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의 대통령, 안드레아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AMLO)와 그의 정당 MORENA(국가재건운동)


 요즘 대부분의 집권 지도자들과 여당들이 국민의 신임을 받는 데 난항을 겪는 것은 국제정치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다들 알 것임. 그런데 이런 상황 속에서, 가장 안정적으로 집권하고, 지지세를 유지하는 인물, 정당이 있다면, AMLO(안드레아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와 그의 MORENA(국가재건운동) 일 것임. AMLO는 누구고, 어떤 이유로 지지를 받는지 말해보겠음.
 우선 AMLO의 생애와 정치경력을 말해보자면, 그는 타바스코주 출생으로, 멕시코 국립자치대학에서 정치학을 전공한 인물임. 그 후 당시 멕시코를 주름잡던 정당인 PRI(제도혁명당) 에 입당해 정치생활을 시작함. 당시 멕시코의 정치 상황은, 일본자민당은 저리가라 할 수준으로, PRI가 창당 이후 거의 50년 독주하던 때였음. 비센테 폭스의 PAN과 MORENA가 제대로 뜨기 전 까지는 변변한 야당이 없었음. 그래서 당시에는 "PRI경선이 본선보다 중요하다" 라는 말이 있었을 정도. 이게 80년대까지 이어질 수 있던 것은 꾸준한 경제성장 + PRI의 "적당한" 민주주의 덕분임. 하지만 80년대까지 이어지던 멕시코의 기적이 끝나고, 멕시코 경제가 붕괴되며, 장기집권에 반발이 생김. 또한 이때 정책의 우경화가 나타나고, 정부가 무책임한 태도를 보이며 진보적 성향의 PRI 당원들을 중심으로 탈당이 일어났고, 그 중에는 AMLO도 있었고, 콰우테목 카르데나스도 있었음.


멕시코의 전설적인 대통령 라자로 카르데나스와 그의 아들 콰우테목 카르데나스 


 그런데 멕시코 역사를 잘 알거나 HOI4에서 멕시코를 즐겨 플레이하는 변태라면 이 "카르데나스" 라는 성이 눈에 띌 거임. 그 라자로 카르데나스가 맞음. 멕시코 농민과 노동자의 영웅이자, 맥시코를 통합하여 황금기를 연, 멕시코에서 가장 존경받는 정치인중 하나임. 그리고 그의 아들이 콰우테목이고. 이들은 콰우테목을 중심으로 국가민주전선이라는 당을 만들어 1988년도 대선에 도전했고, 멕시코시티를 중심으로 하여 서민층의 광적인 지지를 받아 대권에 가까워졌는데, 개표 도중 개표가 중단되더니 나머지 지역에서 PRI 몰표가 발생하고, 결국 낙선됨. 1988년 멕시코 대선은 지금도 부정선거로 회자됨. AMLO도 이 시기에 타바스코 주지사에 도전했으나 낙선함. 하지만 이후 타바스코에서 공공부문 민영화로 인해 공공요금이 대폭 상승하자, 납부거부운동을 펼치는 등 적극적인 정치활동에 나서며, 인지도를 얻어 국가민주전선의 후신인 민주혁명당의 당대표를 맏게 됨.

PRD의 로고


 이후 그는 멕시코시티 시장에 당선되고, 사회적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 멕시코시티 자치대학교 설립 등 수많은 사회정책을 펼쳤고, 전임 뉴욕시장 루디 줄리아니와 교류하며 멕시코시티의 범죄율을 낮추기도 했음. 또 자신과 상극인 인물이라고 할 수 있는 기업가 카를로스 슬림과도 협조하여, 멕시코 역사지구 복원 및 보존, 멕시코시티의 전체적인 재건축을 주도하였고, 재정정책과 건축회사에 대한 규체축소 등을 하여 멕시코시티의 건축을 활성화시킴. 또한 쿠리티바 모델에 기반한 메트로버스를 도입하여 공공교통을 활성화시킴.


멕시코시티 메트로버스와 멕시코시티 자치대학교의 모습


 멕시코시티 주민들은 이런 그의 정책을 환영했고, 지지율이 90%까지 올라가기도 했음. 다만 이런 정책의 시행 과정에서 트러블이 발생하는데, 그의 공공 사업 증대에는 의료 확충도 포함되었고, 전임자인 로사리오 로블레스가 몰수한 토지에도 병원이 건설되었음. 비센테 폭스 당시 대통령을 비롯해 그의 정치적 반대자들은 이것을 이유로 그의 면책권을 박탈하고 탄핵하려 했으나, 워싱턴 포스트와 뉴욕 타임즈 등의 세계 언론들이 이에 대해 "AMLO가 몰수한 토지도 아니고 개인적으로 유용한 것도 아닌데 대선을 앞두고 그를 탄핵하는 것은 정치적 의도가 다분하다" 고 비난했고, 비센테 폭스와 PAN은 이에 대해 꼬리를 내릴 수 밖에 없었음. 

PAN이 배출한 대통령, 비센테 폭스와 펠리페 칼데론


 이로서 AMLO는 대선 출마에 차질이 없게 되었고, 2006년 대선에 도전함. 하지만 0.56% 포인트(243,934표)의 근소한 차이로 PAN의 펠리페 칼데론에 패했고, 부정 의혹을 제기했으나 멕시코 법원은 재개표를 명했으나 결과는 바뀌지 않았음. 하지만 AMLO는 계속 반발하며 자신의 지지자들을 이끌고 "정당한 대통령직" 을 주장하였으나, 오래가지 못해 칼데론의 대권을 인정할 수 밖에 없었음.
 이후 민주혁명당은 큰 내분을 겪게 되지만, AMLO 특유의 포퓰리즘적 정치감각으로 다시 AMLO는 인기를 얻을 수 있었고, 다음 대선때도 공천을 받았지만...

엔리케 페냐 니에토, 멕시코 정치 무능의 상징이자 PRI의 몰락의 주범. 얼굴로 인기 얻은 것 까지 문재인이랑 비슷하다. 다만 이새끼는 합성물이 되어서 속죄하고 있다.

 본인처럼 멕시코시티 광역시장을 맡아서 성장해온 엔리케 페냐 니에토가 전국적인 지지를 받자 또 광탈을 하였음. 다시 PRI가 정권을 장악하는 데 성공한 것임. 또 PAN은 칼데론의 업적이나 인기가 그리 나쁘지 않았음에도 지지율이 떨어지는 웃지못할 상황에 처해 3위로 추락함. AMLO에게는 다행이도, 니에토는 일을 좆같이 못했음. 부인 비리의혹 + 경제침체 대응 실패 + 마약 카르텔의 암살로 후보자 백명이상 암살 등 경제, 정치, 치안, 주변 관리 등 정치인의 기본적 덕목을 어기는 것으로 도장깨기하는 사람이어서, PRD를 탈당하고 MORENA를 세운 AMLO는 재기의 기회를 얻음. 그리하여 2018 대선, 54.7%라는 압도적인 득표율로 PAN-PRD연합후보와 PRI후보를 제치고 당선됨. 주 단위로 보아도 과나후토 주를 제외한 보든 곳에서 다 승리함. 이 승리에는, 미국의 트럼프 당선이 컸음. AMLO의 급진주의자 이미지가 도리어 "미국에 당하고만 있을 순 없다" 는 멕시코인들의 정서를 자극한 것임. 할말은 한다! AM카!


위에 것은 AMLO정부에 대한 신뢰도로, 2023년 11월 기준 79%라는 경이로운 지지율을 볼 수 있음. 밑에는 AMLO가 이웃일 경우, 집을 비울때 열쇠를 맡길 수 있는 지 묻는 조사로, 무려 51%가 긍정함.


 대통령 임기 중의 AMLO는 여전히 대단한 지지를 받고 있음. 마약과의 전쟁을 포기한 후 치안에 대해서 논란은 많았지만, 2020년 이후 살인률이 유의미하게 줄고, 여성에 대한 표적살인 및 혐오범죄가 극히 줄어들어 별 논란은 되지 않고 있음. 도리어 마약 카르텔의 활동 범위가 무극 접경지대로 줄어들며 일반 시민들의 삶의 수준은 크게 나아짐. 또한 적극적인 사회보장 정책으로 빈곤율이 크게 해소되고, NAFTA 역시 순조롭게 재협상하며 실용적인 이미지를 쌓으며 긍정평가 79%라는 쾌거를 달성하기도 함. 물론 COVID 19 기간 때에는 마스크 안쓰고 돌아다니다 두번이나 걸리며 망신당하기는 했지만, 현재 중남미 지도자들 중에서 룰라, 부켈레와 함께 가장 강력한 지지를 받는 지도자 중 하나임은 확실함. 그의 임기가 거의 끝나가는 상황에서, 코로나 대처도 잘하고, AMLO와 달리 강경 이미지도 없는 클라우디아 셰인바움이 국민 과반 이상의 지지를 얻는 것은 분명 AMLO의 공이 있었을 것이라 생각됨. 과연 국가재건운동은 그 이름대로 멕시코의 세태를 극복하고 라틴아메리카와 중남미의 선두주자가 될까? 아니면 나라를 갉아먹는 악성 대중영합주의자일까? 멕시코의 앞날이 궁금해지는 부분임.



클라우디아 셰인바움과 최신 여론조사. 75%의 지지율이 인상적이다. 만약 그녀가 대통령에 당선된다면, 멕시코 대통령이 된 최초의 여성이자 유대인이 된다. 그렇게 되면 멕시코 대통령직은 미국 대통령보다 더 "다양성 존중적인" 직위가 되는 것 (미국은 이전까지 유대인, 여성 대통령이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