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카이치 사나에. 현직 경제안보담당상.


일본 정치에 좀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아베가 생전 자신의 후계자로 점찍었던 인물'로 기억하는 사람도 있을거임.


그 명성처럼(?) 타카이치 사나에는 강경 반한+반중+반러에 친미+친서방 성향으로도 유명함. 참고로 일본 정치계에서는 대체로 강경 우익일수록 반한, 반중, 반러, 친미, 친서방 성향을 띄며 반대로 좌익일수록 친한, 친중, 친러, 반미, 반서방 성향을 띔.


물론 제도권 밖 극우들은 미국도 자신들을 때려눕힌 대상이라 생각해서 싫어하긴 하는데, 어쨌든 제도권 내에선 강경 우파일수록 그렇다는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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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가 후계자로 점찍었던 인물이라 아베파의 지지로 내각에서 한자리를 하고 있긴 하지만, 타카이치 사나에는 현재 당내 입지가 그렇게 좋은 편은 아님.


1. 자신의 후원자이던 아베의 죽음.


이건 뭐 말할 필요도 없고...


2. 총무성 방송개입 폭로

https://www.tokyo-np.co.jp/article/238786


2023년 3월, 2015년 당시 있었던 총무성(한국의 구. 내무부에 대응) 출신 전 참의원 이소자키 요스케 총리보좌관의 방송개입 발언문을 총무성 관료 출신의 입헌민주당 의원 고니시 히로유키가 폭로했음.


이 문서에 따르면, 총무성에 정부 비판적인 내용을 방영하던 시사프로그램을 언급하면서 '방송국을 견제해야 한다'라는 발언이 담겨있었음.


당시 아베 정권은 방송법의 공정성에 대한 해석을 변경하는 작업을 하고 있었는데 타카이치가 이 작업의 선두에 섰다는 내용이 포함되어있었음.


이 상황에서 타카이치는 초강수를 뒀음. '이 문서는 날조되었으며, 사실로 드러나면 의원직 사퇴 검토'라는 폭탄 발언까지 해가면서.


그런데, 총무성이 5일 후 이 문서를 사실이라며 인정하고, 당시 발언내용이 담긴 전문을 공개했음. 즉 타카이치가 '날조'라는 강한 표현까지 써가면서 강하게 발뺌했는데 당사자인 총무성이 날조가 아니라고 오피셜을 박아버린 것임. 이에 대해서는 기시다가 장차 자신의 경쟁자인 타카이치를 궁지로 몰아넣으려는것 아니냐는 의혹이 현지에서도 돌았음.


3. 2023년 나라현지사 선거 패배의 원흉



타카이치의 지역구는 나라현이며, 타카이치는 자민당 나라현련 대표(한국의 시도당위원장에 대응)를 맡고 있었음.


이런 상황에서 그동안 자민당의 지지로 당선되어왔던 아라이 쇼고 현직 지사가 재선에 도전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었으며, 당초 자민당 나라현련은 아라이 쇼고를 지지하기로 결정했었음.


그런데 타카이치는 나라현련 대표 신분으로 자신의 측근인 히라키 쇼를 현지사 후보로 꽂아넣으면서 문제가 생김.


자민당 중앙당 내에서는 타카이치의 돌발행동에 당황했고, 결국 히라키 쇼는 자민당 중앙당의 지지는 못 얻고 자민당 나라현련의 지지만 받은채 출마했음.


아라이 쇼고는 이에 반발하면서 자민당의 지지 없이 출마했고(당연히 타카이치가 아라이에게 불출마를 권유했으나 아라이는 단칼에 거절했다고), 이 틈을 타 제2야당인 일본 유신회에서 지지한 후보, 즉 야권 후보가 현지사 선거에서 당선되는 일이 생김. 타카이치가 초래한 보수분열 때문에 현지사를 야당에 헌납한 것.


이런 일이 생기자, 타카이치는 책임을 통감하지만, 자민당 중앙당이 속으로는 다른 후보를 응원한것은 아닌가 하는 의문의 목소리가 있다라는 발언을 해서 빈축을 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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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시간이 지나 2024년, 현재 기시다는 레임덕도 아닌 데드덕에 빠져있는 상황임.



지난달 보궐선거에서는 시마네 1구에서 제1야당 입헌민주당이 승리하는 대사건이 터지고 맘.


1:1 대응은 어렵지만 한국으로 따지면 경북북부 정도 되는 동네에서 민주당 후보가 거의 60% 득표율로 승리하는 대사건이 터진 것임.


선거 전 여조도 그렇고, 정치평론가들도 입민당이 이길 가능성이 좀 더 높다고는 예측했지만 저렇게 거의 20% 차이로 원사이드하게 털릴줄은 예측을 못했던 사안이었어서.


사실상 이 선거를 기점으로 기시다는 데드덕 상태로 돌입했다고 평가받고 있고, 다가오는 9월에 치뤄질 자민당 당대표 선거에 출마하지 않으면서 자연스레 총리에서 내려올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상태임.


여담으로 시마네 1구는 일본이 주장하는 독도의 소속 지역구인데, 이 때문인지 입헌민주당인 가메이 아키코조차도 독도는 절대적으로 일본의 땅이다라는 입장을 강하게 펴고 있음.



당연히 이런 상황에서는 기시다의 내각 관리가 제대로 안될수밖에 없고(특히 파벌 안배가 중요시되는 일본 내각의 특성상 더더욱) 이 상황을 틈타 타카이치가 독자행동에 나섰다라는 의혹이 터져나오고 있음.


주군인 아베가 죽으면서 상당히 약해졌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당대표(즉 총리) 후보로 거론되는 인물 중 하나이며, 9월 당대표 선거를 앞두고 자신의 영향력을 강화하는 시도에서 이번 일을 저질렀다라는 의혹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