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효과 3-128. 아공간의 독기, 바닐라 아이스 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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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시간, 저택 입구. 압둘이 말했다.


“이미 10분이 지났군. 저택으로 돌입하자, 폴나레프.”


“그래…”


“죠스타 씨가 가다리라고 한 10분이 지났다! 폴나레프, 돌입하기 전에 한 가지 말해두지. 나는… 만일 이 저택에서 네가 행방불명되거나 부상을 입어도 구하지 않을 작정이야…”


압둘의 말에 폴나레프는 그를 돌아보았다. 압둘은 계속 말을 이어갔다.


“이기, 너도다. 냉정한 생각이지만, 우리는 DIO를 쓰러뜨리기 위해 이 여행을 했어. 너희도 만약 내가 당하거나… 낙오되더라도 나를 구하려 하지 않겠다고 약속해줘.”


두 사람과 한 마리 사이에 굳은 결의만이 흐르던 와중 폴나레프가 말했다.


“그래, 알았다… 압둘.”


두 사람은 남자의 악수를 나누었다. 폴나레프가 말했다.


“살아나가면 저녁 한번 거하게 쏴라.”


압둘이 미소를 지었다.


“이기에게도 말이지?”


폴나레프가 소리쳤다.


“좋아! 들어가자, 압둘, 이기!”


폴나레프는 먼저 실버 채리엇을 꺼내 레이피어로 바닥을 두들기게 했다. 뒤이어 셋은 벽에 착 달라붙어 조심스레 저택의 안쪽을 향해 움직였다. 이윽고 가장 앞선 폴나레프가 발견한 것은 복도와 계단이 수없이 이어진 거대한 미궁이었다.


“이봐, 압둘. 어떻게 할까? 길이 끊임없이 이어진 것 같은데.”


“으음. 죠스타 씨는 저택에 불을 지르라고 하셨지만… 이렇게 넓은 미로에서 불을 질렀다간 우리가 위험 해지겠어. 그보다는… 메지션즈 레드!”

압둘의 메지션즈 레드는 양손을 펼쳐 여섯 방향에서 타오르는 불의 나침반을 만들어 냈다.


“이 불꽃은 생물 탐지기다. 인간, 동물의 호흡이나 피부호흡… 물체가 움직이는 기척을 느끼지. 스탠드의 에너지가 움직이는 기척도 알 수 있어. 이걸 보면서 미로를 나아가자.”


“왜 불꽃이 여섯 개나 돼?”


“각각 전후, 좌우, 상하 방향을 나타내거든. 반경 15미터 이내에 있는 존재라면 어느 방향에 얼마나 큰 놈이 숨어 있는지 알 수 있어! 죠스타 씨는 지하로 끌려갔으니 아래로 가보지…”


그때, 불꽃이 세차게 일었다.


“벌써부터 불꽃에 반응이 오는군. 왼쪽에 뭔가 있어!”


동시에 이기의 코가 무언가를 감지한 듯 움찔거리더니 이기는 더 풀을 소환해 기둥 하나를 앞발로 베어버렸다. 그러자 벽의 갈라진 틈에서 덩치 작은 남자가 피를 흘리며 뛰쳐나왔다.


“으꺄아악!”


남자가 비명과 함께 쓰러지자 폴나레프가 놀라 소리쳤다.


“이, 이봐! 뭐지, 이 자는?!”


압둘이 주위를 보다가 말했다.


“주위를 봐, 폴나레프.”


폴나레프는 깜짝 놀랐다. 미궁이 사라지고 일반적인 저택의 중앙 홀이 나타났다.


“아앗! 이 저택의 미로가! 사라졌다!”


“보아하니 이 환각을 만든 스탠드 유저인 모양인데… 눈 깜짝할 사이에 이기가 해치웠군.”


이자의 이름은 ‘케니 G’. 환각을 구사하는 ‘터너 섹스’의 스탠드 유저. 싸우지도 못하고 리타이어.


압둘이 말했다.


“이제 이 저택의 배치가 평범하게 돌아왔군.”


그때, 압둘은 자신이 짚고 있던 기둥에 무어라 낙서가 써져 있는 것을 보았다.


‘이 낙서를 보고 뒤돌아볼 때 너희는’


그 다음 글귀는 압둘의 손가락에 가려 있었다. 그러나, 압둘은 그 낙서에 굉장한 불길함을 느끼고 있었다. 아직 앞서가는 폴나레프와 이기는 전혀 눈치도 못 채고 있었으며 메지션즈 레드의 불꽃도 평소처럼 타오르고 있었다. 압둘은 조심스레 손가락을 치웠다.


‘이 낙서를 보고 뒤돌아볼 때 너희는 죽는다.’


압둘은 생각했다.


‘불꽃에는 이상이 없다. 이기의 코에도 전혀 반응이 없는 듯하다.’


압둘이 등골을 따라 흐르는 소름에 뒤를 돌아본 순간, 아무것도 없는 공간에서 적 스탠드가 자신의 거대한 입 안 공동(空洞)에서 자신의 육체를 토해내고 있었다.


‘나… 난데없이 뭐냐, 이놈은! 이럴 수가… 이기의 코에도 내 불꽃에도 반응이 없었는데 난데없이 나타나다니!!’

“폴나레프, 이기! 위험해!!”


압둘이 온 힘을 다해 둘을 저 멀리 쳐낸 순간, 그 스탠드는 순식간에 압둘의 몸을 지나쳤다. 압둘에게 밀쳐진 폴나레프가 당황하여 압둘 쪽을 바라보았을 땐, 그 자리에 아무것도 없었다.


“이… 이봐, 압둘! 어디 있어? 지금 그건 뭐였어, 대체?”


그때, 폴나레프는 양쪽에 금속 팔찌를 찬 팔 두 짝, 너무나 익숙한 두 짝의 팔이 쓸쓸히 바닥에 떨어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 


“뭐… 뭐야, 저 팔은… 이봐, 압둘! 어디로 갔어?!”


폴나레프는 압둘이 ‘여기 있어.’라고 말하며 나타나기를 원했으나, 복도에는 적막감이 감돌았다. 이기가 공포에 헐떡이고, 끝내 폴나레프는 절규했다.


“압두우우우우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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