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몽골국 중서성(中書省) 대도로(大都路). 


우가가투 칸(원 혜종) 이래 대원이 중원의 절반을 잃고 칭기즈 칸 이래 희미하게나마 유지되어 왔던 예케 몽골 울루스가 해체된 이래, 대원은 내리막길만을 걸어왔다.


북방의 오로스(러시아)에게 바이칼과 외만주를 빼앗기고, 


동방의 야폰(일본)이 요양(만주)과 대도(베이징)를 범하고, 


남방의 한지(중국)는 유이거(위구르)와 투브(토번)를 범하고 산동과 섬서, 감숙을 범하였다. 


한때 황실이 오로스의 지원을 받은 공산주의자들의 손에 치욕스럽게 놀아났던 때도 있었다.


오로스가 붕괴하고도, 그 국력이 쇠약해짐은 어찌 숨길 도리가 없었다.


칭기즈칸 대부터 세첸 칸(쿠빌라이)까지 쌓아올린 강대한 국력이 있었고, 몇몇 유능하였던 카간들 덕에 비록 유이거와 투브와 같은 운명에 처해지지는 아니하였으나, 대몽골은 더 이상 천하를 웅비할 수는 없었다.


그저, 이 동아시아의, 조그마한 지역 강국으로서, 영원히 살아갔을 운명이었을 듯 했다.


분명, 이 황제만 아니하였다면 그리 되었을 것이다.


[아, 아, 모두 주목해 주십시오, 대몽골국 제립방송국에서 승전보를 전해드리겠습니다.]


거리에서 방송이 울려퍼지자, 길을 걷던 사람들은 모두 하나같이 기대와 흥분이 가득한 눈빛으로 그 자리에 우뚝 멈추며 전광판의 화면을 바라보았다.


[오늘 오전 11시경, 우리의 자랑스러운 군대가 중공 괴뢰군의 수도인 남경을 완전히 함락하였다는 기쁜 소식을 전해드립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립니다, 우리의 군대가..우리의 군대가..남경을 함락했습니다..크흡..!]


""""""대황제 폐하 만세!!!""""""


""""""대몽골국 만세!!!""""""


아나운서는 감격에 가득찬 목소리로 울먹였다. 그와 동시에, 광장에는 황제를 찬미하는 우렁찬 함성이 곳곳에서 울려퍼졌다.


대도의 모든 신민들은, 하나같이 하던 일을 멈추고, 황제를 찬양하며 승전을 기뻐했다.


회사에서 일하던 회사원들도, 학교에서 수업을 진행하던 교사와 학생들도, 장을 보러 나온 주부들도, 심지어 감옥의 악랄한 범죄자들도 방방 날뛰며 황제를 찬양하였으며,


외국에서 살고 있거나 여행을 간 몽골인들은 아예 사람들의 시선조차 신경쓰지 않고 황제가 있는 곳을 향해 여러 번 큰절을 올리고, 대몽골국 만세, 황제 폐하 만세를 외쳤다.


그들은 정부가 시켜서, 그저 의례적인 것이어서 이러한 행동을 하는 것이 아니었다.


그들 스스로가, 스스로 이러한 행동을 진정으로 하는 것이었다.


그들의 행동과 눈빛에는, 황제에 대한 광신적인 충성과 경애, 그리고 존경이 가득히 녹아 있었다.


대몽골국이 다시금 성세를 되찾은 지도 어언 50년. 


선대 황제인 보르지긴 에순테무르는 수십 년간의 재위기간 끝에 대원의 경제를 살찌우고 군사를 강하게 만들었고, 


현 황제는 보르지긴 수베게데이는 그 이름에 걸맞게 직접 전쟁에 나서며 중공에게 빼앗긴 강토들을 되찾으며 마치 칭기즈 카간이 재림한 듯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부패하고 무능한 한지는, 유능하고 강력한 군주를 만난 울루스의 상대가 되지 못했다.


이제 울루스는, 다시금 그 힘을 드러내며 힘껏 비상하고 있었다.


까마귀가 썩은 시체를 뜯어먹듯이, 매가 약한 사냥감을 낚아채듯이, 약해진 주변의 나라들을 하나 하나 짓밟으며 다시금 예케 몽골 울루스가 돌아왔음을 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