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글을 잘 못 써서 가독성이 떨어지는 점 이해 바람


때는 후덥지근한 여름, 대략 일병 4-5호봉 시절의 일이다. 

당시에 나는 계룡대에서 해군배차병으로 일을 하던 행정병이었는데,


배차행정병이 주로 하는 일은, 3군 본부의 장성 차량들이 운행을 가기 전 배차를 제대로 넣었는지 확인하는 일 이었다.

그 날도 어김없이 확인하던 도중 실 한 곳만 배차 확인이 조회가 안되더라... 


매번 배차를 안 넣고 있다가 내가 연락하면 그제서야 배차를 넣어주던 실이여서,

역시 오늘도 해당 실에 연락해야 겠다고 행정반 내 자리에 배치된 수화기를 들고는


실 별로 연락처가 적혀있는 리스트를 통해서 해당 실 보좌관 자리로 연락을 하려고

연락처 리스트를 찾는데 해당 리스트가 안보이자,


배차 넣은 기록을 보면 배차 인적 사항에 해당 실의 번호를 볼 수 있기에

해당 배차의 인적사항을 통해서 연락을 드렸다...


하지만 나는 몰랐다... 해당 실 보좌관이 배차를 넣을 때, 그 배차 인적사항 란에 보좌관 자리의 번호를 넣은게 아니라

해당 실 준장님의 번호를 기재했다는것을...


[대기 하는 동안 흘러나오는 노래와 코로나 방역 체계 관련 내용 흘러나오는 중]


(딸깍)


나 : "통신보안 00대대 0중대 해군배차병 일병 어른수뱀 입니다!"


준장 : "어 누구?"


나 : "0중대 해군배차병 일병 어른수뱀입니다!"


준장 : "쓰읍... 00대대 병사가 나에게 볼 일이 있는가..?"


나는 딱 이 말을 들었을 때 알아채고, 잘못 걸었다고 말씀 드린 후 끊었어야 했다..

하지만 눈치가 없던 나는 새로 오신 보좌관 님이신가? 라는 생각으로 전화번호를 확인하지도 않은 채 당당하게


"그렇습니다!" 를 박아버렸고


이에 준장님은

"그래 일단은 들어보지 무슨 일인가?"


라고 하니 나는 직접 준장님께,

"금일부터 해당 실의 배차가 나 있지 않습니다!" 말씀드리자


준장 : "그걸 왜 나한테 전달하는건가?"


나 : "배차를 넣으시지 않고 운행을 나가면 무단운행으로써 해당 실에 불이익이 있습니다!

       해당 운전병에게 물어보면 해당 운전병이 배차를 넣는 것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겁니다!"


준장 : "내가 직접 배차를 넣어본 적이 없어서.. 잘 모르겠는데... 불이익이 있다고..? 운전병 바꿔주면 

         자네가 얘기해 줄 수 있겠는가?' 


나 : "운전병을 바꿔주신다면 신속 정확하게 전달할 수 있습니다!"


준장 : "오야, 야 운전병아 이리와봐라!" 


그러자 당시 상병이던 선임이 수화기 넘어 놀란 목소리로


선임 : "00실 운전병 상병 000입니다! 들어가도 되겠습니까?"


그제서야 나는 깨달았다... 분명 보좌관과 운전병은 같은 실에 있거늘...

운전병이 보좌관님께 가는데, 용무법을 한다..??? 이는 잘못되도 너무 잘못되었섰다


선임 : "필 승! 00실 운전병 상병 000 입니다!"


준장 : "어여 전화 받아라"


선임 : "예...예? 잘못 들었습니다?"


준장 : "니가 안받으면 우리 실에 불이익이 있단다. 빨리 어서 받아라"


선임 : "통신보안 00실 운전병 상병 000 입니다."


나는 떨리는 목소리를 잡고서 말을 이어갔다


나 : "필승! 0중대 해군배차병 일병 000 입니다! 혹시 여기 00실 보좌관님 자리 번호 아닙니까?"


선임 : (군기 바짝 들은 목소리로) "아닙니다! 무슨 용무로 전화하신겁니까?'


나 : "배차 관련으로 연락드렸습니다.."


선임 "배차는 이미 해당 실 보좌관에게 전달되었습니다!" 


나 : "알겠습니다 확인해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되십시오!'


그러자..


수화기 넘어로 준장님이 "야 배차 제때제때 안넣으면 불이익있다잖아 내가 이걸 병사에게 들을 위치냐? 보좌관 데려와봐!"


라고 호통치는 목소리 사이로 전화가 끊기었고,,, 속으로 나는 '개씨발 좆됬다...' 라고 직감했다

그러자 30분 뒤 군용단말기로 메세지가 오더니 "야 어른수뱀아 이 번호로 다시 연락해봐" 라고 연락이 오고...


연락을 받은 해당 번호로 다시 연락을 드리자 


선임 : "어른수뱀아... 니가 방금 연락 드린 분은 보좌관님이 아니라 000 준장님이시다...

          번호를 틀렸어도 너가 눈치까고 잘못 연락드렸다고 끊었어야지...."


        "암튼 지금 바쁘니깐 있다가 다시 보자;;" 하고 연락이 끊겼다..


그렇게 그 날 생활관으로 불려가 "어떤 정신나간 새끼가 준장에게 직통으로 전화를 건거냐?" 라고 닦이게 되었고...


이는 이렇게 우리 소대의 전설로 남게 되었다고...


그 날 이후로 해당 실은 배차를 한번도 빠짐 없이 꾸준히 배차를 빼먹지 않고 넣는 실이 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인적사항에 기재되는 번호도 보좌관 자리 번호로 바뀌었음)





+) 이 썰을 바탕으로, 후임들이 폐급짓 저지르고선 위축 될 때 마다 애들한테 다가가서,


"항상 이런 것 따위로 위축되지마라. 너가 오늘 한 이 폐급짓은 내가 군 복무 하면서 겪은 폐급짓의 4분의 1도 못

미친다."


"주제 넘게 그런걸로 내 앞에서 위축되지 마라."


라고 하면 애들이 다음부터는 열심히 하려는 기색이라도 보여줘서 실수를 하는게 적었섰던게 기억이난다...


반응 좋으면 나 훈련병 시절 때 훈련소 레전드 썰로

- 군대가서 본인 창씨개명 당한 썰

- 훈련소에서 담배 때문에 탈영한 폐급 썰

- 사격할 때 점사로 쏘던 폐급 썰


이 셋 중에서 하나 풀어본다 ㅇ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