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문 출처: https://blog.daum.net/lonelypoet42/74


[1]

   

당신이 사랑했던 모든 이들이 결국 떠났을 때

   

당신이 원했던 모든 것들이 마침내 끝났을 때

   

어리석게 빛나는 표식, 또는

   

이 세상의 수많은 참상의 일식으로써

   

당신의 모든 악몽이 어두운 시간들을 위할 때

   

당신이 차분하고 즐거우며,

   

그리고 결국에는 혼자가 되었을 때

   

새로이 찾아온 거대한 어둠 속에서

   

당신은 마침내 그 특별한 계획을 실행할 것입니다

   

 

   

[2]

   

누구나 계획이 필요하다고, 그림자 속으로 추방된,

   

잠들거나 죽었다고 생각되던 사람이 말했습니다

   

자, 상상해봐. 그가 말했습니다

   

잡아먹힌 모든 살점과 그걸 찢는 이빨

   

맛을 음미하는 혀, 그리고 배고픔

   

이제 그 살점들을 치워, 라고 그가 말했습니다

   

이빨과 혀, 맛과 배고픔

   

그 모든 것들을 치워버려

   

그게 내 계획이야

   

세상을 위한 나의 특별한 계획..

   

저는 그 말을 들었음에도 궁금하지 않았습니다

   

잠들거나 죽었다고 생각한 이 사람이

   

그의 가장 깊은 꿈들 속에서도

   

아니면 가장 긴 죽음에서라도

   

그의 상상에 도달한 적이 있는지.

   

왜냐하면 저는 그런 계획이나 상상에 대해 들은 적이 있고

   

그들이 충분히 멀리 내다보지 못한다는 걸 알았기 때문입니다

   

계획을 실행하는 데에는

   

혀, 이빨, 배고픔, 그리고 살점들보다 더 멀리 나가야 합니다

   

뼈와 그 먼지, 그리고 먼지를 날려버릴 바람보다도 더 멀리.

   

그래서 저는 밤의 어두움이 찾아오기 전에

   

어둠에 대해

   

그리고 낮의 햇빛과는 상관없는

   

이상하게 반짝이는 빛에 대해 상상하기 시작했습니다

   

 

   

[3]

   

그 날은 여느 날과 다를 바 없을 것입니다

   

우리는 다시 한 번 키 작은 전율을 느낄 것이고

   

다시 한 번 가혹한 공포에 짓이겨질 것이지만

   

그 날에는 그 후에 다른 일들이 일어나지 않고

   

지금과 같은 세상도 오지 않을 것입니다

   

저에게 계획이

   

아주 특별한 계획이 있기 때문입니다.

   

더 이상 이런 세상도 없고

   

저런 날들도 없는..

   

 

   

[4]

   

죽는 데에는 네 가지 방법 밖에 없다고

   

조소적인 영혼이 제게 말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갑자기 찾아오는 죽음

   

서서히 찾아오는 죽음

   

고통 없이 찾아오는 죽음

   

그리고 매우 고통스러운 죽음

   

다양한 방법으로 그들은 합쳐집니다

   

돌연사와 자연사

   

편안한 죽음과 고통스러운 죽음

   

네 가지 방법 이외에

   

다른 죽음은 없다고

   

 

   

음성이 끊긴 후에도

   

저는 그가 말하기를 기다렸습니다

   

여러 시간, 여러 날들, 그리고 여러 해가 지난 후

   

저는 말을 더 들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것들은 미약한 메아리로

   

다른 죽음은 없다고

   

다른 죽음은 없다고

   

상기시키기만 할 뿐이었습니다

   

그때부터였을까요,

   

제가 이 세상을 위해

   

특별한 계획을 생각했던 게?

   

 

   

[5]

   

이 세상에서 빠져나갈 방법은 없습니다

   

그건 당신의 꿈속에서라도 명확합니다

   

본질적으로 그렇습니다

   

당신은 꿈속에서 사로잡혔습니다

   

공간도 시간도 없는 곳에서

   

영원히 갇히게 되었습니다

   

당신은 시키지 않은 일들을 할 수 없습니다

   

당신의 것이 결코 아니었던

   

이 꿈에서 빠져나가리라는 희망은 없습니다

   

당신이 말하는 것들은 단지 말일 뿐이고

   

끝없는 고문 아래서

   

당신은 반역자처럼 말할 뿐입니다

   

 

   

[6]

   

이 세상에 대한 계획을 가진,

   

그리고 급격하고 빠른 변화을 꿈꾸는 사람들은 많습니다

   

저는 그들의 잠꼬대를 들었습니다

   

우아한 변혁에 대해

   

그리고 정교한 멸망에 대해

   

무너져가는 집들의 구석에서

   

비틀어져 삐걱거리는 세상의 좁은 뒷골목에서

   

저는 그들이 속삭이는 것을 들었습니다

   

그들의 새로운 계획은 옳고 정당하지만

   

잘못된 새 계획들은

   

그의 마음을 혼란스럽게 한다고

   

그들은 이 세상이 유일하고 최초인 것처럼

   

다른 것들이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생각했기에

   

하나의 씨앗으로부터 생겨난 끔찍한 정원처럼

   

그들의 악몽은 필수적일 수 밖에 없습니다

   

저는 그 몽상가들이 잠꼬대하는 것을 들었고

   

그들을 위해 서서 기다립니다

   

검게 칠한 계단의 꼭대기에서..

   

 

   

그들은 저에 대해 아무것도 모릅니다.

   

저의 특별한 계획의 비밀에 대해서도.

   

하지만 저는 그들의 비뚤어진 발걸음에 대해 알고 있습니다.

   

 

   

[7]

   

그건 그림자 속에서 기다리고 있는 이의 목소리였습니다

   

그는 달을 쳐다보며 제가 모퉁이를 돌기를,

   

그리고 좁은 골목에 들어가서

   

그와 함께 달빛 아래에 서있기를 기다렸습니다

   

그리고는 저에게 말했습니다

   

그는 속삭였습니다.

   

제 계획은 잘못 생각한 거라고

   

이 세상을 위한 제 특별한 계획은 끔찍한 실수였다고

   

왜냐하면, 아무것도 할 것이 없고, 아무데도 갈 데가 없으며

   

아무것도 될 수가 없고, 아무도 알 수 없기 때문이라고.

   

너의 계획은 실수였다고, 그는 되풀이했습니다.

   

이 세상이 실수였다고, 나는 대답했습니다.

   

 

   

[8]

   

그가 웃긴 발걸음으로

   

뛰어다니는 걸 본 뒤로

   

어린아이들은 항상 그를 쫓아다녔습니다

   

정말 우스운 남자였습니다.

   

정말 우스운, 우스운, 웃긴 남자였습니다

   

그는 때때로 아이들을 웃게 만들었습니다

   

그는 그들을 웃게 만들었습니다. 네 그랬습니다.

   

그랬죠, 그랬죠, 그랬죠, 그랬죠

   

어떻게 배꼽을 잡고 웃게 만들었는지..

   

하루는 그가 아이들을 데리고 어디론가 향했습니다.

   

그는 특별한 장소를 알고 있었고

   

아이들에게 이 세상에 대해 말해주었습니다

   

이 우스운, 우습고 웃긴 세상에 대해

   

그게 때때로 그들을 웃기기도 했습니다

   

그는 그들을 웃게 만들었습니다. 네 그랬습니다.

   

그랬죠, 그랬죠, 그랬죠, 그랬죠

   

어떻게 배꼽을 잡고 구르게 했는지..

   

그리고 애들을 웃기곤 했던 웃긴 남자는

   

때때로 보여주었습니다

   

그의 특별한 계획을..

   

그의 아주 특별하고 우스운 계획을..

   

그들이 이해하고

   

어쩌면 웃으리라는 걸 알고는 말이죠

   

그는 그들을 웃게 만들었습니다.

   

네 그랬습니다.

   

그랬죠, 그랬죠, 그랬죠, 그랬죠

   

그들의 눈은 휘둥그레 해졌고

   

어떻게 배꼽을 잡고 웃게 만들었는지...

   

 

   

[9]

   

저는 처음에 미치광이로부터 진실을 깨우쳤습니다

   

딱딱한 시공간의 냄새가 나는 어둡고 조용한 방에서..

   

그곳에 사람들은 없습니다

   

그런 건 전혀 없습니다

   

인간 현상이란 겹겹이 쌓인 환상일 뿐입니다

   

극도의 광기에 모든 것은 끝나버립니다

   

끝없는 꿈속에서 행진하며 웃고 소리치는

   

영혼 없는 거울만이 될 수 있을 때

   

어떤 종류의 사람이든지 존재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딱딱한 시공간 안에서 영원히 행진하며

   

그 거울들 속에서 자기 자신을 본 것은 무엇이냐고

   

제가 미치광이에게 물었을 때

   

그는 동요하며 웃을 뿐이었습니다

   

그리고서는 웃다가 비명을 질렀습니다

   

그의 검고 텅 빈 눈에서

   

저는 그 순간, 거울을 보았습니다

   

형태가 없는 신성의 그림자

   

영원한 시공간으로부터의 비행

   

그리고 최악이었던 건

   

이 세상의 꿈들

   

웃음과 비명을 위한 내 특별한 계획..

   

 

   

[10]

   

우리는 마을의 경계를 지나

   

오래된 창고에서 열리는

   

조그마한 연극을 보러 갔습니다

   

처음에는 모든 것이 괜찮아 보였습니다

   

작은 장막이 어둠 속에서 빛났고

   

인형들이 우리의 눈앞에서 춤을 추었습니다

   

처음에는 모든 것이 괜찮아 보였습니다

   

하지만 누군가 알아차렸고

   

저는 조용히 극장에서 나왔습니다

   

아니요, 실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저는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알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조그마한 팔다리의 움직임에

   

인형들의 장난이 이상해지기 시작하고

   

연약한 줄들이 팽팽해지기 시작해졌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오싹해졌고

   

뒤돌아서 극장을 나가버렸습니다

   

이 연극은 마을의 경계를 지나

   

어느 오래된 창고에서 진행되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뤄질 수 없는 일을 목격하고 싶었습니다

   

저는 볼 수 없는 것을 보고 싶었습니다

   

인형들이 뒤돌아 인형술사를 마주하는

   

완벽한 재앙의 순간을.

   

 

   

[11]

   

석양이 지고 있었고

   

저는 거대하고 텅 빈 건물의 잿빛 먼지 속에 섰습니다

   

침묵에 잔향이 더해졌을 때

   

이 세상의 모든 것은 하나의 진실을 소리쳤습니다.

   

하지만 거기에는 어떤 말도 없었습니다

   

이것은 시작이나 끝이 없는 위대한 순간이다

   

그리고 설명할 수 없는 세상의 하나의 진실은

   

이 세상의 모든 것들이다

   

이것은 시작이 있었고 끝나게 될 미약한 순간이다

   

그리고 말하기 위해서만 고안된 단어들

   

그것이 말한 세상의 부서진 파편들

   

그것이 말한 세상의 시작과 끝들

   

말하기 위해서만 고안된 단어들

   

제가 석양이 질 때 그 크고 텅 빈 건물에 섰을 때

   

이제 이 말들을 지우면 무엇이 남느냐고 그것은 물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대답하지 않았습니다

   

질문은 계속해서 메아리쳤지만

   

저는 메아리가 잦아들 때까지 침묵했습니다

   

그리고 석양이 지고 저녁이 되자

   

저는 제 특별한 계획이

   

설명할 수 없는 제 계획이

   

더 큰 어둠 속으로 들어가는 것을 느꼈습니다

   

 

   

[12]

   

목소리가 없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아니면 그들이 이 세상에 대해 아는 것들

   

그리고 그들이 이 세상에 대해 느끼는 것들 때문에

   

결코 말을 하지 않을 사람들이 있습니다

   

왜냐하면 뇌를, 망가진 뇌를 채우는 생각들과

   

몸을, 망가진 몸을 채우는 고통이

   

다른 세상들에

   

셀 수 없이 많은 다른 세상들에 존재하고

   

그 각자가 아무 말도 떠오르지 않고

   

아무도 말할 수 없는

   

영원하고 텅 빈 암흑에 홀로 서있기 때문입니다

   

망가진 생각으로만 뇌가 차있을 때

   

망가진 몸뚱아리가 고통으로만 차있을 때

   

영원하고 텅 빈 암흑에 둘러싸인 세상에 홀로 서있고

   

특별한 계획이 없는 세상에 존재할 때 말입니다.

   

 

   

[13]

   

당신이 사랑했던 모든 이들이 결국 떠났을 때

   

당신이 원했던 모든 것들이 마침내 끝났을 때

   

어리석게 빛나는 신호, 또는

   

이 세상의 수많은 참상의 일식으로써

   

당신의 모든 악몽이 어두운 시간들을 위할 때

   

당신이 차분하고 즐거우며,

   

그리고 결국에는 혼자가 되었을 때

   

새로이 찾아온 거대한 어둠 속에서

   

당신은 마침내 그 특별한 계획을 실행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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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어드 픽션 거장인 토머스 리고티가 가사를 쓴 띵곡 투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