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


조금 지친 탓일까, 진의 말이 조금 이상하게 들린 이리스는 눈을 조금 크게 뜨며 되물었다.


"이리스씨는 소울워커 채널 해본 적 있나요?."


"아, 소울워커 채널 말이지."


이리스는 안티 페미 한남 전사로 다시 태어난 진의 모습을 상상하며 고개를 설레설레 저었다.


"해본 적도 없고, 별로 하고 싶지도 않아."


"응? 꽤나 재미있습니다. 게다가 유행이기도 하고. 굳이 안 하는 이유라도 있습니까? 혹시......"


진은 뭔가 의심 간다는 듯이 말끝을 흐렸지만 이리스는 그것을 캐치하지 못한 채 적당히 얼버무렸다.


"그냥, 인터넷 커뮤니티는 좀 무서워서 말이야."


"아, 그런 이유입니까. 맞는 말입니다, 저도 얼마나 무서 운지......"


"뭐?"


또다시 진의 말이 이상하게 들렸다.


"저도 인터넷 커뮤니티가 무섭다고 했습니다."


이리스는 무기력한 웃음을 지었다.


"하하, 뭔가 다른 걸 생각하기라도 한겁니까?"


"아니, 뭐 딱히 그런 건 아니야."


진은 말을 돌리듯 갑자기 이리스를 칭찬했다.


"이리스씨는, 참 젠틀 한녀 자 같습니다."


"뭐?"


우연의 일치일까? 또다시 이리스는 말이 이상하게 들렸다.


"참 젠틀한 여자 같다는 말이였습니다."


"아... 고마워."


이리스는 그렇게 답하며 하늘을 쳐다보았다. 어느덧 노을이 지고있었다. 바다가 붉게 물들듯 그녀 또한 조건만남을 뛰러 갈 시간이 되었다.


"슬슬 각자 숙소로 돌아가야겠네."


자리에서 일어나 옷의 흙을 터는 이리스. 그의 등 뒤로 진의 목소리가 다시금 들려왔다.


"잠깐, 같이 부엉이바위로 갑시다."


"뭐?"


오늘 자신은 도대체 몇 번이나 진에게 이 한 글자짜리 질문을 하는 것일까, 라고 이리스는 속으로만 한탄했다.


"아, 말 실수입니다. 같이 별숲리그 숙소로 돌아가죠. 제가 데려다주겠습니다."


“아, 고마워.”


“요즘 워낙 이상한 녀석들이 많으니까 말입니다 하하..”


정말이지, 어딜 가든 이상한 사람들이 많은 시대이다.


"참 바 보들......보들 같습니다."


“뭐?”


"참 바보 같다는 말입니다."


"하하, 그렇지."


하지만 무슨 일이 있어도 그런 이상한 자들로부터 자신이 마음 깊이 의지하는 워커동료들만은 지켜내리라. 그렇게 다짐하는 이리스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