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중의원은 한국처럼 비례순위가 주어지는 비례명부제인데, 여기는 권역별 비례대표제고 지역구 출마자 석패율제 중복등록 같은게 있어서 조금 더 복잡


일본 참의원은 전국단위지만 개방형 비례대표제를 쓰는데, 말 그대로 간단함. 당에서 비례대표 후보를 내놓고 너네가 알아서 뽑으라고 던져둠


일본은 투표용지에 이름을 써서 투표한다는건 많이들 알고 있는 사실일텐데 대략 이렇게 돌아감.


1) 정당 이름을 쓸 경우

-> 예를 들어 비례대표 투표용지에 '자유민주당'이라고만 써놓으면 자유민주당에만 1표가 감. 참고로 일본 선관위에 등록된 공식 약칭을 써도 되는데 일본 선관위에는 '자민당'이 자유민주당의 공식 약칭으로 등록되어있어서 '자민당'이라고 써도 자유민주당으로 쓴 걸로 받아들여짐

-> 조금 골때리는 경우로 입헌민주당과 국민민주당은 둘 다 일본 선관위에 약칭으로 '민주당'이라 등록해놨는데, 그래서 투표용지에 '민주당'이라고 쓰면 이건 안분표로 처리됨. 일본 선거의 그 유명한 안분표 제도가 이런 이유로 발생하게 되는 것임.

-> 선관위에 공식 약칭을 등록하려면 일정 조건이 필요한데, 중의원+참의원 합쳐서 의석수 5석 이상 내지는 직전 중의원 선거에서의 전국 비례대표 득표율 또는 직전과 그 전 참의원 선거에서의 전국 비례대표 득표율이 2% 이상이었어야 함. 그래서 군소정당이 안분표 받아먹기를 노리고 거대정당과 같은 약칭을 쓰는건 불가능.

-> 한자로 써도 히라가나로 써도 인정. 다시 말해 自民党로 써도, じみんとう로 써도 자유민주당에 표가 감.


2. 후보 이름을 쓸 경우

-> 예를 들어 텐도 아리스가 자민당 비례대표 후보로 출마했다고 할때, '텐도 아리스'라고 적어서 내면 텐도 아리스 개인과 소속정당인 자민당에 모두 1표가 감.

-> 여기서도 마찬가지로 한자와 히라가나 모두 인정. 天童アリス로 써도, てんどうありす로 써도, 텐도 아리스에 표가 감. 단, 타 정당 비례대표 후보로 (한자가 달라도 읽는 방법이 텐도 아리스로 동일한) 동명이인이 출마한 상황에서 히라가나로 썼다면, 안분표로 처리됨

-> 만약에 한자까지 똑같은 사람이 출마했다면, 自民党 天童アリス나 じみんとう てんどうありす 이런 식으로 써야 자민당의 텐도 아리스에게 표가 들어감


3. 비례대표 의석 배분은 정당 득표순으로, 정당 내 비례대표 순위는 후보 개인 득표순으로

만약 선거에서 자민당이 비례 20석을 얻었다면 자민당의 비례후보자들끼리 개인 득표를 계산해서 20위 안에 든 사람까지 당선됨. 만약 텐도 아리스가 얻은 개인표가 자민당 비례후보자들 중 17위였다면 당선, 22위였다면 낙선임.


비례 순위가 정해져서 나오는 비례대표제보단 훨씬 나은거 같지만, 문제점은 있음.


1) 투표용지가 너무 길어진다

당이나 후보 이름을 적어내는 일본과는 다르게 한국의 경우 그 수많은 당의 후보자 목록을 표에 다 적어야 하니까 투표용지가 장난아니게 커짐. 막말로 A0 전지에 표를 인쇄해도 좁은 상황이 생길수도?


2) 유명인물들한테 절대적으로 유리

그래서 일본 참의원은 중의원과는 다르게 유명인물들의 출마가 자주 일어나며, 정당에서 유명인물들을 영입해서 참의원 선거에 출마시키는 일도 많음. 실제로 지난 2022년에는 만화가 아카마츠 켄이 자민당 참의원 비례대표로 출마해서 압도적으로 많은 표를 얻고 당선되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