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유가족 만난 정진석 “그분들 의견이 유족 전체 대변하는 것은 아냐”


국민의힘, 유족 기자회견에 공식 논평 없어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2일 “그분들의 의견이 158명 희생자 유가족 전체를 대변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태원 참사 유가족의 이날 첫 기자회견에 앞서 기자들과 질의응답하는 과정에서 전날 비공개 간담회를 통해 만난 유족들에 대해서 내놓은 발언이다. 국민의힘은 유족들의 기자회견과 관련해서는 별도의 공식 논평을 내지 않았다. 더불어민주당, 정의당 등 야당이 유족 기자회견 후 논평을 낸 것과 배치되는 행보이다.

정 위원장은 이날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김영삼 전 대통령 서거 7주기 추모식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말하며 “하지만 젊은 아들딸들을 잃고 가슴에 깊은 한이 (얼마나) 맺혔겠나. 유가족들의 말씀을 소중하게 경청하고 한분한분 말씀을 다 받아적으며 들었다. 가슴이 먹먹했고 눈물이 났다”고 말했다.

기자들이 ‘유가족이 (전날 간담회에서) 국민의힘 입장과는 결이 다른 말씀을 하셨다’고 묻자 응답한 내용이다. 정 위원장은 “유가족들 말씀을 잘 새겨서 다시는 이 나라에 어처구니 없는 안전대형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철저한 재발방지책을 세울 것”이라며 “유가족들도 정확한 사고 원인 규명을 원하고 있기 때문에, 경찰에서 이뤄지고 있는 원인 규명 작업이 한 점 의혹 없이 국민께 낱낱이 보고될 수 있게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

정 위원장은 전날 당 지도부와 함께 국회에서 이태원 핼러윈 참사 유가족을 만났다. 유족 A씨는 정 위원장 등과 만난 뒤 기자들에게 “참사가 아니고 정부의 간접 살인이라고 저는 보고 있다”며 “제일로 (먼저) 행정안전부 장관 이상민씨는 책임지고 거기서 물러나야 진실규명도 제대로 될 것”이라고 말했다.

참사 희생자 34명의 유족은 이날 윤 대통령의 진심어린 사과, 부실 대응 책임자 조사와 문책, 진상 및 책임 규명 과정에 피해자 동참, 유족 및 생존자 간 소통 기회 마련, 희생자 추모시설 마련, 참사 정부 책임 공식 발표 등 6가지를 정부에 공식 요구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개최된 유족 기자회견과 관련해 별도의 공식 논평을 내지 않았다. 당 지도부 소속 한 의원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논평을 준비하지 않았다”며 “이날 기자회견도 민변(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에서 유족과 접촉해서 한 것이고, 전날 정 위원장과의 만남도 유가족이 요청해서 한 것”이라고 말했다.

조문희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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