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꿈


내용이 처음 꿈이랑 이어졌음. 어머니가 안 좋게 돌아가신지 몇 년정도 지난 때라고 꿈 속의 아버지께서 말씀하셨으니까.


아버지께선 여동생이랑 내가 어머니 돌아가시고 몇 년이나 침울해있으니까 기분 전환도 할 겸 1박 2일로 민박 잡고 바다나 놀러가자고 제안했음.


그 말 듣자마자 동생은 이상하리만치 텐션이 높아졌고 난 그닥 놀러가고프진 않았는데 동생이 저렇게 좋아하니까 그냥 알았다고 끄덕였음.


당연히(?) 꿈 속이니까 바다엔 순식간에 도착했음. 아버지 차에 나, 동생, 아버지, 구름이(말티즈 애완견)까지 다 타자마자 경북 포항 앞바다에 바로 도착하더라.


민박집에 짐 다 푸니까 12시 반쯤 됐나. 예약한 곳이 민박 겸 식당하는 데라 민박 주인 아재한테 상 좀 차려달라 했지.


벽지에 붙은 메뉴판 보니까 점심 특선으로 모둠회정식이라는 게 있어서 주문했음. 그런데 주인 아재가,


"오늘 횟감은 저녁 때나 돼야 들어올깁니더."


라길래 일단 ㅇㅋ 하고 다른 거 먹음.


식사 끝나고 아버지는 피곤하다면서 방에 잠 자러 가고 나는 동생이랑 멍멍이 데리고 바다 구경이나 하자 해서 동네 구경하러 나갔음.


해변가부터 등대랑 테트라포트 있는 낚시꾼들 스팟까지.


그런데 바람이 갑자기 확 불더니 테트라포트까지 파도가 확 치는 거임.


바람이 너무 거세서 숙소에 돌아가야겠다 싶었음.


"못 놀겠다. 드가자."


평소 같으면 알았다, 싫다 대답 잘 해주던 동생이 대답이 없는 거임. 고개 돌려 살펴보니까 동생이 없었음.


뭔가 이상한 낌새를 느껴서 왔던 길로 되돌아 가니까 민박 집 앞에 동생이 멍멍이랑 놀고 있었음.


"말도 없이 와 먼저 갔노."


동생은 깔깔대면서 멍멍이랑 노느라 대답 안했음. 근데 동생이랑 놀고있는 멍멍이.


자세히 보니까 우리 집 구름이가 아닌 거임.


아까는 얼핏 봐서 인지를 못했는데 흰색 말티즈인 구름이랑 털 색깔만 같은 처음 보는 비숑인 거임.


동네 강아지겠지 싶어 물어봤음.


"얘는 뭐고?"

"어? 우리 강아지."

"뭔 소리하노? 구름이는?"


내가 짜증 섞인 목소이로 따지는데도 동생은 표정 하나 안 바뀌고 대답했음.


"버렸는데?"


활짝 웃으면서 자연스럽게 소름돋는 말을 하니까 사고가 정지됐다 해야하나 뭐라 대답이 안나옴.


다만 저번 꿈 때 처럼 확 화가 났음.


이거 내 눈 앞에 있는 게 내 동생이 아니구나. 귀신이 장난치고 있구나.


저번이랑 다르게 바로 앞에 있겠다 이번에야말로 잡아 족쳐야 겠다는 생각에 동생 목 쪽으로 손 뻗어서 잡아 채려는 순간에 잠에서 깼음.


낮잠 자다가 저녁에 일어 난 거였음.


일어나니까 아버진 밖에서 하루 자고 온다 하시고 어머니께서 저녁은 배달시켜먹자고 하셨음.


"배달이요? 뭐 먹게."

"사실 이미 시켜놨지.  너 너무 깊게 잠들었길래 엄마 먹고 싶은 거로다가."

"...혹시 회시켰어요?"

"어? 어뜨케 알았노?"


여관 아재가 저녁 때야 먹을 수 있다던 모둠회.


그날 저녁은 모둠회를 시켜 먹었음. 밥 먹는 데 이상하게 두통이 심하게 느껴지던 거 말고는 특별한 일은 안 일어났음.


그냥... 그냥, 기묘했던 경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