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어도 피해 규모 같은 걸 배제하고 전략적 차원에서 보면 지금은 우크라이나의 패배가 맞음.


우크라이나군이 북부공세 당시에 사용한 전술은 전형적인 소련식 종심전술에 미식전을 합친 형태였는데 이번에는 그 전술의 핵심인 기갑 1파가 처음부터 차단됐고, 이 상황에서 무리하게 종심 돌파를 위해서 제파전술을 쓰게 되면 우크라이나는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입음.


우크라이나가 지금까지 얻은 어느 정도의 점령지를 빨리 굳히고 방어선을 형성하는 게 존나 중요해졌고, 이 이상의 돌파를 감행하다가는 아마 이제 전쟁에서 이겨도 피로스의 승리밖에 얻지 못할 정도의 피해를 입을 가능성이 높음.


남부전선의 러시아군은 엄연히 오세티아 전쟁이나 크림사태, 돈바스 전쟁 등에서 활동하던 유경험 장교들이 잔존해 있고, 정치장교가 득시글거리던 북부전선하고는 전혀 다를거임. 실제로 초반 돌파에서도 키예프 돌파는 촉수마냥 64km 찍고 지랄염병을 했는데 남부에서는 존나 안정적으로 진격했었음.


우크라이나군이 지난 가을공세에서 정치적으로 너무 많은 걸 얻어서 그런지 이번에는 처음부터 너무 정치적인 퍼포먼스를 많이 했음. 가을 공세 때는 공세가 임박했다는 식의 말을 공세가 시작하는 그 순간까지도 입 밖으로 내지 않았는데 이번에는 거진 3개월 전부터 움직이고 떠들었던 게 너무 큰 실책이라고 본다.


장기전으로 가면 근본적으로 독일 비롯한 유럽국가들은 더 이상의 지원을 원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고, 미국도 다음 대선이 다가오고 있어서 정치적으로 혼란스러워질 가능성이 높을 뿐 아니라 트럼프가 이기면 우크라 입장에서는 상상하기도 싫은 상황이 벌어질 거라 이번 공세에 우크라이나가 빨리 상황을 직시할 필요성이 크다고 생각함. 우크라이나는 전력을 낭비하면 안 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