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효과) 7-69. 몰래 지켜보다 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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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키카게의 집, 시즈카는 홈 카메라를 침대 정면, 손 뻗으면 닿을 자리에 설치했다.


“유키, 개인적인 ‘궁금증’인데 유키의 옆집 사람들은 어때?”


“옆집? 2층에는 나 말고 2명 밖에 안 살아. 한 명은 너도 봤어, 야마모토 씨인데 29세고 직업은 프리터. 덩치가 크고 음흉하게 생기긴 했지만 사실 예의 바른 분이야. 생긴 것 때문에 오해를 많이 사서 사람들이랑 거리를 좀 두시지. 다른 한 명은 키다 헤드란 분이고 25세. 어머니가 미국인이셔. 직업은 알 수 없지만 재택근무로 추정, 집 밖으로 자주 나오는 사람은 아니야.”


“그렇구나.”


그렇게 말한 시즈카는 갑자기 옷을 벗었다. 깜짝 놀란 유키카게가 물었다.


“뭐 하는 거야!”


“감정의 ‘격한 변화’를 트리거로 삼는다면… 역시 이게 가장 편하지 않겠어?”


“그, 그렇다 해도… 갑자기 그러면…”


“걱정 마, 준비는 다 했어. 그러니 유키도 빨리 벗어!”


“이렇게 갑자기 그러면… 바로바로 할 수 있는 게 아니란 말이야.”


시즈카는 묘한 웃음을 보였다.


“침대 위에선 짐승이면서? 그런 말이 나오네?”


잠시 후, 본격적으로 시작하려던 때에 시즈카가 말했다.


“뒤로 하자. 그 ‘스탠드’는 분명 ‘카메라’를 통해서 나타났어. 카메라를 지켜보다 놈이 나오는 순간 공격할 거야.”


유키카게는 못마땅하는 표정을 짓더니 이내 몸을 움직였다. 시즈카는 몸이 흔들리는 와중에도 카메라를 향해 시선을 고정했다.


“끙… 유키, ‘기분’은 알겠지만 너도 카메라를 계속 바라봐야 해.”


“말이 쉽지… 시즈카가 내 ‘입장’이 된다면… 그거 정말 어려운 일이라는 걸 알텐데.”


“모르기 때문에… 말할 수… 있는 거야…”


“시즈카, 자세 흐트러졌어… 카메라를 보라며.”


슬슬 둘 모두 호흡이 거칠어질 때쯤, 시즈카는 생각했다.


‘이제 나타나야 할건데… 분명 나타난다. 그 스탠드는 우리의 ‘의도’ 따위 알아차리지 못해! 분명 이걸 트리거로 나타날 거야.’


그 순간, 카메라가 반짝이더니 렌즈를 통해 그 스탠드가 모습을 드러냈다. 시즈카는 기다렸다는 듯 네버마인드를 꺼냈다.


“거기다아아아아!!”

“도라라라라라라라라라라라라! 앗!”


네버마인드의 주먹은 홈 카메라를 산산조각 내고 놈의 턱을 스치는 데에 그치고 말았다.


“카아아아아…! 카가각!”


놈은 기괴한 비명을 지르며 두 사람을 지나 벽 뒤로 사라졌다. 시즈카는 고통을 참았다.


“타격을… 입히는 데는 성공했는데…! 망하아아알!! 유키, 어떻게 좀 해 봐! 놈을 놓치게 생겼다고!”


“나도 뭘 해보고 싶은데… 이건… 말 그대로야! 말 그대로 ‘빼도 박도 못하는 상황’이라고. 뜨, 뜯어지는 느낌이야. 아니, ‘뽑히는’ 느낌이라고! 뭘 그렇게 긴장을 한 거야?!”


“그러니까 내가 그러고 싶어서 그런 게 아니라니까!”


몇 분 후, 둘은 간신히 분리되어 집 밖으로 나왔다. 유키카게가 말했다.


“간신히 ‘분리’해서 나온 건 좋았는데, 이제 어떻게 찾아야 하지? 이미 놈은 저 멀리 달아났을 거야.”


“아니, 놈은 멀리 도망치지 않았어. 그 ‘스탠드’는… 네버마인드의 공격을 회피했어. 그건 ‘자동추적형’ 스탠드에게선 나올 수 없는 모습이야. 즉, 놈은 가까이 있어! 아마도 유키의 이웃일거야!”


“이웃? 하지만 내 이웃이라고 한다면…”


“야마모토 씨, 그리고 키다 헤드 씨. 둘 중 하나라는 거지!”


“일단 두 사람을 불러내 보자.”


잠시 후, 유키카게의 이웃 두 사람이 모두 집 밖으로 나왔다. 야마모토는 더위에 숨을 헐떡이며 물었다.


“카와지리 씨, 갑자기 무슨 일이죠? 이 한여름에 키다 씨까지 불러내선…”


“잠시 실례하겠습니다, 야마모토 씨, 키다 씨. 이리저리… 물어볼 것이 있어서요. 저 말고, 이쪽이요.”


시즈카는 두 사람을 향해 고개를 숙였다.


“시즈카 죠스타라고 합니다.”


야마모토가 말했다.


“아! 아가씨가 카와지리 씨가 그렇게 자랑하던 여자친구군요. 카와지리 씨에게서 이야기 많이 들었습니다.”


“아… 감사합니다. 아무튼, 죄송하지만 두 분 다 ‘마스크’를 벗어주실 수 있나요?”


여태까지 침묵을 지키던 키다가 입을 열었다.


“이유를 물어봐도 되겠습니까?”


시즈카는 잠깐 침묵하다 입을 열었다.


“요즘 저희 두 사람을 ‘도촬’하는 사람이 있는데, 간신히 구한 ‘증거’가 ‘하관’이라서 말이예요. 두 분을 ‘용의자’로 취급하는 것은 정말 죄송하게 느끼지만, ‘마스크’를 벗어주시면 좋겠어요.”


키다가 무뚝뚝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건 너무 허무맹랑한 소리 같군요. ‘하관’이라는 것은 사람마다 차이가 있기 마련이고, 저와 야마모토 씨는 ‘체형’부터 차이가 나는데 마스크가 중요한 것이 아니지 않습니까? 게다가 아가씨와 저는 처음 보는 관계인데… 다짜고짜 처음 보는 사람을 ‘용의자’ 취급하는 건 ‘무죄추정의 원칙’도 어긋나고 굉장히 예의에 어긋난 행동이라고 생각합니다만?”


야마모토도 고개를 끄덕였다.


“확실히 ‘도촬’을 당하셨다는 것에는 할 말이 없지만 그건 좀 아닌 것 같습니다. 차라리 ‘경찰’에 이야기하시는 게 좋을 것 같네요. 죄송하지만 ‘아르바이트’ 시간이 다 돼서 그런데 먼저 가봐도 될 까요?”


“저도 이제 시간이 다 돼서 들어가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상사가 미국인이라서 그런지 시간관념에 철저해서 말입니다. 당신이라면 이해하겠죠?”


유키카게가 말했다.


“시즈카, 일단은 죠스케 씨에게 알리고 다르게 접근하자.”


“아니, 두 사람 모두 그 자리에서 멈춰요. 범인은… 이 안에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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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r. KIDA?

내가 만들었지만 참 맛이 간 커플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