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문 : https://arca.live/b/city/102708867


범위는 당연히 6공화국 이후인 13대 대선부터.


규칙은 다음과 같음.

1) 1차 투표에서 과반 확보시 해당 후보가 대통령으로 당선

2) 1차 투표에서 과반 달성자 없을시 최다 득표자 2인을 대상으로 결선투표 실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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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13대 대선(1987)


노태우 36.64%

김영삼 28.03%

김대중 27.04%

김종필 8.06%


만약 결선투표가 있었다면 노태우-김영삼 구도가 되었을 것임. 여기서는 김대중 표와 김종필 표가 어디로 갔을지가 관건인데...


1) 김종필은 이념적으로나 역사적으로나 많은 것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에 노태우와 합칠 가능성이 높음. 지역면에서도 충청권 1등 후보가 김종필이 아니라 노태우인 점을 고려했을 때 더더욱.


2) 당시 양김의 지지층 구도는 화이트칼라와 학생의 지지를 받는 김영삼. 블루칼라의 지지를 받는 김대중이었는데, 김영삼의 지지층은 노태우와 김종필과 같이 공유하고 있는 온건보수 지지층이고, 김대중은 이념적으로 그와 떨어짐. 하지만 이 둘은 같은 민주당 계열이고, 그 당시 선거 이슈인 민주화에 대해서 동의를 했기에 이 선거에서는 둘이 힘을 합쳤을 가능성이 높음.


이후에 벌어졌던 3당합당도 김대중에 비해 주도권을 놓치는 김영삼이 뒤집기 위한 수단임을 생각하면, 김영삼이 김대중의 지지를 받는 것은 가능할듯. 노태우에서 김대중을 포섭하는 것도 가능한 시나리오긴 하겠지만, 3당합당도 거부한 김대중이 노태우와 손을 잡는다? 글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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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14대 대선(1992)


김영삼 41.96%

김대중 33.82%

정주영 16.31%

박찬종 6.37%

백기완 0.99%

이종찬 사퇴


김영삼, 김대중이 결선에 진출한다면...


1) 이 선거에서 이종찬이 사퇴하지 않았다고 가정해보겠음. 당시 여론조사에서 이종찬의 지지율은 3~6%였음. 여기서는 최소치인 3%로 잡겠음.


가장 예측이 어려운 선거인데, 정주영과 박찬종, 이종찬은 김영삼에 붙어도 김대중에 붙어도 이상할 것이 없는 사람들이기 때문.


이 3명이 양김중 어딜 지지하느냐, 아니면 지지하지 않느냐도 미지수지만, 양김과는 다르게 충성도가 낮은 지지층이기 때문에 이들의 표가 어디로 갈지도 알수 없다.


다만 백기완의 경우 선명 진보 성향이니만큼 이들 1%는 투표 포기나 김대중 비판적 지지로 갔을 가능성이 높다.


결국 김영삼은 41.96%, 김대중은 33.8+0~1%(백기완 표)에서 누가 더 이 셋의 표를 잘 잡아먹느냐의 싸움인데 이 정도 차이면 상대적으로 김영삼이 결선에서 승리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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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15대 대선(1997)


김대중 40.27%

이회창 38.74%

이인제 19.20%

권영길 1.19%


저때 조순이 통합민주당 후보로 나섰다가 지지율이 떨어지자 이회창과 손잡고 단일화와 합당을 결의했는데 결선투표제가 있는 세계관이었다면 독자 완주를 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봄.


결국 결선은 김대중 vs 이회창의 싸움이었을텐데 개인적으로는 실제 역사와 동일하게 DJP연합이 성립되었다면 김대중이 이겼을거라고 봄. 많이들 이 대선에 결선투표제가 있었다면 이회창이 이겼을 거라고 말을 하지만, 이인제가 이후 민주당에 입당했던 것도 있고, 당시 이인제는 이회창과 철천지 원수였기 때문에 오히려 김대중의 손을 들었을 가능성이 더 크다고 봄.


권영길 지지층은 지난 대선의 백기완과 마찬가지로 투표 포기 또는 김대중 비판적 지지를 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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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16대 대선(2002)


노무현 48.91%

이회창 46.58%

권영길 3.89%


일단 노무현과 이회창의 결선 진출은 상수라고 봐야 하고, 정몽준이 결선투표에서 누구를 지지하느냐가 이번 예측에 있어서 가장 큰 과제일텐데, 개인적으로는 노무현이 이겼을거라고 봄.


정몽준이 이회창의 손을 든다고 해도 삼김시대가 이 시점에서 이미 끝을 맺었기에 지지층이 그대로 이동할 거라고 보기도 어렵고, 권영길의 3.89%는 대부분 노무현으로 갔을 거라고 보기에 노무현이 이겼을거라고 봄.


다시 말해서 정몽준이 이회창을 지지했더라도 이회창으로 유입된 정몽준의 지지율보다 노무현에 남은 정몽준 지지율과 권영길의 지지율의 합이 더 컸을 거라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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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17대 대선(2007)


이명박 48.67%

정동영 26.14%

이회창 15.07%

문국현 5.82%

권영길 3.01%


박근혜, 손학규는 각 당의 경선에 참가했으며, 끝까지 당에 남았기 때문에 이들의 독자출마 가능성은 없다고 봄.


따라서 이명박 vs 정동영의 싸움이었을텐데, 정동영은 여기서 이회창, 문국현, 권영길을 전부 자신의 편으로 끌어들이고, 이들의 지지층 이탈이 거의 없다시피해야 이길수 있는 싸움임.


이회창이 정동영을 지지하더라도 당장 이회창의 표가 온전히 정동영으로 가진 않을테니 이명박이 이길 가능성이 매우 높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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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18대 대선(2012)


박근혜 51.55%

문재인 48.02%


이번 예측에 있어서 가장 큰 과제는 안철수가 완주했을 것이냐인데, 안철수가 완주했을 가능성이 높고 이 경우 결선으로 갔을 가능성이 높음. 하지만 결국 결선에서 박근혜가 이겼을 것이라고 봄. 당시 여론조사를 봐도 안철수의 문재인과의 단일화 이후에 안철수 지지율이 전부 문재인에게 가지 않고 일부는 박근혜에게 갔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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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19대 대선(2017)


문재인 41.08%

홍준표 24.03%

안철수 21.41%

유승민 6.76%

심상정 6.17%


그 외에는 반기문이 대선 출마를 진지하게 고려하다가 사퇴했는데, 사실 바른정당이 반기문 영입을 고려하고 만든 정당이었다는 추측도 있었지. 하지만 결선투표가 있었다고 해도 반기문이 대선에 출마해서 완주했을 것이라는 보장은 없음.


문재인-홍준표가 결선에 진출한다면 심상정 표는 높은 확률로 문재인에게 갈 것이기 때문에 문재인이 48.25%를 먼저 확보하고 시작함. 홍준표는 유승민과 안철수의 지지를 받고 표를 거의 유출 없이 완전히 끌어안아야 당선될수 있는데


당시 구도상 유승민 표부터가 문재인으로 유의미하게 이탈했을 가능성이 높고, 안철수의 당시 지지층은 반노-반문계 호남+중도층이었는데 저 상황에서 안철수가 홍준표와 손을 잡았다면 바로 이탈할 가능성이 높은 표라 문재인의 당선이 유력하다고 봐도 좋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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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20대 대선(2022)


윤석열 48.56%

이재명 47.83%

심상정 2.37%


워낙 표차가 적었기에 이건 진짜 예측하기 어렵다고 생각함. 안철수 표가 전부 다 이동했다고 해도 심상정 표를 얻을 이재명이 유리하긴 하겠지만은, 워낙 표차가 적었기에 결선에서 조금만 변수가 생겨도 결과가 바뀔 수준의 차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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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놓고 보니 가장 최근의 20대 대선을 빼면 결선으로 당선자가 바뀔 가능성이 높은 선거는 13대 대선밖에는 없음.


근데 13대 대선 당선자가 바뀐다면 한국 역사에 굉장히 큰 스노우볼이 굴러왔을게 분명해서 그 이후의 역사가 크게 개변되었을 가능성이 높음. 당장 13대 때 김영삼이 당선됐다면 3당 합당 같은것도 없었을거고.


그리고 1차선거 후보가 지금보다 훨씬 난립했을거임. 조금 불리하다싶으면 당내 경선 참여를 안하고 무소속이나 신당 창당 후 나섰을테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