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여름

식단표를 본 우리는 경악을 금치 못했다

삼계탕이 무려 한달 중 절반 넘게 들어있는 것이 아닌가?


K-군대에 적응한 우리는

기껏해야 북북 찢긴 닭가슴살 덩어리나 조금 떠다니겠거니...

미리 실망할 준비를 하고 식당으로 향했다


그러나 그 곳에서 우릴 기다리고 있는 건

무려 손바닥 하나만한 닭을 한 명 당 한 마리 씩 뜯고있는

타 대대 아저씨들이었다


행복한 식사가 계속되던 나날

우리는 당연히 의심을 할 수밖에 없었다

누가 군바리한테 1인 1닭을 준단 말인가?

제정신 박힌 사람이라면 그런 짓은 하지 않는다


크롬도 겨우 돌아가는 쓰레기 컴퓨터가

겨우 다섯 대 놓인 싸지방에 들어가 뉴스를 찾아보니

아니나 다를까 조류독감이 유행중이었다


그 누구도 우리가 먹은 닭이

폐사한 닭이라고 말 하진 않았지만

그냥 알 수 있었다

이 닭이 그 닭이라는 걸


맛있었으면 된 게 아닐까?


난 아직도 삼계탕을 보면 그 때 생각이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