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효과 3-98. ‘세트신’ 알레시 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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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일났다! 주… 죽는다! 죠타로다아! 하필 이럴 때에에에에!’


죠타로는 알레시가 부수고 뛰어내린 창문을 바라본 다음 말했다.


“창문에서 피투성이로 떨어지다니, 심상 찮은걸…”


알레시는 잔머리를 굴렸다.


‘침착해라… 침착해야 한다… 이럴 때야말로 냉정한 놈이 승리한다… 생각해보면 죠타로는 지금 어른 폴나레프를 찾는 중… 나를 모르지…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시치미를 뚝 데다가 허점을 노려 공격해주마!’


알레시는 연기라는 티가 팍팍 나는 연기를 하기 시작했다.


“아앗, 우리 주인 마님에게 야단 맞겠네! 창문을 닦다가 발이 미끄러졌어! 어떡해에~ 야단맞겠네~”


그때, 어려진 폴나레프가 창문 위에 올라서 알레시에게 소리쳤다.


“거기 서, 이 망할 아저씨야!”


그 소리에 죠타로가 고개를 들자 폴나레프는 깜짝 놀랐다.


“앗! 형아! 누구였더라… 누구였더라?”


죠타로가 허점을 보이자 알레시는 그 틈을 놓치지 않았다.


‘지금이다! 폴나레프 녀석이 고개를 내밀기를 기다렸지! 위를 봤겠다! 허점 발견! 죠타로!’


알레시가 세트신을 펼치자 폴나레프는 재빨리 경고했다.


“앗! 그 녀석 그림자를 조심해!”


그러나 너무나 어려져 영어도 까먹은 폴나레프의 말을 알아듣지 못한 죠타로의 반응이 조금 늦고말았다. 뒤늦게 세트신을 본 죠타로가 그 자리에서 뛰어올랐지만, 세트신에 겹쳐지고 말았다.


“됐다! 겹쳐졌다! 죠타로의 그림자를 건드렸어! 와하하하하하하!! 죠타로! 네놈도 내 세트 신의 술수에 걸려들었구나!!”


몸이 줄어들자 죠타로 역시 당황하고 말았다. 폴나레프가 소리쳤다.


“크… 큰일났다! 저 형아까지 어린애가 되겠어…”


알레시는 당당하게 소리쳤다.


“죠타로오~ 네가 스탠드 스타 플래티나를 쓸 수 있게 된 건 극히 최근이라지! 다시 말해! 어렸을 때는 스탠드를 쓸 수 없었다는 뜻이렸다! 평범한 땅꼬마가 된 거다! 으하! 으하! 으하하하하하하하!”


“앗, 아앗! 저렇게 조그맣게!”


알레시는 승리의 미소를 지으며 도끼를 치켜 들었다.


“내가 이겼다! DIO님! 제가 죠타로를 죽이겠습니다! 상금은 두둑이 챙겨 주셔야 겠습니다! 죽어라 죠타로!!”


그 순간, 어린 죠타로의 주먹이 알레시의 얼굴을 강타했다. 알레시는 충격에 도끼를 놓치고 말았다. 깜짝 놀란 폴나레프가 소리쳤다.


“후려갈겼어! 어린애 주먹으로!!”


어려진 죠타로는 손으로 모자챙을 만지며 중얼거렸다.


“이거야 원. 어리다고 깔보지 말라고.”


죠타로가 주먹을 치켜들자 알레시는 공포에 질렸다.


“흐아아아아아아아아악!”


“오라! 오라오라오라오라오라오라오라오라오라오라오라오라오라오라오라!!”


알레시는 충격에 뒤로 비틀거렸다.


“죠… 죠타로는… 어렸을 때부터 한다면 하는…”


“성격…이었구나. 세다…”


폴나레프가 중얼거렸다. 알레시는 뒤로 비틀거리다가 자기가 떨어뜨린 도끼에 발이 걸려 넘어지며 기절했다. 잠시 후, 정신을 차린 알레시의 눈 앞에 원래대로 돌아온 죠타로와 폴나레프가 그를 노려보고 있었다. 폴나레프가 꼴 좋다는 듯이 험악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이 정도론 안 되지. 간다, 결정타.”


두 스탠드가 동시에 소리쳤다.


“오라오라오라오라오라오라오라오라오라오라오라오라오라오라오라오라오라오라오라오라오라오오!!”


“장하구나아아아~!!”


‘파괴와 폭풍의 세트 신’을 암시하는 스탠드의 유저 알레시 38세 독신. 아득히 멀리 날아가 리타이어.

잠시 후, 알레시에게 당해 어려졌던 여자가 깨어났다.


“꿈이었나…?”


그때, 여자는 창가에 떨어진 반쪽 하트 귀걸이를 발견하고는 놀라 둘의 격렬한 싸움의 흔적이 남은 집을 달리며 그를 찾았다.


‘그 아이가 차고 있던 귀걸이야! 실제로 일어난 일이었어… 왠지 모르지만 내 몸이 마음대로 움직이질 않았고… 그래! 몸은 움직이지 않았지만 똑똑히 기억해. 그때 그 아이가 나를 열심히 지켜주었어… 어른 남자랑 싸우고 있었어! 어리지만 당차고 남자답던 그 아이는 대체 어디로 갔을까? 그 조그만 기사는 어디로 간 걸까…?’

“대체 어디?! 어디로 갔지?”


폴나레프는 바깥에서 그녀의 집을 바라보았다.


‘다정하고 멋진 여자였지. 순수하게 친절했고… 위험한 상황이었어… 내 몸은 원래대로 돌아왔는데, 그녀도 무사히 돌아왔을까?’


그때, 그녀가 거리로 달려 나오자 폴나레프는 얼굴을 붉혔다. 그 여자가 폴나레프에게 다가와 물었다.


“저… 말씀 좀 여쭙겠는데요. 저희 집에서 남자아이가 나오는 걸 혹시 못 보셨나요? 당신과 같은…”


여자는 멍하니 폴나레프의 얼굴을 바라보다가 말을 이었다.


“헤어스타일의… 외국인 아이 였는데요…”


폴나레프는 땀을 뻘뻘 흘리며 망설였다. 여자는 폴나레프의 얼굴이 익숙한 듯 물었다.


“실례지만, 전에 어디서 뵌 적이 있는지…?”


폴나레프는 고개를 돌렸다.


“아, 아뇨. 아이는 전혀… 못 봤습니다. 가… 가자, 죠타로.”


그때, 그녀는 폴나레프의 귀걸이가 그 아이의 것과 같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앗… 그 귀걸이는! 자, 잠시만요! 설마!”


“한 번도 만난 적 없습니다. 만났을 리가 없죠, 우리는 나그네니까… 여긴 처음 온 곳이고, 그만 출발해야 합니다, 다음 마을로…”


멀어지는 두 사람을 보며 그녀를 소년의 귀걸이를 꾹 쥐었다.


“역시… 꿈이었던 걸까…”


폴나레프는 죠타로를 보면서 붉어진 얼굴로 말했다.


“아무 말 하지 마라, 죠타로… 아~무 말도.”


죠타로는 말없이 어깨에 손을 올리며 미소를 지었다. 그때, 죠셉이 말을 걸었다.


“죠타로, 폴나레프! 너희들 어디 갔던 거냐!”


폴나레프도 죠셉과 압둘을 보며 소리쳤다.


“죠스타 씨! 사라졌던 건 그쪽이었잖아요!”


곧이어 이기가 나타났다.


“이기! 어디로 사라졌다 이제 나타나?!”


압둘이 말했다.


“그만 하고 밥이나 먹으러 갑시다. 이거 아침이 점심이 되어버렸군요.”


잠시 후, 식당. 죠셉이 품에서 사진기를 꺼내며 말했다.


“카이로까지 이제 얼마 남지 않았네. 그러니, 허밋 퍼플!”


허밋 퍼플에 감긴 손이 카메라를 박살 냈다. 그 소리에 식당 종업원이 달려왔다.


“무슨 일이라도…”


압둘이 말했다.


“아무 일도 아니니 가게나.”


카메라에서 사진이 나오자 죠셉이 소리쳤다.


“나왔다! 우리의 목표는 여기다!!”


사진 안에는 옥상이 돔인 건물이 있었다. 여기가! DIO가 있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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