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조 그 새끼는 그냥 씨발놈이야, 어떻게 애비가 자식을 뒤주에 처박고 가둬 죽이냐고, 처음부터 그 모양인것도 아니고 지가 존나 꼽줘서 그렇게 된건데. 괜히 그 새끼가 경종을 독살했다는 소문이 돈게 아니라니까?"


오랜만에 만난 불알친구와 함께 술을 마시며 회포를 나누던 중, 나와 같은 사학과 출신이었던 친구 놈이 영조의 인성에 대해 터두를 열면서 이야기가 시작되었다.


사학과 시절 실록을 보며 터득한 영조에 대한 여러 정보들을 보며, 영조에 대한 나의 인식은 노론에게 속아 자식을 잃은 비운의 왕에서 개호로잡놉게장씹병신개새끼로  떨어졌다.


빠가 까가 되면 가장 무섭다 했던가. 만취할 만큼 술이 들어가서 그런 것인지, 만날 술 먹고 엄마와 나를 두들겨 패던 애비같은 인성을 가진 게장씹새끼에 대한 분노가 타오르며 평소에는 입에 걸지도 않았던 비속어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왜 그리 생각하는가?"



친구 놈의 목소리와 말투가 무언가 바뀐 듯 했지만, 나는 그저 잘못 들었다고 판단했다.


"생각해봐라, 지 하나뿐인 아들도 죽인 호로잡놈이 이복형 따위를 못 죽이겠냐?"


"...."


"연잉군 이새끼 이름이 이금(李昑)인데, 금(昑)자가 사실 금수 금(禽)자인거 아냐?"


그렇게 영조가 얼마나 개씹썅호로개잡놈인지에 대해 장장 몇 시간 동안 열변을 토해내고 나니, 어느새 얼큰하게 취했던 기운이 싹 가셨다.


"끄윽....여긴 어디냐.."


처음에는 막 술이 깨서 머리가 깨질 듯이 아팠던지라 내가 어디에 있는지도 인식하지 못했지만, 얼마 안가 감각이 돌아오며 바닥의 나무 감촉이 고스란히 전해졌다.


무언가 이상한 느낌이 들어 고개를 좌우로 움직이며 주변 풍경을 살펴보니, 무언가 공기도 더 맑아진 듯 하였고, 단령과 복배를 하고 있는 여러 사람들이 보였다.


그들은 모두 나를 보고 있었는데, 결코 곱다고는 할수 없는 시선들이었다. 누군가는 일그러뜨린 표정을, 누군가는 경악하는 얼굴을, 누군가는 그저 아무런 표정도 짓지 않은 채로 담담히 보고만 있었다.


무언가 싶어서 잠시 얼굴을 위로 올려다보니, 붉은색 옷이 보였고, 더 위로 드니 높은 익선관을 쓴 붉으락 푸르락한 얼굴이 보였다.


그리고 그 얼굴은 점차 시선이 또렷해지며, 익숙한 무언가를 떠올리게 했다.


"....씨발."


틀림없었다.


그 게장씹새끼의 면상이 나를 바라보며 일그러뜨린 표정을 짓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