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수출물량지수(수출금액을 수출가격지수로 나누어 산출한 값; 2009-2019)


일본은행의 양적완화에 따른 엔화 약세에도 불구하고 수출량이 늘지 않는 것은 아베노믹스의 한계이다. 일본처럼 디플레이션이 장기화되면 수출 가격이 상대적으로 유리하여 수출경쟁력이 높아질 뿐만 아니라, 양적완화 결과로 엔화 가치 하락 현상이 지속되기까지 하면 수출 가격이 하락하여 수출 물량이 증가하는 게 일반적이다. 그러나 실제 일본의 수출물량지수 추이를 보면 2012년 9월 아베 내각 출범 이후 2019년 말까지 등락을 거듭한 나머지 실질 수출량은 제자리 걸음이다.

양적완화에도 불구하고 실질 수출량이 증가하지 않는 이유는 대략 3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1)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2018년 이후의 미·중 통상마찰과 같은 대외환경 악화가 반복되는 과정에서도 일본 수출 기업들은 수익 확보 관점에서 엔화 가치 하락에 맞춰 엔화 표시 수출가격을 낮추지 않는 경향이 강했다.


2) 일본 기업들의 해외 현지생산이 확대되면서 해외 진출 초기에는 중간재와 자본재를 일본에서 조달함에 따라 수출량이 증가하였으나 차츰 현지 조달이 자리를 잡아감에 따라 수출량이 크게 증가하지 않았다.


3) 일본 내 모회사와 해외 자회사 간 수출 공급망(supply chain)을 통한 수출량이 일본 전체 수출량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고 있을 정도로 경직된 수출 공급망 구조가 수출량 확대에 장애요인으로 지적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