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경제는 그 자체만으로 성장/발전하는 데 한계가 있습니다. 디지털 경제는, 제조업의 원천적인 경쟁력이 뒷받침되지 못한다면, 디지털 경제 발전과 그로 인한 전후방 산업 연관 효과는 매우 제약될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제조업 이외에도 디지털 경제의 발전을 위해서는 센서산업과 항공우주산업의 기술발전과 성장이 가속화되어야 합니다.


센서산업은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을 주축으로 하는 데이터 경제의 뿌리 산업이며, 4차 산업 관련 모든 하드웨어․소프트웨어 기술을 구현하는 기초가 됩니다. 빅데이터를 생산하는 원천은 ‘플랫폼과 센서’ 두 가지로 단순화할 수 있습니다. 센서 산업은 규모면에서도 미래 신성장 산업이 될 수 있는 충분한 잠재력을 갖추고 있으며, 2017년 센서 산업 규모가 1378억 달러에서 2023년 2,834억 달러로 연평균 13% 정도씩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었습니다. 그 말은 2020년대 초반, 바로 몇 년 후 메모리 반도체 산업 규모가 된다는 의미입니다.


아쉬운 점은 우리나라 센서산업의 경쟁력이 경쟁국에 비해 매우 미흡한 수준에 머물고 있다는 것입니다. 한국의 센서산업 기술 수준은 선도국의 60~70% 수준이고, 센서 자급률도 일부를 제외(이미지 센서 50%, 광학센서 10%) 하고는 매우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습니다. 센서산업의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한 기술 개발 노력을 가속화해야 할 것입니다.


한편 우리나라는 세계 최초로 5G 통신기술을 상용화함으로써 디지털 경제 선도국의 지위를 선점하였습니다. 그러나 아직 진정한 승부는 나지 않았다. 기본적으로 지상 기반 통신 인프라 분야에서 앞섰을 뿐입니다. 아직 바다, 고공(우주 포함), 수중, 거대 사막 지역 등 지상처럼 중계기 설치가 불가능한 지역에 대해서는 5G도 무용지물이기 때문입니다. 6G 통신기술 개발 경쟁도 벌써부터 치열하게 전개되지만, 非地上通信 기반을 확보하지 못한다면, 디지털 통신 선도국의 지위는 곧바로 사라지게 될 것입니다.


비지상통신(NTN)의 핵심은 저궤도 위성입니다. 저궤도 위성은 지상 500~2,000km 고도의 위성을 말합니다. 저궤도 위성에 의한 통신 중개가 가능해지면 바다, 10km 이상 고공, 광역 사막지대 등 지금까지의 통신 사각지대도 커버할 수 있게 됩니다.


미국 등 위성기술 선도국은 민간 차원에서 비지상통신(NTN) 인프라를 선점하기 위한 선제적인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고 있는데, 스페이스 X의 스타링크 프로젝트가 대표적입니다. 스타링크 프로젝트는 금년 말까지 약 1500기 소형 위성군이 550km 궤도를 돌게 하여 북미지역을 대상으로 위성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입니다. 2024년까지 모두 1만 2000여 개의 위성으로 전 세계를 대상으로 통신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위성 분야 경쟁력은 위성 자체 제작 역량이 세계 7위 수준으로 선도국에 비해 크게 낮은 수준은 아니지만, 발사체 부분은 한국의 특수한 국제정치적 제약으로 상당히 뒤처진 것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의 '고체 연료 발사체' 제한 해제는 매우 의미가 있는데, 경제성 측면에서 유리한 ‘고체 연료 발사체’ 역량을 확보하는데 노력을 경주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