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고증

지난 통주 전투 이후로 이 드라마를 역사적으로 고평가할 만한 몇 안 되는 요소인데 어처구니없거나 답답한 사실도 빠짐없이 제대로 고증함. 항복 기만작전이 지난 8화와 이번 9화 이야기의 주요 테마인데 사실 현종의 항복 기만작전은 파천을 진행한 뒤에야 본격적으로 시작된 걸 생각하면 아마도 이후로도 계속 비슷한 테마가 사이드로 진행될 듯.


서경의 항복이라는 실제 역사적 사건을 제대로 고증했고 동시에 거기에 강감찬을 집어넣는 각색은 유려함. 그리고 동북면의 군사가 서경으로 내려와 항복한 배신자들을 제압하고 성을 지켜내는 것도 아마 9화를 봐야 알겠지만 8화 엔딩을 보면 제대로 고증할 듯.


2. 전투씬

일단 돈을 안 쓴 것 같다는 생각은 여실히 드는데 한국 사극의 고질병인 주인공이 포위/잡혀가는데 아군이 화살로 주인공만 빼고 다 맞춰서 살아나는 기괴한 묘사는 이번 화에서도 반복됨. 화살은 화망 구성 병기고 조준사격은 신궁급 지정사수만 하는 일이라서 저렇게 화살비가 쏟아지면 주인공만 안 맞는 건 불가능함. 그냥 포로구출은 창칼 들고 들어가서 난전하는 게 더 현실적인데 전투씬마다 난전하는 한국 사극에서 이상하게 그건 고증 안하더라.


3. 연출

연출은 확실히 지난 태종이방원에서 배운 게 많은지 카메라워크는 더 세련되어졌고 고전사극들보다 역동적이며, 소품배치나 행동의 연출도 더 유려해짐. 이쯤 되면 지칠 법도 한데 그런 건 거의 없더라.


다만 배경(특히 거란 군영)이 하도 자주 등장해서 이제 실감이 안 되는 건 있음. 거란 황제 군영은 처음 등장했을 땐 숨이 막혔는데 이제는 그냥 아... 거기구나... 싶음. 거란 쪽 등장을 조금 줄이는 편이 낫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고, 사신을 굳이 거기서 만나야 했나 싶기도 함


4. 총평

지난 흥화진 전투에서 세운 금자탑은 통주전투에서 하루아침에 무너졌고, 이제 최수종의 강감찬 하나만 믿고 보는 드라마가 됐음. 다음 화 내지 다다음 화 정도에서는 양규도 죽을 예정이라 더더욱 그럴 듯.


이젠 그냥 새로 나오는 대하사극이니까 본다 느낌이지 솔직히 강조의 난~통주전투 직전까지의 상황처럼 계속 박수가 나오는 그런 느낌은 아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