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효과 3-130. 아공간의 독기, 바닐라 아이스 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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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닐라 아이스의 공격을 가까스로 피한 폴나레프와 이기는 계단을 올라 복도를 달리다 이내 자신들이 들어왔던 문을 발견했다. 바닐라 아이스와 크림이 언제 그들을 덮쳐올지 모르는 다급한 상황이지만 폴나레프는 그 자리에 멈춘 다음 생각했다.


‘출구다! 우리가 저택으로 들어왔던 문이다! 하지만 저기로 나갈 수는 없어… 지금 나는 도망치는 게 아니라고…’


폴나레프는 이기를 바라보았다. 이기 역시도 같은 생각이라는 듯한 표정을 짓고 있자 둘은 동시에 2층 계단으로 달렸다.


“DIO 자식에게 다가가기 위해 달리는 거지!”


두 사람이 사라지자 출구에, 폴나레프가 그대로 달렸으면 폴나레프 자신의 머리가 있었을 위치에서 크림의 머리가 나타났다.


“출구로 올 줄 알았더니… 후후. 아깝군.”


크림은 다시 사라졌다. 폴나레프는 2층 복도를 달리며 생각했다.


‘놈의 스탠드는 입 안이 암흑공간이라고?! 어떤 공간인지 상상도 안 가지만 아무튼 소리도 냄새도 생명반응도 없이 다가온다! 그렇다면 어떻게?! 어떻게 놈을 쓰러뜨려야 하지?!’


그 순간, 이기가 갑자기 걸음을 멈추었다. 동시에 폴나레프도 그 광경에 경악했다.


“아니!!”


복도 바닥에 분명히 크림이 뚫고 지나간 것이 명백한 둥근 구멍이 뚫려 있었다. 둘은 동시에 스탠드를 꺼내며 소리쳤다.


“추, 추월 당했잖아!”


폴나레프는 잔뜩 긴장하여 주위를 살폈다.


“근처에 있어! 왔다고, 빌어먹을!”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 이기가 폴나레프의 어깨에 올라와 그의 등뒤를 살폈다.


“이기! 내 등 뒤를 살펴! 난 네 뒤다!”


적막 속에서 오로지 공포에 헐떡이는 이기의 숨소리만 들렸다. 폴나레프는 생각했다.


‘놈은! 벽에 구멍을 뚫지 않으면 통과해 올 수 없는 것 같다! 그리고 내가 아는 사실은 암흑공간에서 놈이 모습을 나타낼 때라면 놈을 죽일 기회가 있다는 것!’


폴나레프는 전혀 두렵지 않다는 듯 소리쳤다.


“어디서든 덤벼라, 빌어먹을!! 토막을 쳐줄 테니! 지금 내 채리엇은 아주 잽싸다고! 압둘을 잃은 분노로 부글부글 끓어오르고 있으니까!”


그때, 크림은 몰래 폴나레프의 발 밑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폴나래프가 이물감에 발 밑을 바라보았을 때는, 이미 조금 늦고 말았다.


“아니! 바, 발 밑 홈에서…! 채리엇…!”


채리엇이 바로 그 자리를 공격했으나, 이미 크림은 폴나레프의 왼쪽 발가락을 신발 째로 지워버린 이후였다. 폴나레프는 그 자리에 쓰러져 발을 부여잡고 비명을 질렀다.


“우선 발을 빼앗았다! 촐랑촐랑 뛰어다니고 도망치지 못하도록!”


“이 새끼가!!”


격노한 채리엇의 레이피어가 바닐라 아이스를 사정없이 찔렸지만 이미 바닐라 아이스는 사라진 뒤였다. 폴나레프는 분노를 참지 못해 방 전체를 채리엇으로 난도질했다. 그 여파는 DIO가 있는 위층 방과, 죠스타 일행이 있는 지하까지 전해졌다. 카쿄인이 말했다.


“죠스타 씨, 또 뭔가 무너지는 소리가!”


“그래, 틀림없어! 압둘과 폴나레프가 이 저택에 돌입해 싸우는 게다! 서두르자! 압둘과 폴나레프를 찾아야지!”


폐허가 된 방에서 바닐라 아이스가 독백했다.


“혼란을 틈타 숨었구나, 폴나레프… 소용없다… 그 발로 멀리는 못 갔을 테니, 어딘가 근처의 잔해 뒤에 있겠지…”


공간에서 크림이 나타나고 뒤이어 그 입안에서 바닐라 아이스가 얼굴을 보였다.


“네놈은 나 바닐라 아이스 앞에선 무력하다. 하지만 확실하게 쓰러뜨려주마… 아까 네놈의 채리엇에 당한 이 어께의 상처 같은 요행 따위 통하지 않을 정도로. 자… 어디 있지, 폴나레프?”


그때, 바닐라 아이스가 등지고 있던 위층으로 향하는 계단에서 소리가 들렸다.


“소란스럽구나… 바닐라 아이스.”


위층의 어둠에서 나타난 이는 DIO였다. 바닐라 아이스는 놀라 소리쳤다.


“디… DIO님!!”


DIO가 내려오자 바닐라 아이스는 마치 대통령을 지키는 경호원처럼 그의 앞을 지켰다.


“조심하십시오! 이 근처에 폴나레프와 개 한 마리가 숨어 있습니다. 이곳은 저에게 맡기십시오. DIO님께서 내려오실 만한 일은 아닙니다.”


그때, 갑자기 DIO는 오른팔을 들어 바닐라 아이스를 공격하려 들었다. 그 DIO의 팔에서는 모래가 떨어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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