바람에 또 싸우게 된다.(처음 싸울 때 보단 강해졌지만 그냥 트레이닝 치키닐과 싸운다는 생각으로 편하게 상대하자)


 결국 또 주인공 일행에게 털리지만 자신이 못 간다면 셰나도 못 나간다고 셰나에게 온갖 저주를 퍼붓는다. (위에 적힌 텍스트대로 근성 하나는 쩔어준다.)

셰나에게 지껄이는 망발들. 욕이 안 나올 수 없다.


 그러나 살고 싶다는 의지를 가지게 된 것 때문인지 진짜 영계의 주인의 비위에 거슬려 시빌메일은 영혼까지 통째로 소멸하고 만다.시빌메일: ...아아아아아아아아(그 사이에 주인공 일행은 셰나를 데리고 잽싸게 탈출했다.) 




마무리

 이상으로 여러모로 어그로 하나는 만렙이었던 시빌메일에 대한 설명은 마치도록 하겠다. 옹호의 여지 하나 없는 악당으로선 완전 무결한캐릭터였지만 연출력의 부족으로 진가를 제대로 드러내지 못 한 비운의 캐릭터이기도 하기에, 이렇게 소비된 시빌메일에게 한 톨의 응원을 보내도록 하겠다.


마무리는 근엄한 파동 덩어리 자판기이신 애뉼러스 님과 함께

끄읕



(찡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