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론부터 말하면 2030과 6070이 우익의 헤게모니를 놓고 벌이는 영혼의 한타라고 본다. 단순한 세대교체를 넘어서 노선투쟁이라고 생각한다.

개혁 vs 수구라는 구도로 설명하지는 않겠음. 왜냐하면 무엇이 개혁이고 무엇이 수구인지는 굉장히 주관적이기 때문에 나는 개혁, 너는 구태 이런식의 딱지 붙이기는 굉장히 오만해 보일 수 있는거라서 그렇게 말하는건 지양하려고함


자유주의 노선과 권위주의 노선의 충돌이라고 봄. 2030은 보수다, 보수가 아니다 말이 많은데 보수가 무엇이냐로 정의하느냐에 따라 달려있다고 봄. 한국 사회에서 통상적으로 보수라고하면 성장지향, 관치경제,국가주도 개발경제, 민간의 자유로운 경제활동 중시, 한미동맹 중시, 힘에 의한 안보, 반공, 박정희 긍정, 노무현 부정, 애국, 민족, 국가, 공동체, 유교 윤리 등 여러가치가 혼재 되어 있음. 그런데 정치철학에서 보수주의라고하면 급진적인 사회변혁 반대, 사회공학적 혁명 반대, 전통존중, 이성(연역)보다 경험(귀납) 우선 이런걸 말하는거거든. (보수주의의 아버지라고 불리는게 에드먼드 버크인데 이 사람은 프랑스 대혁명에 대해 신랄하게 비판했다)


내가 봤을때 정치철학으로서의 보수주의를 중시하는 세대는 한국에 없다. 영미권은 수백년에 걸쳐서 점진적으로 민주화, 산업화, 근대화가 이뤄졌기 때문에 전통이 뿌리내릴수 있었지만 한국은 그렇지가 않았음. 구한말에 신분제가 폐지되었지만 반상의식(양반 상놈 구별하는 의식)은 일제시대에도 사라지지 않았음. 이걸 한번에 없애버린게 6.25임 6.25 사변은 모든 전통을 뿌리 뽑았다. 전쟁은 반상의식을 없앴고 지주들을 알거지로 만들었다. (전쟁과 혁명은 폭력이라는 공통분모를 갖고 있지) 그 뒤에는 국가주도로 급진적이고 과격한 근대화(그것도 세계에서 가장 빠른속도로)가 이뤄졌음. 분명 박정희가 한국 경제를 성장시키긴 했는데 박정희는 시장 자유주의자가 아니라 민족주의자였고 경제계획에서 과도한 국가개입으로 70년대말에는 경제위기에 봉착했다는게 내 생각임. 그리고 그 오류를 수정하기위해 경제자유화 계획을 세웠고 그걸 따른 관료들이 80년대에 고속성장을 만들어냈다봄. 지금이야 박정희를 보수라하지만 당시의 대중들은 양반의 아들 윤보선을 기득권으로 봤고 빈농의 아들 박정희를 개혁적인 인물로 여겼음


그러면 2030, 4050, 6070 (편의상의 구분이고 정확하지는 않음 서로 다른 세 성향의 세대가 있다는걸 말하는거임) 의 성향이 어떻냐?


6070: 이들은 권위주의 우익이라고 할 수 있겠음. 권위주의는 이념이라기보단 일종의 경향성, 태도를 말하는거지. 6070은 자유주의에 대해서는 무심하고 국가주의, 민족주의적 성향을 갖고 있음. 그렇기 때문에 군대는 거칠고 힘들고 고통스러운것, 군 복무를 늘리면 실업이 해결된다느니 하는 발언을 서슴치 않음. (반일캠페인이 한창일때는 6070세대에서 문재인 지지율이 올라간적도 있음 오히려 2030이 반일 캠페인에 호응하지 않았음) 내부총질이라는 단어 하나만 봐도 이들 사고의 기저에 병영 문화가 깔려있음을 알 수 있음. 이들은 경제에 관해서는 차등 분배와 불평등을 정당하게 생각하지만 국가주도로 재벌지원, 기업규제, 복지 증액 등에 대해서는 부정적이지 않은것을 볼때 자유주의자라고 보기 어려움. 이들이 신한국당계 정당에 투표하는것은 신한국당계 정당이 집권했을때 민주당계 정당이 집권했을때보다 사는게 낫다는것을 경험을 통해 체득했기 때문이지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에 대한 이해는 구호 수준에 그쳐있다고 봄. 이 사람들이 말하는 자유민주주의는 그냥 빨갱이 때려잡자 정도의 이해에 머물러 있다 생각함. 이들은 박근혜가 70조원의 복지공약을 꺼내며 좌클릭할때, 안미경중이라는 애매한 노선으로 갈때 비판하지 않았음. 가끔 태극기부대가 워마드를 받아주는 모습도 종종 보임. 


4050: 이들은 사회주의자라고봄. 민족주의도 섞여 있음.


2030: 보수인가 아니냐 논란이 많은 세대인데 자유주의 우익이라고 본다. 옛날부터 90년대생들에게는 우경화의 조짐이 있었음. 원래 연령이 낮을수록 민주당 지지율이 더 높다는게 정설이었는데 90년대생들의 새누리당 지지율이 80년대생들보다 높았거든. 그런데 이게 깨진건 박근혜 탄핵으로 인한 일시적 현상으로 보임. 2018년 평화쇼 시즌의 여론조사를 보면 북한이 비핵화약속을 지킬거라고 믿지 않는다는 비율은 20대가 그 어떤 세대보다도 높았음. '김정은이 약속을 지킬것 같진 않은데, 문재인이 평화를 위해 노력하는건 가상하게 본다' 정도의 스탠스였던거고 지금은 그 노력을 호구짓이나 기만책 정도로 보고 있는거지. 20대가 총선때 민주당 투표율이 더 높았던것은 Anti-PC 보다 Anti-권위주의 성향이 더 강해서임 2030이 반일캠페인에 호응하지 않았던걸 보면 탈민족주의적이고, 공정에 예민한걸 보면 경쟁을 중요시하는 자유주의성향임 지난 대선때 문재인을 찍은것도 권위주의에 대한 반감으로 그랬던건데 찍고보니 사회주의 정당이라 지지를 철회한것. 2030이 예전에 왜 민주당을 찍었나? 정책적으로는 민주당과 새누리당이 차이가 없으니까 '한 입으로 퍼주면 안된다는 말과 조금은 퍼주겠다는 말을 동시에 하는 당을 거르고 솔직하게 대놓고 일관되게 돈 퍼주겠다는쪽을 택했다' '대놓고 싸가지 없는 꼰대를 거르고 말이라도 달콤하게 하는 쪽을 택했다'고 봄



6070은 보수당이라는 포장지만 붙여놓으면 내용물이 자유주의적이든 아니든 뽑는 세대이고, 2030은 보수당 후보일지라도 정책과 공약에서 자유주의색이 확연하게 느껴지지 않으면 보이콧하는 세대라고 본다. 6070이 선호하는 후보와 2030이 선호하는 후보 중에 누가 더 자유주의에 친화적인가? 생각하면 바로 알 수 있지. 6070은 왜 윤석열에 열광하고 이준석 홍준표를 혐오하는가? 윤석열은 권위주의적이고 이준석 홍준표는 탈권위적이기 때문임. 반대로 2030은 왜 이준석 홍준표를 지지하고 윤석열을 비토하는가? 이준석 홍준표는 탈권위적이고 윤석열은 권위적이니까. 2030이 오래도록 무당층이었던 이유? 2030은 자유주의를 지향하는데 사회주의 정당도 싫고 권위주의 정당도 싫으니까 마음 둘 곳이 없었던것, 이걸 좌 우 중도라는 낡은 도식으로 보니까 설명이 안되는 현상이 많았던것. 난 그렇게 생각함


중도가 있다 없다 중도를 잡으려면 좌클릭해야한다 아니다 선명하게 우클릭 해야한다 말이 많은데. 중도라기보다는 시계추처럼 왔다갔다하는 성향의 유권자 즉, swing voter라고 보는게 맞고 '자'클릭(좌클릭 아님 자유주의클릭임)하면 스윙보터를 잡고 '틀'클릭(권위주의 클릭)하면 스윙보터를 잃는다고봄. 과거에는 한국사회에 권위주의가 불가피한 측면이 있었지만 이제는 탈피해야할때가 되었음


요약:민주당은 사회주의 정당이고 신한국당계 계열 정당은 보수정당이 아닌 권위주의 정당. 6070은 보수가 아닌 권위주의 세대이고 오히려 2030이 자유주의를 신봉하는 정말 보수라고 말할 수 있는 세대. 2030이 오래도록 무당층이었던것은 자유주의 정당이 없고 사회주의 정당과 권위주의 정당만 존재했기 때문. 이번 경선은 보수당이 자유주의 우파로 변화하느냐 권위주의 우파로 회귀하느냐의 역사적 기로


+ 펌자 사견

내 생각도 덧붙이자면, 진보대학생-586세대와 틀딱 세대들이 모두 2030에 견제구를 날리는게 자신들과 완전히 사상적으로 다른 새로운 세대의 등장에 따른 위기감과 거부감 때문이라고 생각함. 2030 세대의 자유주의 우파의 물결을 자신들의 가치관으로는 전혀 못 받아들이는 거임. 그러고 자신들과 충돌점이 많기도 하고. 그렇기 때문에 아직 진영논리가 헤게모니를 잡고있는 두 세대에서는 이 2030 자유주의 우파세대를 상대편이라 인식하는 것이라고 봄. 그러니 진보대학생 세대는 극우, 일베몰이, 이대남 악마화를, 틀딱세대는 좌파, 역선택 또는 드루킹 몰이를 하는거지.


또한 이 신냉전 초기 상황에서 거의 모든 나라에서 극단주의가 발흥하는 거 같음. 미국은 먼저 트럼프 겪고 쎄게 대가 치르고 바이든 돼서 그나마 좀 잠잠해진 편이지만 아직도 트럼프주의자들이 없어진게 아니니 갈등의 불씨는 남아있고. 우리나라는 그나마 덜한 편이다가 문재앙 정부 - 코로나 겪으면서, 또한 유튜브(우파 유튜버와 국뽕 유튜브 등) 매체로 인한 극단화가 진행되었다고 봄. 정보가 섞여서 상대 의견도 들어보고, 내 입장도 돌아보게 해야 하는데 이 추천 알고리즘 기능 때문에 자기가 신경쓰고 자가점검, 상대경청하지 않는 사람이 아닌 이상, 수동적으로 그걸 하게 할 방법이 아예 없어짐. 이러니 모두가 브레이크 없이 좌향좌 우향우 절벽을 향해 내달리지.


그나마 2030세대의 장점은 개인주의 의식으로 인한 상호 비판이 가능하다는 점이 희망인 것 같다. 즉, 불완전해도 토론이 된다는 뜻. 빠몰이는 있지만 가끔 나름 토론이랑 반박 수용 잘 되잖음. 이 점이 다른 세대들보다 앞선 하나의 장점인 거 같다.


마지막으로, 난국인 상황에 머리 한번 맞대고 해결할 방법 강구하면 좋겠다. 그저 탈조선 할 일 없이 평화롭게 한국에서 살 수 있기를 바라면서 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