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news.naver.com/main/ranking/read.nhn?mid=etc&sid1=111&rankingType=popular_day&oid=025&aid=0003022841&date=20200802&type=1&rankingSeq=3&rankingSectionId=100



더불어민주당이 ‘월세 옹호’라는 수렁에 빠져들었다. “4년 후 꼼짝없이 월세, 이제 더 이상 전세는 없겠구나”라고 외쳐 큰 호응을 얻은 윤희숙 미래통합당 의원을 반격하려다 벌어진 일이다. ‘속도전’ 속에 정책 목표의 정당성과 수단의 유효성에 대한 상임위 차원의 토론이 생략된 채 장외 논쟁을 벌이다 혼란스런 민심에 불을 지르는 모양새다. 학계에서도 “월세보다 전세를 선호하는 보편적 민심에 대한 이해 부족을 드러냈다”(윤주선 홍익대 교수)는 지적이 나온다.

헛발 짚은 반격

‘윤희숙 신드롬’ 에 맞선 민주당 측 첫 주자는 3선의 박범계 의원이었다. 그는 지난 1일 페이스북에 “4년 뒤 월세로 바뀔 걱정? 임대인이 그리 쉽게 거액 전세금을 돌려주고 월세로 바꿀 수 있을까”라며 윤 의원이 제기한 전세 소멸 우려를 일축했다. 이어 “(윤 의원이)임차인을 강조했는데 오리지날은 아니다. 연설 직전까지 2주택 소유자”라며 윤 의원 신상을 공격했다. 이 과정에서 대구·경북(TK) 지역 사투리를 지칭한 듯 “이상한 억양”을 운운해 통합당으로부터 “지역 비하 발언”이라는 반발을 샀다.


불에 기름을 부은 건 윤준병 민주당 의원이었다.“전세가 월세로 전환되는 것은 나쁜 현상이 아니다. 전세제도 소멸을 아쉬워하는 이들의 의식 수준이 개발시대에 머물러 있는 거다.” 전세의 월세 전환은 자연스러운 흐름이란 취지의 주장이었지만 “의식 수준”을 거론하는 비하성 발언은 성난 무주택 민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윤 의원이 이어 “은행 대출로 집을 구입한 사람도 이자를 은행에 월세로 지불하는 월세입자의 지위를 가지고 있다”고 쓰자 온라인 부동산 커뮤니티 등에서는 “내 집을 갖고 은행 이자를 내는 것과 영영 집 없이 월세 내는 게 어떻게 같은가”, “월세를 한 번도 살아보지 않은 사람이 하는 말”이라는 비난이 넘쳤다. 윤 의원은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마치 전세는 선이고 월세는 악이라고 규정짓는 것 같아 글을 쓰게 됐다”며 “결국 임대차 보호법 통과로 인해서 임차인의 선택은 넓어지고 보호될 것”이라는 말을 반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