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를 좀 대국적으로 하십시오, 각하!”

타앙—.

한 발의 총성은 궁정동의 연회와 왕의 목숨마저 끊어놓고 말았다.

“김 부장, 왜 이래, 김 부장, 김 부장, 김….”

술 냄새, 화약 냄새. 가슴에 박힌 총알의 느낌조차 제대로 오지 않는 지금의 이 아사리판이 한마당 꿈 같다.

곧, 김 부장은 권총을 가지고 와서 내 머리에 한 발의 총탄을 더 박아넣을 것이다. 꿈이 되었든, 무엇이 되었든. 정신이 혼미하다. 술을 마셨기 때문이기보다도, 마치 정신이 다른 세상으로 들려 가는 것처럼….



“…희, 박정희!”

정겨운 목소리, 그러나 한편 따가운, 카랑카랑한 목소리가 귓전에 울린다. 과연, 천당이라는 것이 정말 있었던가.

“박정희!”

서서히 눈을 뜬다. 뜨거운 햇빛이 무진장 떠밀려 들어와 눈이 시렵다. 시야가 밝아지고, 내 앞에 선 사람은, 주름살이 곳곳에 박혔지만 그 인상은 아직 남은 듯이… 김영삼…. 김영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