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내가 살던, 그러니까 10살 무렵부터 갓 스물, 대학교에 입학해서 타지로 떠나기 전까지 살던 동네 이야기임.

2. 그 동네는 주변에 대학병원, 시립 도서관, 체육센터, 그리고 재개발 기대로 땅값이 낮지는 않은 동네였음.

3. 근데 이 동네에 알음알음 내려오는 이야기로, 시립도서관을 짓기 전에 위령제를 지냈는데도 각종 사건으로 공사가 꽤 지연되었다...는 것임.

4. 해당 위령제의 목적은, 본디 그 자리에 있던 군부대에서 억울하게 죽은 양민/간첩/빨치산의 원혼을 달랜다는 것이었음. 그 대상에 있어서는 문답한 사람마다 달랐고...

5. 정말 개인적인 호기심으로, 그 군부대에 대한 추적을 시작함. 일단 그 당시 지역을 담당하고 있던 0작사 예하 00사단에 대한 추적이었으나 00사단은 그 동네에 주둔한 적이 없다는 답변이 돌아옴.

6. 지역 향토사료를 찾다 보니 그 군부대에서 주로 종교활동을 진행하던 성당을 찾음. 성당 쪽에 연락해서 문답을 진행하려 했으나 당시 사목활동 하시던 신부님이 계시지 않아 힘들다는 답변을 받음.

7. 시간을 좀 더 되돌리자, 11군단 69사단이라는 부대가 나옴. 그 중 196연대가 '♧♧부대'라는 통상명칭으로 주둔했음을 확인함. 이 ♧♧은 그 동네 명칭으로, 이제 그 위치에 주둔한 부대까지는 알아내는 것에 성공함.

8. 해당 키워드로 계속 구글링을 하던 중, 정말 의외의 사이트에서 의외의 사료를 발견함. 어느 목사의 수기에서, ♧♧부대에 초청받아 강연을 간 적이 있었고 그 목사는 그 부대를 '육군교도소'라고 지칭하고 있었음.
"40여년 전 부산 YWCA에서 성탄절을 기해 ☆☆시에 있는 육군교도소를 방문한 적이 있었는데"
  * ☆☆시는 ♧♧리의 상위 지자체명칭임.

8-1. 그 목사가 군종목사로 복무한 것을 미루어보아, 부대 기능을 오인했을 리는 없을 것으로 판단함.

9. 지역신문을 검색하던 중, 해당 부대 부지가 영화 촬영장으로 활용되었음을 확인함.
"촬영의 배경이 된 ♧♧리 군부대는 예전에 군 구치소로 활용되던 곳으로 2001년 ☆☆시에 매각"

10. 이제 거의 모든 사료는 확보함.
ㆍ11군단 69사단 196연대 예하부대
ㆍ2001년 해체
ㆍ동남부 지방 육군교도소/구치소

11. 국방망에 접속이 가능한 인원을 통해 육군군사軍史연구소, 육군교도소, 해체부대 부대사 등을 수색해줄 것을 부탁함.

11-1. 찾아낸 정보는 11군단 군단史 뿐이며, 여기서 확인한 내용으로는 '00.05.31.에 69사단은 진작 해체되었음. 또한 육군교도소 관련 정보도 확인하지 못함. 69사단 부대사는 존재하는지조차 확인하지 못함.

11-2. 추측하기로는 모체부대는 해체되었으나 예하부대 중 일부가 필요에 따라 남아서 그 이후 해당지역을 관리한 00사단의 통제를 받지 않았나 싶지만, 그런 부대에 대해서 00사단은 크게 신경쓰지 않아 자료가 유실되었을 것.

11-3. 추가로 현재 온나라 시스템 도입 전이라 공문, 메모보고 기록도 찾지 못함.

종결.

개인적인 감상은, 거의 모든 조각이 모여 있는데 자료 관리의 부실로 1개 사단의 역사가 사라졌다는 점이 아쉬울 따름임.

글 쓰는 재주도 없어서 많이 횡설수설하는 글이라 미안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