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카디아 렐름의 작은 개인실


다른 워커들은 각자 볼일이 있어 나갔지만 나비는 홀로 구석에 앉아 과자를 오물오물 먹으며 총기를 손질하고 있었다.


햇살이 좋은 날엔 나가도 볼 법 하지만 반 평생을 이렇게 보낸 나비에겐, 총기 손질 시간이 가장 마음이 놓이는 시기인 것이다.




똑똑.




"나비 씨 잠깐 들어가도 될까요?"


"네, 물론입니다."




귓가에 상냥하게 울리는 목소리.


여리디 여린 소녀지만, 현재 소울워커들의 리더이자 모든 워커들 가운데서 가장 강한 워커인 하루 에스티아였다.


하루는 이런 말을 쑥쓰러워 했지만, 하루의 데자이어인격과 싸워본 모두는 내심 자연스레 하루가 가장 강한 워커라고 인정하고 있었다.


뭣보다 평소의 저 가녀리고 상냥한 모습과 대조되는, 전투 시의 그 살벌한 모습을 본다면 인정하지 않고는 못 배길 것이다.




"총기 손질 중이세요?"


"물론입니다. 전투를 위해서 항상 총기의 컨디션은 최고여야 합니다."


"그렇군요. 잠깐 옆에 앉아도 될까요?"




하루가 스윽 옆자리에 앉았다.


상큼한 오렌지 향이 나비의 콧잔등을 간질였다.


이렇게 상냥하고 가녀린 소녀지만, 누구보다 굳센 심지를 갖고 있었다. 문제가 있으면 직접 항의했고, 흔들리는 팀원들을 다독였다.


나비에겐 충성을 강요했지만 정작 자신은 윗선에 대해서 항상 불평불만이 가득했던 그 남자와는 달랐다.


나비는 하루와 대화하는 시간이 밥 먹는 시간과, 간식 먹는 시간 만큼 행복하고 즐거웠다.




"어쩐 일이십니까?"


"아뇨, 별 다른 건 아니고 그냥 나비 씨는 밖에서 안 노시나 하고요."


"...노는 것 말입니까?"


"그럼요 오늘 날씨가 정말 좋은 걸요. 치이랑 스텔라는 이리스 씨랑 같이 피크닉 갔는 걸요."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묻는 나비에게 하루가 빙긋 웃으며 말했다.


아닌게 아니라 아르카디아 렐름의 날씨는 정말 좋았다.


다른 곳보다 높은 곳에 위치한 영향 탓인지 공기도 항상 기분좋게 서늘했고, 바람도 잔잔하게 불어왔다.


하지만 나비는 뭘 하면서 쉬어야 할 지를 몰랐다.


매 순간이 전투였고, 매 순간이 훈련이었다. 휴식은 그저 가만히 앉아서 소울에너지를 보충하기 위한 칼로리를 섭취할 뿐.


그저 그 뿐이었다.




"사실 뭘 하면서 쉬어야 할지를 잘 모르겠습니다."


"앗, 그... 그런 가요...? 그럼 취미 생활이라도...?"




나비가 들고 있던 노리쇠를 내려놓으며 살짝 침울하게 고개를 가로젓자, 하루는 미안한 표정을 지었다.


하루는 나비의 옆모습을 가만히 살펴봤다.


긴 속눈썹, 부드럽게 웨이브 지는 머리칼, 잡티 하나 없는 피부와 붉은 입술, 그리고 한번 보면 도저히 잊을 수 없는 몸매. 


가끔 무방비하게 몸을 숙이거나 가까이 붙을 때, 같은 여자인데도 가슴이 두근거릴 정도로 이뻤다.


아마 공백 이전의 평화로운 삶이었다면 나비는 연예인이나 모델에 어울렸으리라. 그렇기에 하루는 나비가 안타까웠다. 로드즈에 끌려가 원치 않는 세뇌를 받으며, 그저 2세대 소울워커이자 전쟁병기로서 자라난 그녀에게 측은한 마음이 들었다.


조금씩 고치를 깨고 나와 한 마리 나비처럼, 자신의 의사를 갖기 시작한 그 모습은 아름다웠지만 한편으론 또 지켜주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나비 씨."


"......!"




하루가 나비의 손을 부드럽게 감싸쥐자 나비가 흠칫 놀랐다.


자신의 손과는 달리 조그맣고, 따스한 손. 나비는 자기도 모르게 가슴이 두근거렸다.




"그럼 같이 쉬는 것에 대해서 공부해보실래요?"


"공부... 말입니까?"




나비가 얼빠진 얼굴로 자신의 손을 꼭 잡은 하루의 손을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의욕에 가득 찬 표정으로 나비를 바라보는 하루의 모습이 눈부셨다.


시선을 어디다 둬야할지 몰라하는 나비의 모습은 정말 그 나이대 소녀에 걸맞는 모습이었다.




"그럼요. 사실 쉰다는게 별 거 없잖아요. 같이 취미 이야기도 하고, 산책도 하고, 영화도 보고, 마음이 편하게 있을 수만 있다면 모든게 쉬는 거고, 취미에요."


"취미..."


"그러니까 같이 공부하도록 해요. 음... 나비 씨는 먹는 걸 좋아하시니까 요리나 베이킹도 괜찮을 것 같네요."


"베이킹...!"




나비가 자신도 모르게 눈을 빛냈다.


나비의 머릿속에 맛있는 머핀과 초코빵이 떠올랐다. 최근 작전지역에서 봤던 굿키드의 꿀꽃을 이용한 요리를 해도 맛있을 것 같았다.


침울한 눈에 생기가 돌아오자 하루가 빙긋 웃었다.




"그런게 아니더라도 공백 이전의 세계에는 많은 문화가 있었대요. 그 중엔 분명 나비 씨가 좋아할 만한 문화도, 취미도 있을 거에요. 그러니까 한번 알아보는게 어떨까요?"




나비는 상냥하게 웃는 하루와 자신의 손을 겹쳐 잡은 하루의 손을 번갈아 보았다.


분명 손이 따뜻했지만 왠지 모르게 가슴 속 깊은 곳에서 기분 좋은 온기가 솟아오르는 기분이었다.




"...알겠습니다. 그럼 하루만 시간을 주시겠습니까?"


"하루요?"


"네, 취미와 문화에 대해서 공부한 뒤 저한테 가장 잘 맞을 것 같은 취미를 선정해오겠습니다."


"아하하... 그, 그럴 것 까지는 없는데... 그냥 가장 재미있을 것 같은 취미를 골라주세요."


"알겠습니다!"




하루를 실망시키고 싶지 않아 다소 과하게 의욕적인 나비를 본 하루가 멋쩍게 미소를 지었다.




"저, 저기 하루 님..."


"네?"


"제가 취미를 찾는다면... 같이 즐겨주실 수 있으십니까?"




부끄러운 듯 손가락을 꼼질대며 말하는 나비를 본 하루의 마음이 간질거렸다.




"물론이죠!"




하루의 한 마디에 환하게 웃는 나비의 표정.


하루는 자기도 모르게 가슴이 두근거리는 걸 느꼈다.






다음 날 아침, 나비가 하루의 집에 찾아왔다.




"안녕하십니까아함..."




다소 피곤한 표정의 나비는 인사를 하며 하품을 했다. 밤을 샌 건지 눈이 살짝 졸려보였다.




"나비 씨...?! 설마 밤 새신거에요?"


"하루 님을 더 기다리게 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지금까지 철야 훈련도 여러 번 받았으니 이 정도는 별 것 아닙니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밤을 새시면 어떡해요."




하루가 걱정스럽게 말하며 나비의 볼을 쓰다듬었다.


따스한 손길에 나비가 어리광부리듯 하루의 손에 볼을 비볐다. 아침이라 더욱 보드랍고, 아침 햇살의 향기가 나는 듯 한 하루의 손은 아침 일찍 뛰어오느라 살짝 식은 땀이 흘러 차가워진 나비의 볼을 따뜻하게 데워줬다.


잠시 눈을 감고 체온을 느끼던 나비가 하루와 시선을 마주쳤다.


이내 정신을 차린 나비가 눈을 크게 뜨고 하루와 떨어졌다.




"핫...! 죄, 죄송합니다...!"


"아니에요... 하하..."




이상했다. 


하루는 분명 남자를 좋아했지만 방금은 자신도 모르게 조금만 더 그러고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비 역시 마찬가지인듯 하루에게서 고정된 시선을 치우지 못했다.


그렇게 둘의 눈이 조금씩 가까워졌고, 상대방의 눈동자에 비친 자신의 얼굴이 보이게 될 무렵


보름달처럼 동그랗고, 호수와도 같이 투명하던 눈은 반으로 감겼고, 이내 입술이 접촉하듯 완전히 감겼다.


"하읏... 하읍..."

"츕 츄웁..."


둘의 혀가 이어지고, 타액이 이어지며, 가벼운 입술의 접촉은 점점 농밀하고, 격렬하게 접촉하기 시작했다


분명 조금 서늘한 방이었지만 그 순간만큼은 너무나도 더웠고,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나비의 가슴과 하루의 가슴이 맞닿자 수줍게 안에 고개를 감추고 있던 나비의 함몰유두가 볼록 튀어나오고, 하루의 부드러운 가슴에 나비의 손이 자연스레 빨려들어갔다.


부드러운 아기의 볼살을 만지는 듯한, 그리고 은근히 느껴지는 중량감과 나비의 손을 보드랍고 포근하게 품어주는 체온과 하루의 심장박동 소리


"츄웁 츕"


그렇게 한참동안이나 서로의 가슴을 애무하고, 키스하기 시작할 무렵





















하루의 치마가 텐트처럼 벌떡 솟아있었다


"트롤스베르드(Trollsverd)..."


인간이 사용할 수 없을 정도로 커다란 거근이 나비의 눈앞에 펼쳐졌다. 나비의 얼굴에 하쥬루지의 검은 그림자가 고개를 드리웠다.


"이... 이게... 하루 님의..."

"이제 괜찮죠 나비 씨...?"


문득 부끄러운 듯 나비가 고개를 돌리며 시선을 피했지만, 도저히 그걸로는 피할 수 없는 육중한 사이즈의 자지가 나비의 가슴골 사이를 파고 들며 번식을 촉구하는 듯 쿠퍼액을 꿀럭꿀럭 쏟아내기 시작했다.


하루의 눈동자는 빨리 종족번식의 욕구를 채우고 싶은 듯 불타오르고 있었다.


나비는 마른 침을 삼켰다. 아마 자신이 받았던 어떤 훈련보다, 자신이 거쳤던 어떤 전투보다 격렬한 전투가 될 것이라는 걸 알았다. 애액으로 질퍽하게 젖은 팬티를 벗고 나비가 자신의 음부를 활짝 벌렸다.


음탕한 생체새먼인젝터윤활유가 벌렁거리는 육단지의 연동운동을 타고 바깥으로 조금씩 배어나오고 있었다. 


"흐읏... 응..."


하루의 귀두가 나비의 구멍을 부드럽게 애무하기 시작하자 나비의 입에서 달콤한 신음이 새어나왔다. 아니, 달콤하다기보단 처음 보는 자지 사이즈를 향한 긴장감과 두려움 때문이리라.


하루의 귀두가 나비의 질벽을 해치고 들어가기 시작하자 나비가 베갯잇을 잡고 몸을 배배 꼬기 시작했다.


"하윽...! 윽...!"

"흐읏...!"


달콤한 고통이 아랫배에서 척추를 타고 퍼져올라 대뇌를 강타하기 시작했다.

하루는 허리가 빠질 것 같은 쾌감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하루의 자지가 조금씩 질벽을 타고 올라가, 나비의 자궁구를 압박하기 시작한 순간


-푸슈우우우우우욱-


"히야아아아아아앙!!"


나비가 허리를 부들부들 떨며 조수를 뿜어대기 시작했다. 절반도 들어가지 않았는데 자궁구를 압박하며 기분좋은 G-스팟만을 건드리는 하루의 자지는 그야말로 리더의 품격, 암컷타락고기몽둥이 그 자체였다.


하루가 걱정스런 표정으로 나비를 내려다 봤다.


"괜찮으세요 나비 씨...?!"

"헤... ㅎ헤에..."


순간적으로 날아갈 뻔한 의식을 힘겹게 붙잡으며 나비가 고개를 들었다.

이미 표정은 전부 풀려있고, 살짝만 움직여도 오르가즘에 기절할 것만 같았지만 사랑하는 하루를 걱정시키고 싶지 않았다.


"개... 갠챠냐여..."


헤벌레한 표정의 나비가 움직이지 않는 혀를 힘겹게 움직여 기특한 소리를 내뱉자 하루의 내면에서 뭔가가 끊어졌다.


"나비 씨이이이잇!!"

"히야아아아아앙!!"


나비를 반드시 암컷으로, 자신만의 노예로 타락시키겠다는 육욕의 배란 촉진 교배 프레스가 나비의 자궁구를 무자비하게 압박하기 시작했다.


자신의 자지를 받아들인 사람은 처음이었다.


치이는 절반조차 들어가기 전에 일시적이지만 진짜 고양이로 지능이 퇴화했었다.

스텔라는 귀두 끝부분만 들어갔는데도 기절해버리며 영감님이 튀어나왔지만 영감님도 버티지 못하고 기절해버렸다

이리스는 펠라치오만 시켰는데도 턱이 빠질 것 같다며 괴로워하다 질식해 기절해버렸다

에프넬은 보자마자 오줌을 질질 싸면서 다리에 힘이 풀려 쓰러지고 말았지

릴리는 오만 허세를 부리다가 견디지 못하고 온갖 천박한 표정과 비명을 지르다 오줌을 싸고 기절했다

다나는 데자이어 인격과 원래 인격 둘 다 극심한 트라우마에 빠져서 하루가 지나가기만 해도 주춤거리기 시작했다.

어윈은 변실금에 걸려서 기저귀 신세를 면치 못하고 주기적으로 진의 해병치료를 받아야 되는 신세가 됐다


그런데 난생 처음으로 자신의 자지를 받아들인 여성이 나타났다.

하루가 피스톤 질을 거세게 할 수록 나비의 보지에서 음탕한 국물이 꿀럭꿀럭 배어나오기 시작했다.

나비의 출렁거리는 가슴에선 왠지 모르게 모유가 배어나오고 있었다.

이건 죽음과도 같은 쾌락에서 몸이 적응하기 위한 변화일수도, 아니면 하루의 정을 받아 아이를 임신하겠다는 의지의 발로일수도 있었다


"흐읏...!"


하루가 게걸스레 나비의 젖꼭지를 빨아들이자 안 그래도 실낱같이 위태롭게 붙어있던 나비의 정신이 우주 저 너머로 날아가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황홀했고, 행복했으며, 천둥이었고, 불꽃 그 자체였다.


다시 한번 마주친 두 사람의 눈동자는 청명함도, 애틋함도 없는 그저 육욕에 불타는 거울일 뿐이었다.

둘의 혀가 마주 얽히며 피스톤질을 하던 그 때

하루의 부랄이 잔뜩 올라붙었다


"나비 씨...! 나비 씨...!"

"하으으앙 하앙...! 하루님... 하루니이임...!"


뷰루루룩 뷰룩 뷰루루룩


"흐아아아아아앙...!"


나비가 하루의 허리를 강하게 감싸쥐었다.

하루의 정자를 단 한 마리도 놓치지 않겠다는 듯, 강한 홀드로 나비의 아랫배가 불룩 솟아 나와있었지만 그런건 중요하지 않았다

지금 나비의 아가원룸에는 수억마리의 하루의 저출산해결사들이 자신들의 짝을 찾아 쏟아져 나오고 있었으니까

하루의 허리가 쾌감으로 부들부들 떨리고 있었다.


-뽕-


하루의 자지가 코르크 마개 빠지는 듯한 소리를 내면서 나비의 보지에서 빠져나오자 이내 하루의 정액이 나비의 조수와 함께 바깥으로 흘러나왔다.


같은 침대에 누운 두 사람은, 말 없이 시선을 마주치고 가쁜 숨을 내쉬었다

더 이상의 대화는 필요 없었다

그저 시선만으로 서로의 마음을 알 수 있었으니까


둘이 말없이 손을 붙잡았다.


"...다음에도 취미에 대해... 알려주실 수 있으십니까...?"

"...물론이죠"


오늘도 아르카디아 렐름의 하루는 지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