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민족주의 만큼 파시즘에 경도되기 쉬운 사상도 없지 않냐. 페미니즘은 남성층의 지지를 받기 어렵고 자유주의는 잘 모르는 사람이 들으면 뜬구름 잡는 어려운 소리처럼 들리지만 민족주의에서의 민족은 단일민족에 대한 환상을 가지고 있는 한국 사람이라면 모두 해당되고 그만큼 지지를 얻기 쉬우니까. 거기서 조금만 선 넘으면 바로 파시즘 되는거지.
이탈리아가 배타적 민족주의 국가라서 파쇼가 생겼음? 파쇼는 파쇼고 민족주의는 민족주의임. 좌파 우파가 선택적으로 민족주의와 결합할 수도있고 안할 수도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파쇼에 저항하는게 민족주의이기도하고 파쇼와 결합하기도 하는게 민족주의임. 무조건 민족주의를 파쇼시하는것은 우리 독립운동사만 봐도 명백한 오류지. 애초에 본국 및 식민지의 파국은 결국 일본제국의 파쇼성이 문제였던거니까.
나는 아주 크나큰 차이가 있다고 생각한다. 파쇼국가와 민족국가 모두 국민이 구성원이라 한대도, 파쇼국가는 국민을 머리카락 다리털이나 손발톱 취급한다. 길이때문에 거슬리면 깎아버릴 수도있고 얼마든지 제거해도 생명에 지장 없는 것으로 여긴다. 허나 민족국가라면 국민을 뇌나 심장까지는 못해도 최소한 신장이나 췌장정도로는 여기지. 없으면 죽으니까. 회복불능한 수준으로 죽어버리기 전 까지는 쉽게 교체하거나 폐기하지 않는다. 소중한 자기 몸이니까.
물론 네 말대로 두개는 엄밀히 말하면 다르지. 다만 그 사상의 특성상 유독 변질되기 쉽다는게 내 말의 요지고. 이탈리아, 독일, 일본 선례를 생각해보면 처음에는 죄다 국가 차원에서 민족주의 주장하다 선 넘어서 파쇼 테크 탄 국가들이니까. 집권층 입장에서 국민들 하나로 통합하기에 민족주의만큼 쉬운 도구도 없으니 이용하기 쉬워서 그런거 같다. 애초에 난개인주의에 자유주의자인데다 오늘날의 민족주의는 시대착오적이고 진부한 사상이라 생각함.
시대착오적이고 진부한 사상이라고 생각한다고 의견을 표출할 수 있고, 자기비판과 수정이 가능하다면 아직 파쇼하고 동일시할 수준은 아닌거 같은데. 그리고 우리나라가 파쇼 전체주의 군사독재 끝난지가 얼마 안지나서 잔재가 많음. 인민 못쓰게 하고 국민 쓰는것도 그렇고. 그러니 개선해나가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