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는 바야흐로 40도를 넘나드는 고열로 정문초병인 헌병들이 헌병 수육이 되어버리는 사소하고 앙증맞은 찐빠가 일어나던 10 전투비행단!

평화롭고도 기합찬 생활이 이어갈것이라는 안도도 잠시, 3군의 아쎄이들이 모두 모여 훈련을 하는 OOO훈련이 잡히고 만 것이다!

심지어 3군 장교들이 병사식당에서 식사를 해야만 하는 위기의 순간, 단장님은 위난을 타계하기 위해

급양 예산 증액이라는 기합찬 아이디어를 제시하는데… 


작년 이맘때부터 OOO훈련으로 인해 육해공 장병들이 10 전투비행단에 2달정도 거주하게 되어버림.

(훈련이름은 혹시 몰라 못까지만, 공군 장병이라면 이 세글자에 뭔지 짐작 갈거라 믿음. 참고로 I랑 E는 아님.)

물론 원래부터 10비 급양이 일을 잘해서 음식이 맛있었는데, 육해공 장병들이 다 오게 되니까

급양 예산이 증액되었는지, 진급 확정이라 본부 소환전 군생활을 즐겜모드로 들어간 당시 단장님의 결정이었는지는 몰라도,

갑자기 식사가 너무 맛있어짐.


일식 돈카츠, 가라야게, 투움바 파스타, 라멘 등등 평소 먹어보지도 못한 진귀한 메뉴들이 3끼 내내 매일 나오니까,

우리도 놀랐지만, 다른 군대 장병들은 모두 평소 공군 짬밥이 이 수준인줄 알고 부러움 그 자체였음ㅋㅋㅋ

내가 아직도 기억나는게, 내 앞에 줄 서고 있던 육군 중사가 상사 보고

“이게 공군 병사 식단 평균이란 말입니다! 지금은 나가서 사먹는거 보다 여기서 한끼라도 더 먹는게 이득입니다!”

라고 말씀하시는거 보고 웃참했었음. 그 외에도 경악으로 우리 짬밥을 본 해병대원들이나,

제공된 연병장 앞에서 식사 집합하고 2열로 행진하는 육군 보고 컬쳐 쇼크 먹었던 적도 있고, 

브런치 데이라고 육군애들이 천민처럼 빵식 먹을 때, 우리는 귀족처럼 맘스터치 햄버거 먹은 날도 있고,

육군 체련복이 Young and MZ 해서 진심으로 부러웠던 기억도 있네…

암튼 그렇게 2달동안 먹은 온갖 산해진미중에 제일 기억에 남은 것, 바로 ‘동치미 막국수’

이게 내 군생활 가장 최애였음. 사실 한번만 만났기에 최애라고 부르기는 어렵지만…


때는 아직도 기억남, 6월 중순이었는데 날씨가 엄청 더웠음

하지만 나는 당시 상병이었던 포상휴가 10일에 영혼을 팔아버렸기에

눈만 뜨면 방어반장님(육군 행보관 포지션)과 함께 제초했었음

그렇게 산을 타면서 전투 제초를 2시간 하고 돌아왔는데, 그날 점심이 동치미 막국수라고 해서

와 미쳤닼ㅋㅋ하면서 11시에 바로 달려가서 줄 섰음.

식사 시작이 12시지만, 육군은 맨날 식사 집합 후 오와열을 맞춰서 우루루 몰려왔기에 먼저 와야 음식 맛이라도 볼 수 있었음

그리고 같은 공군이다보니까, 걍 급양이 몰래 식당 출입시켜주기도 했고.



그렇게 해서 식사를 하는데ㅋㅋ와ㅋㅋㅋ미쳤다

붉은 동치미 막국수 육수가 사글사글 살얼음이 띄워져 있고,

면은 첫번째로 뽑은 배치라서 그런지 탱글탱글 살아있고,

사이드로 나온 튀긴 군만두는 기름을 흠뻑 먹은게 폭발적인 맛이고

무엇보다 같이 나온 무말랭이 무침하고 궁합이 그냥 미쳤었음.

땀 잔득 흘리고 돌아와서 먹는 식사는 원래도 야스였지만, 이때는 그냥 천상의 맛이었음

추하게 다시 가서 또 먹을까 진심으로 고민했었다.

사실 맛 자체는 이후에 나온 일식 돈카츠랑 스팸 마요덮밥이 미친 맛이었는데,

상황도 상황인지라 전역했는데도 그날 먹은 동치미 막국수는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남.


그래서 이상이 내가 먹은 최애의 짬밥이엇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