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효과 3-69. 하이 프리스티스(여사제) 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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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나레프가 소리쳤다.


“잔짜냐?! 이미 산호초가 보인다고! 앞으로 수백 미터면 이집트에 상륙할 텐데!”


카쿄인이 정신을 잃은 죠셉을 부축했다.


“죠스타 씨! 상처는 얕지만 기절했어. 잘린 손이 의수라서 다행이야.”


그때, 전화가 울리기 시작했다. 폴나레프가 전화를 바라보며 신경질적으로 소리쳤다.


“이럴 때에 대체 누가?!”


카쿄인이 소리쳤다.


“신경 쓰지 마세요, 폴나레프! 다른 데는 신경 쓰지 마세요!”


그때, 압둘이 말했다.


“하이 프리스티스. 적은 여사제의 암시를 가진 스탠드다.”


죠타로가 물었다.


“알고 있나?”


“들은 적이 있어… 스탠드 유저의 이름은 미들러. 상당히 먼 거리에서도 조종이 가능한 스탠드니 본체는 물 밖에 있겠지. 능력은 금속이나 유리 같은 무기질이면 무엇이든 변신할 수 있다… 플라스틱이나 비닐도 물론이고. 만져도, 두드려도, 공격하기 전 까지는 분간할 방법이 없다고 해…”


폴나레프가 말했다.


“하지만… 어디를 통해 이 잠수함에 숨어든 거야?”


그 순간, 한차례 큰 소리와 함께 함 내로 물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덕분에 폴나레프를 비롯한 모두가 하이 프리스티스가 어떻게 침입했는지 눈치챘다.


“그렇군. 이렇게 된 거였어? 단순히 구멍을 뚫고 들어온 거란 말이지?”


압둘이 계기판을 확인했다.


“부상 시스템을 망가뜨렸군. 계속 가라앉는다!”


카쿄인도 기기를 확인하며 말했다.


“어느 샌가 산소도 거의 바닥났어! 항해 불가능이다!”


그때, 또다시 전화가 울렸다. 폴나레프가 소리쳤다.


“시끄러워, 이럴 때에! 어디의 누구냐?!”


죠타로가 전화기 앞으로 다가가자 압둘이 다급히 그를 말렸다.


“죠타로, 섣불리 주변을 건드리지 마!”


죠타로는 전화를 받았다.


“Hi, 죠셉, 나야.”


전화를 건 이는 수지Q였다.


“많이 이야기하지 못해서 로제스를 추궁해서 전화번호를 알아냈어”


수화기 너머에서 아무 말도 없자 수지Q가 다시 물었다.


“왜 아무 말 않고 있어? 게다가 되게 소란스러운 호텔이네 사이렌 같은 게 울리고 있고… 그리고 그 물소리. 배관이 터지기라도 한 거야?”


마침내 죠타로가 입을 열었다.


“미안하지만 영감은 지금 전화를 받을 수 없어”


수지Q는 그 목소리에 깜짝 놀랐다.


“그 목소리는 설마?! 죠타로?! 죠셉은? 일본에 있을 터인 네가 왜 출장처에 있는 거니? 대답하렴, 죠타로!”


수지Q의 얼굴에서 50년 전에나 느꼈던 불안감이 엄습했다. 잠깐의 침묵이 흐른 뒤, 죠타로가 마침내 입을 열었다.


“걱정할 필요 없어, 수지 할머니. 영감에겐 내가 있으니까. 그럼 끊는다. 진정되면 나중에 다시 걸 테니…”


수지Q가 다급히 그를 불렀으나, 이미 전화는 끊겨 버렸다. 압둘이 소리쳤다.


“꽉 붙잡아! 해저에 충돌한다!”


폴나레프가 소리쳤다.


“Oh, My God! 역시 이렇게 되는 구나! 우리가 뭘 타면 꼭 작살이 나더라.”


죠타로는 몸을 일으키며 모자를 정돈했다.


“두 번 다시 잠수함은 타지 않을 거다…”


수지Q는 전화를 걸었지만 더 이상 신호가 가지 않았다.


“이상하네, 방금까진 이어졌는데 왠지 전화가 불통이 됐나 봐… 그건 그렇고… 어째서 죠타로가?”


폴나레프는 기절한 죠셉을 들쳐 매고는 숨을 헐떡였다.


“어이, 산소가 적어졌어.


그때, 죠타로가 말했다.


“카쿄인. 스탠드 녀석, 어떤 계기로 변했는지 봤나?”


카쿄인이 계기 하나를 가리켰다.


“부… 분명 이 계기로 변한 것처럼 보였는데…”


죠타로가 스타 플래티나를 꺼내 계기를 건드리려 하는 그때, 카쿄인의 뒤에 있던 비상등이 하이 프리스티스가 되어 카쿄인을 노렸다. 압둘이 소리쳤다.


“아니야, 죠타로! 이미 이동했다! 카쿄인의 뒤에 있어!”


카쿄인은 몸을 틀었으나 하이 프리스티스의 공격을 완전히 피하지 못하고 목이 베였다. 카쿄인이 목에서 피를 흘리며 주저앉자 죠타로가 재빨리 스타 플래티나로 공격했으나 하이 프리스티스는 빠르게 회피한 다음 계기와 하나가 되었다. 압둘이 소리쳤다.


“다들 문 쪽으로 가! 계속해서 기계 표면을 따라 변신하면서 이동하고 있다!”


폴나레프가 말했다.


“그런 말을 해도…”


“이 방에 있다간 다들 조금씩 부상을 당하며 타격을 입게 돼! 카쿄인, 괜찮아?!”


카쿄인은 고개를 끄덕였다.


“다들 옆방으로 이동하자! 밀실로 만들어 가두는 거야!”


압둘이 문 손잡이를 잡는 순간, 손잡이가 하이 프리스티스가 되었다. 하이 프리스티스가 소리를 지르자 압둘은 얼어붙었다.


“이… 이럴 수가. 이미 이동해서… 손잡이로 변했…”


하이 프리스티스가 손톱을 꺼냈다.


‘손을 놓아야 해! 놈의 손톱은 죠스타 씨의 의수마저도 절단했다!’


하이 프리스티스가 압둘을 공격하는 순간… 스타 플래티나가 그것의 팔을 붙잡고 문에서 때어냈다. 폴나레프가 소리쳤다.


“좋았어! 잡았다!”


하이 프리스티스는 스타 플래티나의 양손에 잡혀 소리를 질렀다.


“뿌끼이이이이익!!”


“스타 플래티나보다 재빠르게 움직일 수는 없었던 모양이군. 이놈을 어떻게 할까?”


폴나레프가 말했다.


“죠타로, 주저할 거 없어! 봐주지 마! 냅다 목을 뜯어버리자고, 냅다!”


“Aye, Aye, Sir.”


스타 플래티나가 힘을 주자 양 손에서 피가 튀었다. 그런데, 오히려 고통을 호소한 것은 죠타로였다. 스타 플래티나의 손에는 하이 프리스티스가 변신한 면도날이 박혀 있었다.


“이, 이 자식… 면도날로 변신했어!”


하이 프리스티스는 시끄러운 웃음소리와 함께 그 자리에서 튀어올라 잠수함 벽에 달라붙어 그들을 비웃었다. 죠타로가 말했다.


“이… 이럴 수가!”


압둘이 중얼거렸다.


“이놈… 강하다!”


카쿄인이 말했다.


“죠타로에게 한 방 먹이다니… 엄청난 놈이다!”


그때, 폴나레프가 실수로 떨어뜨려 차가운 바닷물을 잔뜩 뒤집어쓴 죠셉이 깨어났다.


“이… 이 상황은?! 잘은 모르겠지만 위기인가?!”


“좀 닥쳐, 영감.”


압둘이 공격 태세를 취했다.


“직접 닿을 때 당한다면 닿지 않으면 될 뿐! 매지션즈 레드!”


하이 프리스티스가 매지션즈 레드의 불꽃을 가볍게 회피하자 이번엔 실버 채리엇이 칼을 휘둘렀다. 그러나, 하이 프리스티스는 금속으로 변해 칼날을 튕겨냈다.


“제길, 단단해! 채리엇의 칼날이 들지 않다니!”


그것은 계속해서 소름 끼치는 웃음소리를 냈다. 죠셉이 말했다.


“놈의 모습이 보이는 때가 물러날 때로군.”


압둘이 소리쳤다.


“다들, 물러나자!”


문을 통해 죠타로를 제외한 모두가 빠져나가자 압둘이 말했다.


“상대하지 마, 죠타로! 또 변신하기 시작했다! 침수하고 있으니 일단 놈을 가두는 게 먼저야. 어떻게 싸울지는 그 뒤다!”


죠타로는 하이 프리스티스를 노려보았다. 그것이 시끄러운 웃음소리와 함께 사라지자 죠타로는 나지막이 말했다.


“네놈은 나 쿠죠 죠타로가 직접 박살 내주마.”


문이 닫혔다. 모두가 복도를 달릴 때, 죠셉이 말했다.


“뭐라고? 죠타로, 너 수지의 전화를 받은 게냐?! 정말이지, 쓸데없는 짓이나 하고! 됐다, 일단 이 궁지에서 탈출하고 나서 생각하자! 나에게 맡겨라!”


“방법이라도 있어?”


“그래, 특출난 게 있거든. 나 죠셉 죠스타는 이런 상황쯤 몇 번이나 경험했다!”


그 시각, 뉴욕. 수지Q는 걸리지 않는 전화기를 들고서 물었다.


“어째서 죠타로가 죠셉과 같이 있는 걸까? 무언가 들은 건 없어?”


로제스는 그녀에게서 눈을 돌렸다.


“아니요…”


수지Q는 몇 십년은 족히 바라보았던 뉴욕의 야경을 바라보며 조용히 미소를 지었다.


“그래도 오랜만에 그 아이의 목소리를 들어서 좋았어. 최근엔 제법 와일드 해졌다던데… 근본은 가족을 생각하는 상냥한 아이니까 분명 이래저래 죠셉을 도와주고 있는 거겠지.”


로제스는 그녀에게서 몸을 돌리곤 숨죽여 흐느꼈다.


‘그렇습니다, 사모님. 지금 죠타로 님과 죠셉 님께선 아마 힘을 합쳐서 싸우고 계실 겁니다. 홀리 아가씨를… 둘도 없는 소중한 분을, 악의 주박에서 구해내기 위해서…’


그때, 분명 방금까지 소파에 앉아 졸고 있던 리사리사가 말했다.


“그럼… 죠타로는 대단하고 말고… 그 아인 상상도 못할 운명을 지니고 있는 아이니까…”


두 사람이 놀라 그녀를 돌아보았을 때, 그녀는 코를 골며 자고 있었다. 수지Q는 걱정스러운 얼굴로 창 밖을 바라보았다. 한편, 죠스타 일행은 복도를 달리고 있었으니… 카쿄인이 말했다.


“이제부터 어쩌지요?! 놈인가, 우리인가, 갇힌 게 어느 쪽인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놈이 늦든 이르든 간에 저 방에서 구멍을 뚫고 이곳까지 올 거예요!”


압둘이 말했다.


“기계투성이의 밀실 속에서는 압도적으로 우리가 불리하다! 이 잠수함은 이미 틀렸어. 버리고 탈출할 수밖에! 일단은 이집트에 상륙하는 거다!”


폴나레프가 소리쳤다.


“하지만 여긴 해저 40미터! 그리 갚지는 않지만, 어떻게 바다 위로 나가지?!”


그에 대한 대답은 스쿠버 다이빙이었다. 폴나레프가 당황해서 말했다.


“이번에는 스쿠버 다이빙이야…? 난 경험도 없다고, 이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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