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글을 잘 못 써서 가독성이 떨어지는 점 이해 바람


때는 내가 대략 병장 3-4호봉 시절의 일이다.

당시에 나는 계룡대에서 국직 해군배차병으로 일을 하던 행정병이었는데,


이 자리에 앉아 있다 보면, 계룡대 내에서 일어나는 육군, 해군, 공군의 자잘하고 큰 사건들을 행정반 내에 있는 간부 혹은 병사들을 통해서 얼핏 들을 수 있었다.. 


이 날도 평범하게 배차와 관련된 행정일을 하던 도중, 공군 쪽 후임이었던 참모총장 운전병이 헐레벌떡 뛰어와서 공군 측 소대장님께 사고가 났다고 보고를 드리더라, 너무 횡설수설하게 설명을 해서 알아듣기 힘들었지만 대충 정리하자면,


어떤 정신 나간 새끼가 본청 정문 앞에 대기 시켜 놨던 공군 참모총장 G90 리무진에 움푹 파인 두 줄을 만들어 놓고, 그대로 런을 쳐버렸다고 보고를 하더라고?


해당 관용차가 공군 참모총장 자리로 온 지 6개월 조차 지나지 않은 말 그대로 새삥 그 자체에 가까운 차였는데,

벌써 측면 옆판을 싹 다 교환해야 할 정도로 뒤 휀다 부터 1-2열 도어 그리고 앞 휀다까지 다 긁어서

움푹 파인채로 아주 아작을 내놓았더라ㅋㅋㅋㅋㅋ


근데 대부분 자대 내에서 물피 도주 같은 일이 일어나면 잡기가 매우 힘듦... 계룡대가 결국은 군 부대 시설이다 보니깐

이건 솔직히 계룡대 만의 일이 아니라 다른 부대도 비슷비슷 할텐데, 군 부대 시설 내에 있는 차량들은 보안상의 

문제로 싸차던 군차던 간에 블랙박스 가리기 라는걸 받아서 블랙박스로 촬영을 못하게 끔 가리게 되있음


그래서 나랑 내 동기랑 후임들이랑 소대장님들이랑 중대장님이랑 그거 건으로 서로 얘기 나누면서 "응 어차피 참총이 나서도 절대 군 시설 내에서 일어난 물피도주는 절대 못 잡아~~" 라는 분위기였는데, 


참모총장님이 관용차로 들어온지 며칠도 안된 새삥에다가 당장 운행도 잡혀있는데 차가 개박살이 나버려서 

구형 에쿠스를 타야한다는 것에 극대노를 하신건지, 꼭 잡고야 말겠다는 신념 같은 신념으로 

공군 수사단이랑 군경대대? 애들을 부르더라 ㅋㅋㅋㅋㅋ


솔직히 그냥 세금(씨발)으로 충분히 때워서 수리 했어도 되지 않았나 싶기도 하지만,

앞 뒤 각 안보고 들이받을 정도로 극대노를 하여 폭주기관차 그 자체가 되버리신 공군의 4성 장군을 

막을 자는 그 누구도 없었고... 나는 23년 인생 살면서 생애 처음으로 과학수사대 라는 걸


군대에 와서 처음으로 보게 되었다... 과학 수사라는게 나는 막 대형 사고나 살인 사건 같은 강력 범죄 건에서나

볼 수 있는 광경인 줄 알았는데, 이런 사소한 뺑소니 사건에도 막강한 권력이 따라준다면 이렇게나 달라질 수 있는 

진풍경이구나 를 여기 와서 처음 알게 되었던거 같음 ㅋㅋㅋㅋ


그렇게 오랜 수사 끝에 범인이 드러나게 됬고.. 우리는 대충 뭐 자대 내라고 운전 줫같이 하는 주무관 혹은 몇몇 간부들이 긁어먹고 쫄려서 런친게 아닐까 했지만... 범인은 해당 본청 건물 외벽 공사 보수하는 사설 업체의 노가다꾼 아재가

포터로 무리하게 커브 틀다가 그대로 긁어먹은 것이었고,


얼핏 카더라로 들은 피셜로는 참모총장님이 그저 처음부터 자수 했더라면야... 봐줄 생각이 있었다라지만,

그대로 런 친게 너무 괘씸했던 나머지 법대로 갔다는 후문이 들리더라...


그리고 또 추가로 카더라 마냥 들었던 얘긴데, 처음에 물피도주 당했을 때 해당 참모총장 운전병이랑 운전관이 해당 주차 장소에서 가까운 CCTV 영상을 요청했는데 보안상으로 한번 빠꾸 먹었다가 4성 장군이 직접 등판해서 "따 줘" 한마디에 5분도 안되서 열어줬다는 그런 말이 있던데... 이건 트루인진 나도 잘 모르겠다 ㅋㅋㅋ


아무튼 내가 군 복무 하면서 있었던 사건들 중에서 스펙타클 한 사건 중 하나가 아니였나 싶기도 하고...

4성 장군이 수사단장 긴급 호출 했을때 헐레벌떡 뛰어 왔을텐데, 관용차 물피도주 건으로 불렀던걸 알았더라면

어떤 생각이 떠올랐을지 짐작이 안간다ㅋㅋㅋㅋㅋ


짧은 글 읽어줘서 고맙고 전국 곳곳에서 대한민국의 영토, 영해, 영공을 수호하고 국방과 안보에 기여를 해주는 

모든 3군 병사들에게 필승... 그리고 충성 오늘 하루도 고생많았고 수고했다는 말씀을 드리며...


저번에 풀었던 "일병 시절에 준장에게 직통으로 전화 건 썰" 반응이 생각보다 좋아서


내가 반응 좋으면 풀어준다 했었던 훈련병 시절 때 훈련소 레전드 썰 중 하나를 시간나면 풀어주도록 할게

오늘도 좋은 하루 되길 바란다 수고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