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효과) 7-63. 무네타카의 과외선생님 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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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즈카는 가만히 픽시즈를 노려보았다. 그 역시 시즈카를 비웃음이 가득한 얼굴로 바라보았다.


“뭐가 그리 불만이신지요? 강한 자가 약한 자를 지배하는 것이 마땅한데… 당신이 할 수 있는 건 그저 그것에 순응하는 것뿐입니다.”


시즈카는 분노했으나,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픽시즈는 그렇게 계단을 내려와 이제 얼굴을 제외한 전신이 녹아내린 죠스케에게 다가가 그 특유의 조롱하는 미소를 지었다.


“방금 시즈카 죠스타가 동료들에게 도움을 청했습니다. 하지만… 안타깝군요, 그들도 당신과 똑같은 꼴이 될 거니까요.”


죠스케는 분노했지만, 그 어떠한 행동도 할 수 없었다.


“곧 ‘빅 브라더’의 ‘계획’이 완성되면… 당신들은 막을 수 없을 것입니다. 그것은 빅 브라더께서 태어나시기 전부터 계획되어 있던 일, 다시 말해 ‘운명’입니다.”


픽시즈는 단숨에 죠스케의 어깨를 깊게 베어버렸다.


“당신들이 할 수 있는 것은 그저 복종하는 것뿐.”


죠스케는 생각했다.


‘분명 시즈카가 부른 건 에르메스 씨다… 하지만 놈의 ‘능력’을 그쪽은 몰라! 어떻게 해야 하지?!’


때마침 에르메스와 유키카게, 엠포리오가 죠스케의 집 앞에 도착했다. 에르메스가 물었다.


“이봐, 카와지리. 이렇게 들어가는 건… 분명 ‘함정’이 있겠지?”


“네, 분명히 적의 ‘함정’이 있겠죠. 하지만… 저희는 그 ‘함정’이 무엇인지 몰라요. 그 ‘함정’을 알면 손쉽게 이길 수 있겠지만서도.”


그때, 엠포리오가 소리쳤다.


“저기! 저기 2층에! 시즈카야!”


2층 외벽이 투명한 상태였다. 유키카게가 소리쳤다.


“시즈카! 시즈카의 몸이…!”


“무너져 있어. 저게 적의 ‘스탠드’인가?”


엠포리오가 그것을 유심히 바라보았다.


“무언가 신호를 보내는 것 같아. 잠시만… 들어오지 말라는 건가?”


시즈카는 필사적으로 고개를 흔들고 있었다. 유키카게가 말했다.


“그런 뜻으로 보여요.”


애르메스가 말했다.


“그렇다면 적 스탠드는 ‘집 전체’를 자신의 ‘영향권’에 두고 있겠지. 아마 문을 여는 것을 ‘트리거’로 우리를 공격할 생각인거야.”


“그렇다면 어떻게 죠스케 씨와 시즈카를 돕지? 두 사람 모두 집 안에 있는데.”


에르메스가 가장 먼저 현관 앞에 섰다.


“가장 확실한 방법은… 적 ‘스탠드 유저’를 바깥으로 ‘적출’하는 거야.”


“하지만 그것도 적이 집안 어디에 있는 지 알아야 하는 거잖아요.”


엠포리오가 2층의 시즈카를 올려다보았다. 하지만 시즈카는 이미 몸의 대부분이 녹아내려 고개를 흔드는 것조차 불가능했다.


“까딱 잘못하면 죠스케 씨나 가족들이 다칠거야. 신중해야 해, 에르메스.”


“알고 있어. 키스!”


에르메스의 키스가 벽돌에 씰을 붙여 2개로 나누었다.


“우리가 서 있는 현관 옆이 ‘주방’이고, 주방에 작은 창문이 나 있어. 그 쪽으로 보이는 건 거의 없지만, 반대편 거실의 대형 유리창과 일직선으로 이어져 있지. ‘도박’이다! 카와지리, 거실 유리창을 바라보고 서 있어. 내가 벽돌을 던지면 그게 거실의 유리창을 깨 부술거야. 그럼 유리창을 가리고 있는 커튼이 젖혀지면서… ‘놈’의 위치가 드러나겠지.”


“잠깐만요, 에르메스 씨! ‘적’이 거실에 있으리란 보장이 없잖아요.”


엠포리오가 말했다.


“아니, 적은 무조건 ‘거실’에 있어. 아까 놈의 목소리를 들었거든. 놈은 확실히 상대에게 직접 다가가 조롱하는 것을 즐기는 타입이야. 저 안에 있는 사람들 중에 가장 강한 건 죠스케 씨고, 죠스케 씨는 거실에 있다고 했어. 아마 놈은 지금도 무력화된 죠스케 씨를 조롱하고 있겠지.”


“카와지리, 이건 ‘속도’가 중요해. 네가 놈의 위치를 파악하는 순간에 너와 나의 경로 사이로 놈이 위치해야 하니까. 그리고 그렇게 되는 즉시!”


에르메스는 벽돌에 붙은 씰을 보였다.


“이 ‘씰’을 떼 버려. 놈이 반응하는 것 보다 더 빠르게 날아갈거야.”


“네.”


유키카게가 집 뒤쪽으로 달려가자, 에르메스는 벽돌을 들고 모든 준비를 마쳤다. 혹시나 몰라 유키카게를 따라갔던 엠포리오가 돌아왔다.


“준비 다 됐어.”


그리고, 에르메스는 마치 공을 던지는 투수처럼 벽돌을 집어 던졌다.


“우샤아아아아아!!”


벽돌이 주방 유리창을 깨는 순간, 스산한 기운이 한차례 풍기더니 깨진 유리창 너머에서 수없이 많은 발자국이 폭발적으로 뿜어져 나왔다.


“엎드려!”


에르메스와 엠포리오는 간신히 스탠드 공격을 피했다. 그리고, 에르메스가 던진 벽돌은 픽시즈를 한참 지나 거실의 유리문을 산산조각내고 유키카게에게 잡혔다. 그 충격에 커튼이 펄럭이며 유키카게의 눈에 픽시즈가 들어왔다. 픽시즈는 상황은 전혀 모른 채 죠스케를 바라보며 그 조롱하는 미소를 감추지 않았다.


“아쉽게도 당신의 동료라는 사람은… 정말이지 멍청하기 그지없군요. 기껏 생각해낸 게… 고작 맞을지 아닐지도 모르는 벽돌 던지기라니. 웃겨요. 이제 그들도 당신처럼 제 스탠드에게 무너지겠죠. 저 청년처럼…”


하지만, 죠스케는 ‘러브 앳 퍼스트 스팅’에 덮쳐지기 직전인 유키카게를 보더니 오히려 남은 근육을 다해 그를 비웃었다. 

그리고, 유키카게는 벽돌을 든 채로 몸을 던졌다. 그것은 픽시즈의 스탠드를 피하기 위함은 아니었다. 그저… 에르메스와 자신 사이에 픽시즈를 두기 위함, 그 뿐이었다. 놈의 스탠드에 의해 순식간에 하체가 진흙처럼 무너져 내리는 순간, 유키카게는 벽돌에 붙은 씰을 땠다. 벽돌이 에르메스의 손을 떠나 이미 부서진 주방 유리창을 완벽하게 박살내며 날아들었고, 정확히… 온 몸이 무너지는 유키카게를 보며 조롱하던 픽시즈의 좁은 등짝을 들이 받았다. 

그와 동시에 유키카게는 손가락을 움직였고, 대폭발과 함께 놈의 몸이 공중으로 1미터 가까이 뜨더니 그대로 피와 함께 거실에서 튕겨 나와 마당을 뒹굴었다. 폭발의 충격에 이어 반쯤 깨진 유리창을 들이받아 온 몸에 유리가 박힌 픽시즈는 피를 한가득 토하더니 빠르게 몸을 일으키려 했다.


‘이… 이런 말도 안 되는 일이! 도망쳐야 해! 이미 나는 이길 수 없어…’


그러나, 이미 완전히 회복된 죠스케와 시즈카를 비롯해 모두가 그를 포위하고 있었다. 죠스케가 화를 꾹꾹 눌러 참은 목소리로 말했다.


“뭐라고 했더라…? ‘강한 자’가 ‘약한 자’를… 뭐 어쩐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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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인들은 성장하면서 역변하는 경우가 많던데 엠포리오도 크면 이런 느낌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