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을 처음 만났을 때는 의아함과 짜증이 앞섰다.


제 나라를 다시 살리겠답시고 노략질을 하다 결국엔 성에 틀어박힌 도적떼들은 이제 우리가 쓸어버릴 텐데, 뭐하러 여기까지 오는 것인가.


다른 건 차치하더라도 저들이 양식을 당당하게 요구하는 것이 가장 마음에 들지 않았다.

하다못해 우리가 저들에게 도적떼를 모조리 쓸어 달라고 부탁한 것도 아닌데 말이다.


그들과의 첫 만남은 그리 긍정적이라고는 할수 없었다.


"거 참, 저놈들도 사람은 사람인가 보구먼."


"갑자기 그게 무슨 뚱딴지같은 소린가?"


"저 몽고인지 멍구인지 뭔지 하는 놈들 말일세, 저놈들 수장이 우리 대장군 나으리와 거나하게 술 한판 했다고 하더구먼, 대장군과 의형제도 맺었다는데?"


"허, 그럼 누가 형이고 누가 동생인가? 설마 우리 대장군께서 동생이 되신건 아니겠지?"


"우리 대장군께서 나이가 예순이 되었다 하자, 저것들의 수장이 스스로 동생을 칭했다 하네."


그 다음으로 든 감정은 약간의 친근감이었다. 


그들의 수장이 우리 수염 많으신 대장군과 진득하게 술을 마시며 의형제 관계를 맺었다는 이야기를 듣고는, 웬지 모르게 내가 그 술자리에 참가한 것도 아니면서 마음속이 뿌듯해졌다. 


특히 우리 대장군께서 예순이라 칭하시자 스스로 동생을 칭했다는 몽고 원수의 이야기를 듣고 그들을 내심 예법도 모르는 멍청이라 여긴 내가 살짝 부끄럽기도 하였다.


"이런 개새끼들이!"


"천한 오랑캐 새끼들이 감히 성상 폐하를 욕보여?! 하다못해 여진 놈들도 이러진 않는데 저것들은 대체!"


"우라질 것들이 거의 진압되가는거에 꼽사리낀 주제에 공물은 무슨 놈의 공물이야!"


처음 이 땅에 왔었던 몽고 놈들 중 내심 친해진 놈들이 있었는데, 그들이 떠난 후 찾아온 사신 놈들은 하나같이 도둑놈 심보만 지니고 있었다.


포리대완인가 뭔가 하는 놈은 감히 성상 폐하의 면전에서 무기를 차고 폐하의 옥수를 잡으며 문서를 건넸다고 한다.




전체적으로 가독성이 어떻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