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서도 여러 번 이야기했는데


세상에서 처음으로 노예제를 없앤 근대국가가 처음으로 공업화를 이룬 영국이고


미국에서 끝까지 노예제가 유지된 것이 농경경제에 목을 매던 남부라는 점은 절대 우연이 아님


농경사회는 땅에 심으면 재화가 생기기 때문에 "경제가 돌아간다"라는 개념에 사회의 명운을 걸 정도로 필요하지는 않음(물론 어쨌든 소금, 채소 등은 거래가 필요하기 때문에 최소한의 분업화는 이루어짐)


반면 공업사회는 한 공장에서 규격화된 한 가지 재화만을 만들고 그 재화의 용도는 하나밖에 없기 때문에 재화를 거래하고 움직이는 것이 필요하고


따라서 공업사회에는 철도, 시장, 노동자라는 그 이전 사회에서 굳이 필요하지 않았던 "기계적인 분업화"가 시작됨


이렇게 되면 재화의 가치를 거래하는 것이 매우 중요해지고, 거래되지 못하는 재화는 쌓아두거나 내가 먹어 없애면 그만이었던 농경사회와 달리 그냥 죽은 재화에 불과해짐


따라서 지속적으로 소비를 하는 계층이 필요한데


공업사회에서 노예는 재화를 생산하기만 하고 재화를 소비하지 않기 때문에(농경사회에서는 농작물을 노예에게 먹여야 되기 때문에 노예가 재화를 소비함) 근본적으로 경제에서 불필요한 존재가 되어버림


그래서 산업화와 자본주의가 서로 쿵짝을 맞춰서 정상적으로 발전한 국가나 지역에서는 굳이 정부가 따로 규정하지 않아도 노예제가 매우 약해지거나 없어짐


반대로 산업화와 자본주의가 충분히 발달하지 못한 경우, 국가나 정부가 인위적으로 노예제를 없애는 것이 곧 산업화와 자본주의를 효율적으로 돌리기 위한 기반작업이기 때문에 근대화에 관심이 있던 국가들은 필사적으로 이런 걸 없앴음


경제적으로 봤을 때 노예제가 사라진 이유는 그 주인들이 착해서 혹은 그 주인들을 때려죽인 사람들이 착해서가 아니라 경제적으로 효용성이 떨어지는 제도 때문에 산업화가 늦어지니까 강제로 찢어죽인 것에 가까움


그래서 비슷한 이유로 광산이 많았던 한국의 함경도, 평안도 지역은 노비의 수가 많지 않았고 농경지역인 하삼도는 일제 시대까지도 노비의 개념이 암암리에 남아 있었음


또한 비슷한 이유로 최저임금을 좆까거나 돈 안 줄 궁리를 하는 좆소가 늘어날수록 나라 경제는 위태로워지게 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