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시울에 갓 익은
청주 한 모금 따르고
3월 28일을 안주 삼아
늘어놓는 옛 무용담
새하얀 가닥을 잇고 엮어
실마리 삼아 다시 풀어나가는
6월 4일의 미제사건
허리 굽은 아틀라스 같은 기둥의
고궁 구석에 처박힌 때 낀 대리석
백 번 깎고 때려 곧추 세워보는
9월 4일의 환조 석상
우뚝 선 마음을 뿌리로 줄기로 삼아
내리쬐는 단풍 홍영에 꽃피는
11월 14일의 해바라기
교내 대회 출품하려고 쓴 건데 생각해보니까 존나 못 쓴 거 같아서 대신 여기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