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 피에 굶주린 짐승인 당신에게 한마디 하겠습니다.

당신은 혁명의 대열 안으로 밀치고 들어와서는 헌법제정회의가 열리지 못하게 했습니다. 



"감옥을 없애라, 총살을 없애라, 군 규율을 없애라. 임금 노동자의 생계를 보장하라." 


당신이 한 말입니다. 당신은 말로는 금 무더기와 낙원 같은 삶을 약속했습니다. 사람들은 혁명이 있어났음을 통감했고 편하게 숨쉬기 시작했습니다. 



우리는 아무것도 무서워하지 않고 집회를 열고 하고픈 말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런 뒤에 당신이라는 흡혈귀가 나타나서 사람들에게서 자유를 앗아갔습니다. 감옥은 학교가 되지 않고 죄 없는 희생자로 꽉 차 있습 니다. 



총살은 금지되지 않고 당신은 테러를 자행했고 날마다 수천 명이 무자비하게 총살됩니다. 당신 때문에 공업이 멈춰 버려서 노동자들은 굶주리고 사람들은 신발이나 옷도 없이 지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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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8년 12월 25일 크리스마스, 레닌에게 한 붉은 군대 병사가 보낸 편지입니다.


10월 혁명 이후 단 1년여밖에 지나지 않았음에도 레닌에 대한 비토 여론이 이렇게 드러난 것은 의외라고 할 만 합니다. 흔히들 적백내전 당시 적군은 민심을 얻었고, 백군은 실패했다는 이분법이 도는데 그 반례 중 하나라고 할 수 있습니다.



과연 이 적군 병사는 어떻게 되었을까요?


전쟁에서 거름이 되었을까요?


아니면 기어이 살아남아 레닌, 스탈린의 소련을 보고 한숨만 쉬었을까요?


그의 바램과는 반대로, 소련, 더 나아가 러시아는 아직까지 어둠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출처: 스티브 스미스 지음, 류한수 옮김, '러시아 혁명: 1917년에서 네프까지', 박종철출판사, 2007.



블로그 출처: 무수천의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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