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 탄생 100주년을 맞아 김대중재단이 전직 대통령, 여야 정치인과 함께 기념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내년 1월 예정된 탄생 100주년 기념행사에 전직 대통령들이 한 자리에 모이게 된다면, 이를 계기로 김 전 대통령의 상징인 '통합의 정신'이 정치권에서 구현될지 주목된다.


3일 뉴스1 취재에 따르면 김대중재단은 내년 1월 김대중 탄생 100주년 기념사업 명예추진위원장으로 이명박·문재인·박근혜 전 대통령 위촉을 추진 중이다. 문 전 대통령 측은 제안을 수락했으며, 박 전 대통령 측에도 제안해 수락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이 전 대통령 측과도 논의를 추진 중이다.


추진위원장으로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정미 정의당 대표를 위촉했다. 또 김진표 국회의장, 문희상 김대중재단 상임부이사장,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 유족대표로 김홍업 김대중평화센터 이사장이 추진위원장으로 이름을 올렸다. 김대중 정부서 경제수석을 맡은 한덕수 국무총리도 함께 참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덕룡 김영삼민주센터 이사장, 권노갑 김대중재단 이사장, 이종찬 광복회장, 정대철 대한민국 헌정회장 등이 상임고문으로 활동한다. 박근혜 정부에서 총리를 지낸 황교안 전 자유한국당 대표와 김황식 이승만대통령 기념재단 이사장, 김영삼 정부의 이수성 전 총리도 고문으로 이름을 올릴 예정이다.


기념사업회 추진위원장직에 진보·보수 정부의 전 대통령 모두를 요청한 것은 생전 김 전 대통령이 강조했던 '통합의 정신'을 실현하기 위해서다.


민주화 운동의 상징으로 군사정권의 박해를 당하고 생명의 위협을 받기도 했던 김 전 대통령은 1999년 대통령 재직 시절 직접 박정희기념관의 명예고문직을 맡기도 했다.


2004년 박근혜 전 대통령과 처음 만난 자리에서는 박 전 대통령이 "아버지 시절 여러 고초를 겪으신 데에 대해 딸로서 사과말씀을 드린다"고 하자, 김 전 대통령은 "동서화합의 적임자가 돼달라"고 화답하기도 했다.


김 전 대통령은 박정희 정부 출신인 고(故) 김종필 전 국무총리와 연합해 최초의 평화적 정권교체를 이루기도 했으며, 다수의 보수 인사를 요직에 앉혀 통합의 정신을 실천하기도 했다.


추진위원장 구성이 성사된다면 오는 1월 예정된 기념식에는 세 전직 대통령이 처음으로 한자리에 모일 가능성이 크다. 문 전 대통령의 경우 지난해 윤석열 대통령 취임식에서 박 전 대통령을 만난 바 있지만, 세 전직 대통령이 한자리에 모인 적은 아직 없다.


김대중재단 관계자는 뉴스1에 "생존해 계신 전직 대통령 세 분을 모신다는 것은 국민 통합과 화합 차원에서 꼭 필요하다"며 "김 전 대통령이 실천한 국민통합의 정신을 살리기 위해 정치성향·세대·성별을 총망라한 범국민적 추진위원회를 구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는 8일 열리는 '김대중 탄생 100주년 기념사업 추진위원회 출범식 및 후원의 날' 행사에는 이재명·이정미 대표 등 추진위원장들이 참석할 예정이다. 김대중재단은 오는 6일 국회 소통관에서 관련 브리핑(보고)을 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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