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는 수정주의 이론(Revisionist Theory)입니다. 이 이론은 시카고대학의 브루스 커밍스(Bruce Cumings) 교수가 1981년에 출판한 “한국전쟁의 기원(The Origins of the Korean War)이라는 책에서 비롯된 이론입니다. 커밍스 교수는 한반도에서의 좌익과 우익, 지주와 농민, 자본가와 노동자 간의 무력충돌이 빈번했고 대구 10.1 사건, 여수 반란사건, 제주 4.3 사건, 38선 지역에서의 크고 작은 국지전 등을 감안하면 1945년부터 전쟁은 이미 진행되고 있었던 것과 다름이 없기 때문에 1950년 6월25일 북한군이 먼저 발포했다는 사실은 중요하지 않을 수 있다는 논지를 펼쳤습니다.
다시 말해, 커밍스 교수는 당시 한반도 상황이 북한군의 남침을 유도했을 뿐 김일성의 도발 결심이 전쟁 발발의 주요 원인이 아닌 것으로 설명한 것이었습니다. 이후 수정주의 이론은 한국의 좌파들과 운동권 인사들이 애호하는 학설로 자리매김했습니다. 하지만, 많은 후학들이 사료분석을 토대로 6.25 전쟁이 김일성-스탈린-모택동 3자 합의에 의한 명백하고 계획적인 남침임을 증명함에 따라 커밍스의 수정주의는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고 말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