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생각해봐라잉.


내가 '원균은 명장이다!'라고 주장하고

똑똑한 사붕이가 '뭔 개소리냐!' 하고 주장을 해

그리고 둘이 존나 키배를 해


키배를 하고 나면 내가 개털리겠지?

개털리고 나면 '원균은 명장이다' 라는 나의 틀린 생각은

'원균은 쓰레기다'라는 올바른 생각으로 바로잡히겠지만

키배에서 이긴 사람의 생각은 바뀌는 게 없어요.


키배에서 털린 나는 틀린 것을 옳은 것으로 바꿈으로서 더 독똑해졌지만

키배에서 이긴 사붕이는 키배가 시작되기 전과 후에 바뀌는 게 없다고


물론 아무거나 다 지라는 이야기가 아님.

정확하게는, "참과 거짓을 판단하는 기준의 운영"이라는 측면에서 보는 게 좋음.


내가 "원균이 명장이다"라고 생각을 했지만 키배에서 털리고 "원균은 쓰레기다"라고 생각을 바꿨다는 말은

내가 가진 참과 거짓을 판단하는 기준에 나보다 상대방이 더 적합한 의견을 제시했다는 말임.

대충 참/거짓에 대한 매뉴얼이 있을 때, 그걸 FM대로 돌리다가

내가 찐빠를 내고 상대가 내가 찐빠를 낸 부분을 바로잡았단 말임.

참/거짓을 판단하는 기준 자체가 잘못되어 있으면 틀린다고 해서 이득을 보는 건 없음.

왜? 틀렸다고 인정하는 게 참된 주장에 더 가깝게 되는 게 아니니까.


뭐 철학적으로 좀 더 파면 존나 골때리는데 일단 이쯤에서 자르고.

포인트는 간단함.


키배에서 털리고 틀렸을 때 틀린 거 인정하면 나는 더 똑똑한 사람이 되고

키배에서 털려도 틀린 거 인정 안하면 나는 그냥 멍청한 상태 그대로 남는다는 거.


기억해라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