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은 당시 윤석열이 후보였을 시절 그와의 갈등을 겪고 따봉쇼까지 하면서 기적적으로 윤석열을 대통령으로 만드는데 성공했다.

뿐만 아니라 지방선거 역시 경기도지사 건을 제외하면 이준석의 지휘로 무난히 국힘이 승리했다고 할 수 있다.
경기도지사 역시 김은혜가 아니라 당시 중도층에게도 긍정적인 이미지를 받고 있었던 유승민이라면 결과가 달랐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이준석은 이 모든 것을 자신을 견제하는 당내 세력과 용산 세력의 방해를 받으면서도 훌륭히 선거를 지휘해나가는 명장의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한동훈은 다르다.

몇몇 이들은 한동훈 정도면 잘 싸운 것이 아니냐고 주장하지만, 객관적으로 보면 그는 무능한 패장에 불과하다.

황교안은 당시 탄핵된 대통령을 등에 업은 상태로 103석을 지켜냈다.
당시 황교안의 상황과 지금 한동훈의 상황 중 누가 더 힘든지는 안 봐도 알 수 있다.

한동훈은 자신이 이긴다고 공언했고
그러기 위해서 용산의 후광으로 자기 사람을 공천에 넣었다.
채상병, 디올백 등 당시 중요 이슈들에는 입을 다물었고,
조중동 등 온갖 보수 언론의 기세를 타고 지원을 받았다.

물론 중간에 용산과의 갈등이 있었지만, 결국 그가 그렇게까지 날뛸 수 있었던 건 용산의 후광 덕분이었다.

그는 인파를 몰고 다니면서도 당시 화제였던 채상병 이슈에는 침묵을 택했다.
연설 현장에서 한 해병대원이 목소리를 들어달라고 호소했지만, 그는 그 해병대원을 외면했고 그의 지지자들은 해병대원을 끌어냈다.

그는 공천 또한 잘못했다고 평가를 받는다.
시스템 공천이라 자신만만하게 말했지만, 현실은 접전지 대다수가 공천의 이상함으로 탈락하고 말았다.

대표적으로 하남갑.
비록 추미애가 관외 투표로 역전했다 한들, 만약 그 자리에 용산발 이용이 아닌 다른 이가 있었다면 인물론으로 추미애를 이길 수 있지 않았을까?

그리고 평택 역시 공재광을 배제함으로써 그가 민주당으로 떠나버린 것 역시 큰 실책이다.

부산 역시 서병수가 아니라 하태경 같은 이와 싸웠다면 전재수와 해볼만한 싸움을 치뤘을 수도 있다.

공약 또한 잘못되었다.
한동훈은 민주당을 향해 운동권 타도를 내세우면서 정작 자신은 운동권을 영입했다.
우리편 운동권은 착한 운동권이란 말인가?

민주당과 다를 바 없는 포퓰리즘 공약을 남발하고, 충청의 민심을 잡겠다고 세종시 국회 이전까지 외쳤으나 결국 그는 공약의 차별화를 이뤄내지 못했다.

전략 역시 잘못됐다.
민생을 챙기는 전략이 아닌, 그는 야당이나 할 법한 심판론을 꺼내들었다. 중도층이 여당에게 기대하는 것은 심판이 아님을 그는 몰랐다.
오히려 그는 이 심판론이 네거티브가 아닌 민생이라고 말한 실수를 저질렀다.

결정적으로, 한동훈은 이준석과 달리 용산에게 고개를 숙였다.
중도층이 바란 것은 한동훈과 윤석열의 차별화였으나, 그는 고개를 숙임으로써 스스로가 윤석열의 아바타임을 증명했다.

그런 행동을 본 중도층은 한동훈에게 표를 내어주지 않았다.

하지만 이준석은 합당이라는 뼈아픈 실책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김종인의 도움을 받고 스스로 지역구에서 활약함으로써 화성을 의원에 당선될 수 있었다.

어려운 상황이라고 하면 이준석의 상황이 한동훈의 상황보다 어렵다고 볼 수 있었다.
하지만 결국 불리하던 이준석은 승리했고, 유리한 지원을 받던 한동훈은 패배했다.

이것이 바로 한동훈의 자리에 한동훈이 아닌 다른 누군가, 그것이 심지어 친윤 의원들이나 하다못해 개나 고양이를 세웠어도 그 정도는 했겠다고 평가되는 이유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열심히 지역구에서 뛰고 결국 이번 총선의 주인공이 된 이준석.

보수 측 지원은 다 받으면서도 결국 윤석열과의 차별화를 이루지 못해 패장이 된 한동훈.

필자는 이를 통해 한동훈은 단지 조중동이 띄워준 것에 불과한, 스스로의 개인기는 아무것도 없는 무능한 패장이라고 보고 있다.

그는 단지 만들어진 사람일 뿐, 정치인으로서의 장점은 0에 가깝다.

선거의 패배로 한때 그가 빛을 발했던 법무부장관 시절 역시 재평가가 되어, 현재는 이재명 구속 영장 기각과 인재 검증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점, 그리고 촉법소년이나 사형제 등 법률들을 말로만 떠들고 실제로 그것들을 위해 움직이지 않았다는 점 등으로 빛이 바랬다.

총선의 패배로 한동훈의 정치 생명은 완전히 끊어졌다. 그의 후광이었던 용산도 더는 한동훈을 탐탁치 않게 여긴다.
국민의힘 의원들 역시 선거 당시 자신들보다도 주인공처럼 나서던 한동훈을 좋아하지 않는다.

한동훈 본인은 정치를 계속하겠다 선언했지만, 이미 윤석열에게 질릴대로 질려버린 국민들은 같은 검사이자 윤석열 아바타인 한동훈에게 손을 내밀어주지 않을 것이다.

결국 한동훈에게 남은 것은 아무것도 없다.
그에게 복수의 칼날을 갈고 있는 조국이 한동훈 특검을 꺼내들었을 때, 한동훈이 할 수 있는건 이제 자신을 저버린 용산이 거부권을 써주기를 바라는 것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