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효과 2-34. 에시디시의 불타는 피

----------

그 시각 메시나와 시저의 시련장, 메시나는 시저에게 공격을 날렸다.


“받아라, 시저!!”


“샤본 런처!!”


메시나의 주먹이 시저의 비눗방울에 부딪치자 파문의 반동에 의해 메시나는 공중에서 몇 바퀴를 돌다가 외줄 위에 착지했다. 시저가 덤벼들자 메시나는 팔을 뻗어 그를 막았다.


“잠깐, 시저! 거기까지! 이대로 계속 했다가는 어느 한 쪽이… 혹은 양쪽 모두 죽는다. 아니… 분하지만 아마 내가 패하겠지… 나는 이곳에서 너보다 10년 먼저 수련한 선배다만, 네놈의 샤본 런처에 담긴 파문의 스파크에 오른팔 털이 전부 빠지고 말았어!! 이렇게 꼴사나운 모습이 되었으니 어쩔 수 없지. 최종 시련… 군소리 없이 합격이다, 시저!”


시저는 가볍게 인사를 한 뒤 원래 기둥으로 돌아가 자신의 짐에서 쌍안경을 꺼내 죠셉 쪽을 바라보기 시작했다.


“후후후! 네놈이 합격한 것보다도 그 덜렁이의 최종 시련이 더 마음에 걸리나, 시저?”


메시나가 팔짱을 끼며 웃자 시저가 말했다.


“내가 겨우 20일 남짓한 기간 동안 이렇게까지 파문을 익힐 수 있었던 것은 죠죠의 성장에 뒤처지고 싶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나도, 죠죠도, 그들 셋과의 싸움에서 살아남을 겁니다. 그리고 말해두겠는데, 죠죠는 덜렁거리며 밉살맞은 소리는 해도 마음 깊은 곳에 장점이 있는 녀석이죠.”


“헹! 친구를 사귀는 건 서툴면서 한번 반하면 여자를 좋아하는 것보다도 더하구만!”


시저는 쌍안경에 눈을 대고 죠셉 쪽을 바라보았다. 그 순간, 시저는 자신의 눈에 보인 광경을 믿을 수가 없었다.


“뭐… 뭐야, 저게!”


“응? 왜 그러냐?”


죠셉은 아슬아슬하게 몸을 젖혀 피했다.


“쯧, 간교한 방법으로 피하다니…”


에시디시의 피가 묻은 마스크가 그 부분이 흐물흐물하게 녹으며 끓어오르고 있었다.


“노… 놈의 혈관침을 마스크로 막은 것까진 좋았는데 으아악!”


피가 묻은 마스크에서 불길이 솟자 그 바람에 죠죠는 발을 헛딛어 아래로 떨어졌다. 가시에 가볍게 배인 죠셉이었으나 머리 부분에 위치한 가시를 피하기 위해 죠셉이 머리를 틀자 마스크가 가시에 관통 당하며 마스크가 뜯겨 나가 마스크에 묻은 피가 죠셉의 입술에 튀었다.


“으아아아아뜨뜨뜨! 뭐 이런 엿 같은 피가 다 있어!”


“죠죠가 싸우는 상대는… 이, 이럴 수가, ‘에시디시’! 놈이 이 섬에!”


시저의 말에 메시나도 크게 놀랐다.


“뭐야~!! 로긴즈! 로긴즈는 어딨지?”


“어… 없어요! 이럴 수가! 여기서 저 섬까지 가려면 5분은 걸리는데! 카즈나 와무우는 없는 것 같았지만…”


죠셉은 자신의 입술을 만졌다.


“빌어먹을!! 오랜만에 섹시한 입술이 마스크 밖으로 외출하셨는데~ 살짝 데였잖아, 이 자식아!”


“죠죠, 너… 지금… 그런 밉살맞은 소리를 지껄이는 척하면서, 사실은 속으로 작전을 생각하고 있었지? 오! 창백해졌군, 죠죠… 정곡을 찔렸나보군. 내가 너무 제대로 맞춰버렸…나아?!”


에시디시는 죠셉을 한껏 깔보면서 그를 비웃었다. 자신의 행동을 간파하고 있는 에시디시에 죠셉은 긴장할 수밖에 없었다.


‘후… 내 다음 작전은, 역시 ‘실’ 작전… 놈의 공격을 피하는 척 이리저리 도망치면서 이 돌침 끄트머리에 실을 묶어 사방에 펼쳐두는 것. 놈에게 실이 들통나지 않도록… 그 실의 결계에 들어온 순간 놈의 몸에 실을 감아 파문으로 쓰러뜨리는 것!!’


그 순간, 에시디시는 기분 나쁜 미소를 지었다.


‘비… 빌어먹을. 짜증나는 웃음이야… 설마 이 작전을 간파한 건 아니겠지? 아니, 들킬 리 없어… 실을 펼치는 낌새를 보이지 않고 결계를 만들어가면 놈은 반드시 함정에 빠질 거야.’


그때, 에시디시는 웃으면서 가시에 자신의 몸을 꿰고 있었다.


“큭큭큭큭큭!”


그 모습을 지켜보던 시저가 소리쳤다.


“뭐… 뭐지? 에시디시가 자기 몸을 돌침에 꿰고 있어!!”


그러더니 에시디시는 몸을 일으켜 공중에서 회전하며 가시에 박혀 생긴 등의 구멍에서 혈관을 잔뜩 뽑았다.


“괴염왕 대차옥(大車獄) 유법(모드)!”


시저는 에시디시의 수법에 경악했다.


“노… 놈의 혈관이, 송곳에 찔렸던 등의 상처에서! 고슴도치처럼 튀어나왔다!!”


죠셉은 에시디시의 혈관을 피하며 도망쳤다.


“이 에시디시의 손아귀에서 언제까지 도망쳐 다닐 수 있을까?”


그때, 에시디시는 죠셉의 모자에서 실이 뽑혀 나오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이제야 눈치 채신 모양이군… 어째서 내 모자가 점점 작아지는지! 넌 결계 안에 있다! 이 모자는 울 100퍼센트지! 파문이 자알 통한다고!”


그러나 에시디시는 웃고 있었다.


“그러셔~”


그 반응에 오히려 죠셉이 당황했다.


“뭐… 뭐야, 왜 웃어! 어떻게… 아직도 웃을 수 있지!”


죠셉이 당황하자 에시디시가 능글맞게 말했다.


“너는 이제 ‘밟아주마, 그 실실대는 낯짝을!’이라고 한다…”


“밟아주마, 그 실실대는 낯짝을!”


죠셉은 자신이 에시디시의 페이스에 넘어왔다는 것을 알고 크게 경악했다.


“내… 내 주특기를!”


“죠죠! 결계라 했나?! 자아알 봐라! 결계를 펼쳤던 건 바로 나였다!”


에시디시의 발톱에서 혈관이 나와 가시들을 감고 있었다. 지켜보던 시저가 말했다.


“실 아레에! 에시디시의 발에서 나온 혈관이 주변 돌침 일대에 펼쳐졌어!”


에시디시의 혈관이 죠셉이 펼쳐 놓은 실들을 끊기 시작했다.


“네놈의 작전 정도는 이미 오래 전에 간파했다 이 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