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www.fmkorea.com/7052386508



조선업부터 해서 여러 중소 제조업들을 보면 최저임금 내지 그것보다 근소하게 높은 수준으로 주는걸 매우 자주 목격하게 됨.


그리고 그걸 본 사람들은 "돈 더 주면 올텐데 ㅉㅉ" 인데, 과연 사장이 외제차 타면서 사치하고 다녀서일까? 그런걸 제하고서라도 하기 힘든 근본적 이유가 있음.



전통 제조업은 IT 산업과 다르게 인건비로 할애할수 있는 금액 특히 개개인에게 줄 수 있는 금액이 매우 한정적임.


(한 철강기업의 대차대조표. 원자재비로만 매출의 64%를 썼음을 알수 있음.)


제조는 단어 말대로 원재료를 가공해 뭔가 만드는것이고 그걸 위한 에너지 비용은 일반 서비스업보다 당연히 더 클수밖에 없음.


제조기업이 매출을 아무리 크게 낸다고 해도 재료비+전력비+판매수수료는 무조건 떼야 하고, 또 다른 고정비인 임대료를 제하면 인건비와 사내복지, 그리고 연구개발비가 남음.


근데 또 다른 기업들과 경쟁에서 이기려면 품질개선을 해야되니 남는돈으로 기술개발도 해야되는데



(2010년대 초중반 현대차는 매출은 올랐지만 영업이익은 내려가고 있었음)


결국 여기서 사실상 회사가 후려칠수 있는 비용은 국제 정치와 경제에 따라 결정되기 때문에 기업 입장에서 통제할수 없는 원재료+에너지 비용과 부동산 시세에 따라 바뀌는 임대료를 제하면 인건비(사내복지 포함)밖에 안남음.


게다가 전통 제조업의 특성이 대규모 인력고용인데, 안 그래도 인건비로 줄수 있는게 얼마 안되는 상황에서 그게 n빵이 되어버리면 개개인이 받는 임금은 더 내려가게 됨.


(한 IT기업의 대차대조표. 매출의 73%를 인건비에 쓰고 있음을 알수 있음)


그에 비해 IT나 바이오는 이런 제조업에서 내야하는 원료비와 에너지 비용이 거의 없다시피하다보니 영업이익율이 훨씬 높고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에게 돈주는 인건비가 대부분을 차지함. 다시 말해 IT 기업이 제조업보다 착해서가 아니라 그럴 여유가 되기 때문일뿐이라는 것.


물론 더 줄수도 있지. 하지만 인건비를 더 준다는 것은 생산단가가 올라간다는 이야기이고, 이 이야기는 더 비싸게 팔아야 한다는건데,



이번 직구사태에서도 보듯 사람들은 품질이 심지어 좀 더 낮더라도 더 싼 가격을 선호함. 인건비로 비싸진 상품은 아무도 안산다는게 문제인것.


결국 인건비 상승은 생산단가 상승을 불러오고, 이는 가격 인상을 불러오며, 가격 인상은 소비자들의 외면을 불러와 매출 및 수익 하락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되는 것인데,


이 세상의 어느 기업이라도 망하고 싶어서 기업하는 사람은 없을거임.



중국과 같은 저임금 국가들이 제조업에서 유리한 이유도 여기에 있는데, 그냥 간단하게 말해서 인건비가 싸니 그만큼 기술투자에 투자할수 있는 돈이 많은 것임.


그게 잘나가던 시절 일본이 미국과 유럽의 제조업을 말려죽이고, 한국이 그랬고, 이제 중국이 할 수 있는 근본적 이유였고.


그리고 이렇게 경제성장해서 임금이 상승하면서 인건비 깎아먹기 전략이 더 이상 하기 힘들어지는 그 순간, 세계 시장에서 가격 경쟁력을 잃기 시작하고 경쟁국 대비 기술개발 투자에도 힘들어지게 되면 일본처럼 그 소득에서 정체하던가 아니면 미국처럼 제조업 위주에서 고부가가치로 전환해 계속 성장하던가 갈림길을 마주하게 되는거.



바로 이것이 중진국 함정의 근본적인 원인이 되는 것이고, 최근에는 이게 확대되어서 선진국에서 뒷걸음질치는 선진국 함정이란 얘기까지 나오는 근본적 이유임.



반도체 같이 판매단가를 아주 비싸게 가져갈수 있는 극소수의 몇몇 첨단 제조업을 제외한 조선업, 철강업, 석유화학 등의 전통적 제조업은 에너지와 원자재가 많이 들어가며 대규모로 인력을 고용해야하기 때문에 이 싸이클에서 빠져나올수가 없고



한국은행 총재 말대로 60~70년대 성장하기 위해 쌓아놓았던 중공업에서 탈피해 2000~2010년대에 고부가가치 산업 전환 못한게 지금 성장동력의 상실과 소득증가 정체로 이어지는것.



근데 주요선진국중 이걸 성공한 국가는 사실상 미국밖에 없고



달러같은 기축통화보다 미국과 그외 선진국 소득 격차를 가장 크게 키운게 미국의 IT산업 독점이란 말이 있을정도니까.


(중국의 압도적인 산업용 로봇 투자)


미국 제외 선진국들은 이제 자기 밥그릇 산업들을 인건비 깎고 기술투자랑 설비투자 만땅으로 한 중국이랑 악전고투하며 성장률 나락가는 와중.


즉 인간 자체를 갈아넣을수 밖에 없는 제조업 자체의 구조적 문제라는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