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20비에 항공기기체정비 특기로 복무했었고, 광고 보고 오랜만에 생각나서 참가해봄



라인특기 특성상 메뉴를 통에 담아서 트럭이 배달해주는 이동배식으로 먹을 수 밖에 없었는데, 문제는 대략 30분 넘게 부대를 돌다가 오는지라 따뜻한 밥을 먹을수가 없었음. 여름에는 방금 왔는데 밥이 쉬어있기도 하고 겨울에는 국에 살얼음이 껴있기도 하고. 그래서 국류를 안좋아했는데 거의 유일하게 맛있게 먹은 국이 꼬리곰탕이었음

왜냐하면 그건 레토르트였거든

이게 나온 날이 야간비행이라서 이륙시키고 착륙하는 그 사이에 빨리 먹고 왔어야 했는데 그날 중대건물 식당 근무하는 일병애들이 눈치있게 냄비에 물 끓여서 팩 채로 중탕시켜놨더라고. 매연이랑 기름냄새 풍기는 전투복으로 꼬리곰탕이랑 고구마치즈돈가스 빨리 먹고 내려가는데 정말 거의 유일하게 군대에서 국물을 만족스럽게 먹어봤지. 이게 내 기억에 남아있는 최고로 맛있는 짬밥이었음



가장 기억에 남는 짬밥이라고 하면 돈코츠라멘이 생각나는데, 물론 퀄리티는 간신히 라멘이라고 할 수 있는 수준이었음. 그런데도 기억에 남은 이유는... 야외에서 먹었거든

중대장님이 식당 청소 한번 대대적으로 하자고 해서 냉장고고 식탁이고 다 빼놨는데 밥은 먹어야 할거 아니야. 그래서 주차장쪽에 의자랑 식탁이랑 다 빼서 햇빛 쬐면서 밖에서 먹음. 먹으면서도 다들 이게 맞나 하면서 참 신기한 경험이라 기억에 남았어




추가로, 부대에서 먹은 가장 맛있는 음식은 영내업체 중국집에서 먹은 잡채밥이었음. 짬밥이 아니라 적지말까 했는데 그래도 이건 적어야겠더라. 보통 잡채밥과는 달리 매콤하고 국물이 흥건하면서 불맛도 나서 잊을래야 잊을수가 없음. 전역하고도 그 맛을 못잊어서 근처 중국집을 다 뒤져봤는데 비슷한 스타일의 잡채밥을 단 한번도 못찾음. 만약 지금 20비 복무중이면 한번쯤 먹어보는걸 추천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