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할머니께선 뉴스에도 나오신 적이 있어요. 금강산 이산가족 상봉에 참여하신 적이 있었거든.
그런데 우리 할머니께선 그 때 치매가 걸려 계셨고...눈 앞에 시누이 되는 당할머님이 계셨지만 누군지 알아보지도 못하셨지.
그건 그냥...연출이 필요 없는 영화였어요. 픽션보다 더 끔찍한 역사가 만들어낸 비극적인 영화요.
결과적으로 말하자면, 그날 할머니 돌아가시는 줄 알았다고, 동행한 고모님이 말씀하셨어요. 정말 웃기는 게, 그간 할머니를 수발들던 건 중백모님이셨거든요. 근데 규정은 직계존속이 아니면 상봉에 동행할 수 없다, 라고 하셔서, 치매 걸리신 할머니 입장에선 근처에 익숙한 사람은 없지, 있는 장소도 어딘지 모르겠지. 주변에선 막 울어대는 데 도대체 무슨 일인지 알 수가 있어야지.
정신이 불안정해지셔서 건강이 크게 나빠질 뻔하셨거든요.
가지 않는 게 오히려 나은 걸지도 모르죠. 다녀오고 나서 마음의 병이 더 도지셨다는 분들 이야기도 들려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