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타임스는 '한국과 평화회의-민족주의자 소요'라는 제목 하에 3개의 단신기사를 하나로 묶었다. 이마저도 자사 특파원이나 기자가 아닌 영국의 통신사인 로이터(Reuter)의 상하이와 오사카, 도쿄 특파원이 보낸 기사를 그대로 전재하는데 그쳤다.
그러다보니 한국에서의 자세한 상황을 알리기보다는 3·1 운동 발생 소식을 짤막하게 전달하는 수준에 불과했다.
3·1 운동을 '소요'(disturbances)나 '폭동'(rioting)이라는 단어로 묘사한 것 역시 일본 정부의 발표 내용을 비판없이 기사화한 점을 여실히 보여준다.
이날 실린 3개 기사 중 오사카발 기사에는 "폭동은 내륙 여러 지방에서 발생했고, 이로 인해 양측 모두에 상당한 사상자가 발생했다"는 내용이 들어있다. 시위대가 마치 '폭력'을 사용한 것으로 오해할만한 내용이었다.
더타임스는 20여일이 지난 4월 10일자 지면에는 4월 6일 상하이에서 보내온 로이터 기사를 실었다.
'한국의 볼셰비즘'(Bolshevism in Korea)이라는 제하의 기사는 한국에서 소요가 전국적으로 퍼져나갔으며, 곤봉과 낫, 도끼로 무장한 폭도(rioters)들이 경찰을 공격하고 관공서를 불태웠다는 일본 정부의 발표를 그대로 전했다.
이러한 폭력 발생은 중국 상하이에 본부를 두고 반일 운동을 전개하는 볼셰비스트 한국인들이 이끌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