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효과) 7-70. 몰래 지켜보다 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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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의 시선이 시즈카에게 집중되었다. 시즈카는 주머니에서 선글라스를 꺼내 쓰더니 만화의 한 장면처럼 선글라스를 손가락으로 올렸다.


“시즈카, 그게 정말이야? 갑자기 ‘탐정 만화’ 코스프레가 하고 싶은 건 아니지?”


시즈카는 의기양양한 얼굴에 팔짱까지 끼고 선언했다.


“나 시즈카 죠스타, 아버지의 이름을 걸고! 범인은 이 안에 있는 게 확실해.”


키다가 말했다.


“잠깐만요, 당신이 ‘탐정’이나 ‘형사’라도 된다는 이야기입니까? 갑자기 범인이니 뭐니, 아까부터 사람을 범죄자로 취급하는데 굉장히 불쾌하군요.”


야마모토 역시 고개를 끄덕였다.


“도촬을 당했다는 마음은 이해하지만 이러시면 곤란합니다.”


하지만 시즈카는 두 사람의 말을 철저하게 무시하고 키다에게 다가갔다.


“Mr. 키다. 당신… 어떻게 제가 ‘영국인’인 줄 알고 있죠?”


키다는 의아하다는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영국인? 당신 ‘미국인’이잖소.”


그 순간, 시즈카의 표정이 싹 변했다.


“역시… 당신이 ‘범인’이지?”


동시에 네버마인드가 단숨에 키다의 마스크를 벗겼다. 유키카게가 소리쳤다.


“앗! 키다 씨의 턱이!”


키다가 쓰고 있던 마스크 너머는… 텅 비어서 입천장이 비치고 있었다. 키다는 당혹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그렇구나! 시즈카의 함정이었어! 시즈카의 ‘국적’을 알고 있다면 자연스럽게 ‘진실’을 이야기할 것이라는 가정 하에 나온 ‘함정’이야!’


“당신이 나를 ‘외국인’으로 취급할 때 떠오른 ‘트릭’이야. 너… 생각보다 엄청 멍청하구나?”


키다의 표정이 일그러졌다.


“으으윽… OK 컴퓨터!!”


“도라아아!!”


그러나, 키다의 스탠드는 무엇 하나 해보지도 못한 채 네버마인드가 때려 눕혀 버렸다. 키다 역시 똑 같이 얻어 맞고는 복도를 굴렀다. 야마모토는 쓰러진 키다를 바라보며 어쩔 줄 몰라 했다.


“대… 대체 이건?!”


유키카게가 말했다.


“야마모토 씨, 저희가 알아서 할 테니 일하러 가세요. 당장.”


야마모토는 후다닥 도망쳤다. 시즈카는 기어서라도 달아나려던 키다의 등을 짓밟았다.


“방금 전까지 그 기세등등한 모습은 어디로 사라졌지이이? 키다 헤드 씨?”


키다는 비굴한 표정으로 무릎을 꿇었다.


“미, 미안해. 용서해 줘! 맞아! 내가 ‘도촬’했어! 미안해! 영상은 모두 ‘삭제’할 게. 아직 내 하드디스크에만 있으니까…! 용서해 줘. 제발!”


“너도 ‘빅 브라더’가 보낸 사람이야?”


“빅… 브라더? 소설 말하는 거야? 무슨 소리인지 모르겠어.”


유키카게가 말했다.


“이건 거짓말이 아닌 것 같아. 애초에 ‘빅 브라더’가 보낸 놈이 그런 음습한 짓을 할 리도 없을 것 같고.”


“Hmm… 확실히 이런 놈이 ‘빅 브라더’의 부하일 리 없지.”


“뭐, 뭔지는 몰라도… 용서해주시는 건가요…?”


“하지만! 용서해주고 싶은 마음도 없어. 너 같은 음습한 자식은 더더욱!”


“젠장! 나라고 이러고 싶어서 이러는 줄 알아?! 사람은 자신의 마음 밑바닥을 타인에게 감춘 채 생활하지 하지만… 영원히, 그 누구에게도 자신의 본성을 드러내지 않고 평생을 살아갈 수 있을까? 아니야! 난 그저 ‘도촬’에 흥미를 가졌고, 그건 사회적으로 ‘지탄’ 받는 행위이기 때문에 숨길 수밖에 없었어! 오로지 나의 ‘유흥’을 위해 사용해 왔다고! 이건 그냥…!”


그 순간, 유키카게의 발차기가 키다의 배를 강타했다. 기다가 배를 붙잡고 뒹굴자, 유키카게는 더 이상 때릴 가치도 없다는 듯 그를 흘겨봤다.


“시간이 아까워. 그걸 들어준 시간이 아까울 정도로 쓰레기 자식이야.”


시즈카도 동감이라는 듯 그를 경멸했다.


“이전에 만난 놈들과는 결이 다른… 망할 쓰레기 자식. 경찰에 넘기자.”


“젠장할 시즈카 죠스타!! 난 전부 ‘알고 있다’고!! 네가 어떤 짓을 했는지, 무슨 일이 있었는지 전부! 너… 그 ‘남자’랑…!”


“샤밧!”


다이너마이트 퀸이 한 주먹에 그를 제압해 버렸다. 그의 몸이 축 늘어지자, 유키카게는 고개를 저었다.


“이제 됐어, 들어줄 가치도 없는 놈의 말은. 경찰에 신고하자.”


키다 헤드의 행각은… 오래지 않아 집에 들이닥친 경찰들에 의해 들통났다. ‘방법’은 알아내지 못했지만, 그의 집 하드디스크에 잔뜩 저장된 몰래 카메라가 증거가 되어 즉시 체포되었다. 형량은 가석방 없는 징역 5년 형. 덤으로 죠스케 씨에게 출소 후 한번만 더 스탠드를 쓰다 걸리면 지구 끝까지 쫓아가 박살을 내버리겠다는 협박까지 들었으니, 이제 안심해도 될 것 같다.


그리고, 어느 방. 아이언 메이든은 자신을 찾아온 남자의 이야기를 가만히 듣다가 입을 열었다.


“확실히… 재단이 추적하고 있다면 한동안 잠적해야 할 때로군. 수고했다, 야마모토. 카와지리 유키카게의 옆집에 사는 너를 고용한 게 헛되지는 않았구나.”


그 남자, 야마모토는 황송하다는 얼굴로 손을 비볐다.


“가, 감사합니다 빅 브라더 님. 그런데… 그… 이전에 하신 ‘약속’ 말입니다요.”


“아… 그래. 지금 ‘보상’해주마.”


어둠 속에서 빅 브라더, 테라다 미키가 나타나자 야마모토는 황송하다는 듯 무릎을 꿇고 고개를 조아렸다.


“일어나라, 야마모토. 때가 되었으니 너도 나의 ‘세례’를 받아라. 네가 나아가야 할 길은 두 가지… 하나는 ‘선물’을 받고 나의 ‘사도’가 되는 것. 다른 하나는… 그러지 못하고 ‘유다의 사제’가 되는 것!”


미키는 거대한 화살로 야마모토를 찔렀다. 야마모토는 피를 한 바가지 토하더니 그대로 쓰러졌다.


“빅… 브라더 님…”


미키는 화살을 뽑더니 야마모토를 바라보지도 않고 무덤덤하게 중얼거렸다.


“아쉽게도… 넌 ‘유다의 사제’다. ‘아버지’를 섬길 ‘자격’이 없어. 치워라.”


미키는 소파에 앉더니 달력을 바라보았다.


‘곧 서머 시즌이로군. ‘재단’이 추적한다면 일단 이 도시에서 한동안 멀어지는 게 좋겠어. 도쿄의 ‘국회’도 신경을 써야 하고.’


미키는 어딘가 낯익은 미소를 지었다.


“여름 휴가를 마음껏 즐겨라, 시즈카 죠스타. 머잖아 ‘천국’이 오게 되면… 그땐 모두 ‘아버지’의 그림자 아래 무릎 꿇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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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탠드명: OK 컴퓨터 - 유저: 키다 헤드

파괴력 - E 스피드 - B 사정거리 - A 지속력 - A 정밀동작성 - B 성장성 - D

능력 - 카메라에 동화하는 스탠드로, 범위 안의 격렬한 감정의 변화가 감지되면 주변 카메라에 동화해 그것을 촬영한다. 촬영한 영상은 유저의 컴퓨터와 연동되어 있어 곧바로 전송된다. 스탠드와 유저의 시선은 공유가 가능하다.

참고로 다음 화는 일상 수준의 평범한 화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