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문제 발생


2) 언론에서, 야권에서 신나게 씹어대고 여론 악화


3) 대통령이 각 부처 장관들 모아놓고 당장 대책 마련하라고 닥달함. 방치하면 정권 지지율에 악영향이 가기 때문에 뭐가 됐든 빨리 대책을 만들어서 정부에서 뭔가 한다는 걸 보여주는게 중요함.


4) 장관 => 청장 => 부장 => 과장 => 계장 => 실무자 순으로 쭉 내려오면서 대비책 강구하라고 닥달, 내리갈굼.

신속히 뭔가 정책을 만들어서 보고하지 않으면 개박살나고 근평 까이고 커리어에 악영향이 가서 출세길이 막히기 때문에 하급자를 계속 쪼아댐.


5) 어지간한 정책은 과거에 다 해봤기 때문에 뭔가 새롭고 참신한(보고하기 좋은)걸 만들어야 하는데, 사람 머리로는 한계가 있음. 이것 말고도 처리해야 할 일이 산더미인데다 그놈의 보고시점 때문에 시간도 길게 안 줌.

결국 별 효과도 없는 보여주기식, 면피성 정책이 졸속으로 만들어지고 상부에 보고됨.


6) 실무자가 기획한 쓰잘데기 없는 보여주기식 정책이 몇번의 수정을 거친 다음, 보고하기 좋은 그럴듯한 형태를 갖춰서 쭉 결재를 받고 보고가 올라가서 최종 통과됨.

결재하는 과장, 부장 등등 고위 공무원들도 바보가 아니고 본인들도 실무 경험이 있기 때문에 이런 정책이 별 효과가 없다는 것을 알고 있음. 그래도 결재는 이루어짐. 

빨리 뭔가 했다는걸 상부에 보여줘야지 자기한테 불똥이 안 튀니까.


7) 정책이 시행되지만 예상대로 별 효과는 없음. 그래도 정부에서 방관한게 아니라는걸 국민들한테 보여줘야 되기 때문에, 통계를 끼워맞추고 여론수렴 방식을 달리하고.. 어떻게든 정책 효과가 있었던 것 처럼 포장해서 홍보함.

단, 거짓말은 안 함. 기레기들이 짓는 기사제목 마냥 애매하게, 두루뭉술하게 표현할 뿐


8) 시간이 흐르면서 국민이나 정치권의 관심이 식음. 문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았지만 자연스럽게 묻히고 넘어감.


9) 시간이 쭉 흘러서, 해결되지 못하고 곪아있던 문제가 다시 터지고 이슈화 됨.


10) 1번부터 다시 무한반복.


우리 뿐 아니라 전 세계 대부분의 국가 정책은 이런 식으로 흘러감. 면피, 보여주기, 형식주의의 향연임

중요한건 그래도 나라는 어떤 식으로든 운영이 되고 유지가 된다는 거

참 미스터리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