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발사 순간에 갑자기 돌풍이 불어, 표적에 맞지 않았다라."


"거짓인줄 알았는데."



"진실이였군, 472번 생도."



"제가 운이 별로 안좋기 때문 입니다."



"아니, 자책할 필요 없네."


"확실히 운도 어떤 상황에선 실력이라 볼수 있지만."


"지금은 아니네."



"저격 점수가 이정도라서, 수석은 갈수 없지만."


"차석까진 충분히 갈수 있겠어."



"합격이네, 472번 생도."


"아니, 이젠 저격수 유시민."




"어......"


"잘못 들었습니다?"



"하....."


"너도 내가 인정한 년이란 소리다."


"들었으면, 빨리 꺼져."



"옙!"


"너도 이제 저격수다, 이 년아."





* * *




"지금 전황은 알고 있나?"




"예."



"강철 같은 대오로 무장한, 우리 조국의 관군이 저 간악하고 역겨운 장이족 승냥이들을..."


"조보의 선전 문구 말고 이년아."


"어째, 너는 사회 나가서 이상한것만 배우니 원."



"아닙니다."



"그래서 진짜 전황은 아냐?"



"관군이 밀리고 있다는 거는 압니다."




"대충 알긴 하군."


"우리 측 장교에서 들어온 정보가 있다."



"뭔 내용이냐면, 병들을 대리고 후퇴해, 개마고원 북부 쪽에 방어선을 세우고, 한츰 재정비를 한다는 내용이더군."


"그 귀쟁이들과 산속에서 싸우기 보다는 평야에서 싸우는게 나을꺼니까."



"그래서, 너에게 주어진 임무가 있다."



"뭡니까."


"우리 착호갑사 측 비계(飛械)가 귀쟁이들의 본진을 정찰하고 온 결과."


"대략, 2일 뒤에 이동이 예상된다고 했다."



"그때."


"그들의 수장, 낭발아한을 저격하라."


"그게 너의 임무다."



"어때, 하겠나?"


"안하겠다면, 다른 임무를...."



"하겠습니다."


"제가 누굽니까."


"수많은 사선을 넘어온, 착호갑사의 31기 '차석' 저격수 아닙니까."



"수석 걔도, 죽었잖아."


"괜찮다, 상부에서도 너무 위험하다 평가 받은 임무 이니까."


"다른 임무로 바꿔줄수 있어."



"지금, 저랑 장난 하십니까?"


"뭐라고?"



"이 새끼, 이젠 대들기까지 하겠다는 거냐?"


"야."


"유시민 소위."


"내가 니들 생도 시절 때 제일 좋아하던 놈 5명만 말해봐."


"&&&, @@@, 유시민, ooo, ###들 말 입니까? 



"지금 살아있는 놈만 말해봐."


"유시민."



"......"




"그래."


"전부 뒤졌어!"


"전부 뒤졌다고!"



"난 말이지, 지갑에 뒤진 생도들 사진을 넣고 다녀."


"절대, 잊지 않겠다고."




"그런데 슬픈건 뭔지 아냐?"


"이젠 씨발, 돈 넣을 공간도 없어!"



"이젠 다점에서 차 한잔도 못 사먹는다고."



"제가 대신 사드리면 되지 않습니까."



"지금 말장난 할때야?"




"제겐, 오빠 하나가 있습니다."


"그리고 지금 관군이죠."



"오빠가 죽는건 좋지만."


"그 귀쟁이들에게 죽는건 보기도 싫습니다."



"이 임무, 제가 하겠습니다."



"그리고, 돌아오겠습니다."


"제가 돌아와서 교관님께 그깟 차 몇잔 얼마든지 사드리면 되잖아요."



"하."



"그래."



"가라, 옘병할."



"그때 처럼 운 없어서 뒤지지 말고."



"옙!"




* * *




'아, 아, 수신 점검.'


'들리는가?'



'들린다.'



'여기는 착호갑사 저격수, 유시민 소위.'


'지금부터 접근을 시작하겠다.'




"제군들!"


나는 꿈을 꾸었다."


"아주 먼 옛날."


"우리의 선조였던."


"대금국과 대원국의 시절을."


"그들은 서쪽으론 구라파와 저 넓은 초원들을, 남쪽으론 커다란 중원의 무림을, 동쪽으론 고려까지 멸망 시키고 복속 시켰다."



"묻겠다, 제군들."


"총력전을 원하는가!"


"세계를 호령했던 대원과 대금의 시절이 다시 오길 원하는가!"


"나를 따라라!"


"오늘부로 그 세계는 다시 우리의 것이 될것이다!"



"우와아아아아!!!!!!!"




'지랄하네.'


'제가 들어도 지랄 같군요.'



'이 큰 함성으로 소리가 묻히는 틈을 타, 지금 저격 하겠다.'


픽!


휘이잉!



'씨발.'


'뭔 문제 있습니까.'



'또 야.'


'그때랑 또.'





퍼석!


쿵!


"씨발, 뭐야!"



"닥쳐라."


"뭔 짓이냐."


"누가 저격을 한거 같습니다!"


"흠."



"저기 있군."


"살려서, 데려와라"


"얼굴을 한번 보고 싶구나."





'들켰다.'


'뭐 상황이지?'



'장이족 수장, 사살 실패, 위치 발각, 후퇴하겠다."



'......'


'두 각만 버텨라, 수직 비계를 보내줄테니.'


'버틸수 있겠나.'



'버텨보겠다.'





* * *




왼발은 삐였다.


무전기는 고장.


저격총은 탄약 소진으로 파기.



남은건 권총 하나랑 안에 있는 마지막 5발뿐.


그리고 지금 뒤에는.



"사지를 찢어주마!"


장이족들이 따라오고 있다.




"닥쳐!"


탕!


4발.



탕!


3발.



탕!


2발.


탕!


1바.....




쿠당탕!


"잡았다."


"아."


"계집년 이구나."


"아무튼 사지를 찢는건 변함이 없지."


"아프지 않게, 빨리 찢어주....."




「저격수가 발각되서 잡히면, 어떻게 되느냐.」


「반대로 생각 해봐라.」



「너희들이 친우들와 같이 길을 가고 있는데, 갑자기 탕 소리가 나고는 한 친우가 머리에 구멍이 뚫려서 바닥에 주저 앉은 채로, 머리에선 뇌수가 줄줄 세고, 움직이지 않는다.」


「그 친우 한명 뿐이 아니다.」


「또 한명, 또 한명, 결국 마지막엔 자기 자신만 남게 되는 거다.」


「그 전에, 너도 죽을수도 있지만.」


「만약에 너가 그 저격수를 찾았다면, 어떻게 되겠느냐?」



「안타깝지만, 그 저격수가 심지어 너희들 같은 여자라면.」



「죽는게 차라리 더 나을꺼다.」



「그래서 지금 이걸 주는거다.」


「자결용 수류탄.」



「나는 너희들을 키웠던 교관인지라.」


「너희들이 이걸 쓰는 상황이 없길 바라지만.」


「만약, 그 상황이 온다면.」


「제발 이걸 써주길 바란다.」


「나는 내 생도들이 최대한 편하게 죽는걸 바라니.」



"뭐하는 거야?"


"이거 안 터지잖아."


"이게 인간들의 작은 폭탄이라길래."


"괜히 긴장했네, 진짜."



수류탄은.


불발이였다.




담화는 아마 고어 채널 가서 쓸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