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효과 3-131. 아공간의 독기, 바닐라 아이스 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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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뒤 계단에서 더 풀의 능력으로 모습을 감춘 폴나레프와 이기가 나타났다. 폴나레프가 독백했다.


“더 풀로 만든 가짜 DIO다…!! 제대로 속였어! 해치워, 이기!”


폴나레프의 머리 속에선 여러가지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보통 뒤에서 공격하는 건 비겁하다는 죄책감이 들지만, 뒤에서 압둘을 죽인 네놈에게는 한 치의 연민도 없다 이거야! 마땅한 죽음일 분이지! 속였다! 해치웠다! 이기의 더 풀이 만들어낸 DIO를 진짜라 착각하고 방심했구나!! 견갑골을 가르고! 상반신을 생선 바르듯 골반까지 쪼개버려!!’


가짜 DIO의 손이 바닐라 아이스를 공격하기 직전, 갑자기 바닐라 아이스는 고개를 돌려 그대로 가짜 DIO의 팔을 손으로 쳐내 부숴버렸다. 폴나레프는 경악했다.


“이런! 빌어먹을! 들켰잖아!”


바닐라 아이스가 분노를 억지로 억누르며 말했다.


“이 방은 창문에서 태양빛이 스며들지… 진짜 DIO님이 자신의 방에서 이곳에 내려오실 리가 없다.”


이기는 가짜 DIO의 남은 팔로 바닐라 아이스를 공격했으나 그 순간 크림이 빠른 속도로 가짜 DIO의 허리와 가슴을 지운 뒤 두 사람이 있던 계단까지 뚫어버렸다. 폴나레프는 공격을 피했으나, 이기는 앞으로 점프할 수밖에 없었고 그것을 크림이 놓치지 않고 재빨리 이기의 뒤를 잡았다.


“진짜 DIO님은 나를 신뢰하시어 맡기겠다고 말씀하셨다!! 그러니! 무슨 일이 있어도 이곳 2층에 내려오실 리가 없다!!”


‘이, 이기, 위험해! 이기가 당한다! 이기가 암흑공간에 빨려 들어간다!!’


격노한 바닐라 아이스의 고성이 방을 뒤흔들었다.


“감히! 이 똥개 새끼가! 나로 하여금 DIO님의 형상을 파괴하게 만들었겠다아아!!”


그러나, 바닐라 아이스는 크림으로 이기를 집어 삼키지 않고 자신의 주먹으로 이기를 강하게 쳤다.


‘뭐… 뭐지?! 쳤다! 암흑공간에 삼키지 않고! 죽이지 않고 이기를 후려쳤어!!’


이기는 공격에 정통으로 맞고선 그대로 반대편 벽에 부딪혔다. 이기가 그 반동으로 튕겨 나오는 순간, 바닐라 아이스는 이기의 목을 붙잡았다.

“하필이면 내게! 감히! 모래로 만든 가짜라곤 해도 DIO님을 나로 하여금 공격하게 만들다니!! 죽여주마, 이 짐승 새끼!!”


그 순간 바닐라 아이스의 이성이 끊겼다. 바닐라 아이스는 이기를 붙잡아 그대로 벽에 몇 번이고 내려 찍었다.


“암흑공간에 삼키면 한순간이지만 내 분노는 그 정도로 수그러들지 않아! 네놈 잘못이다! 네놈 잘못! 나를 화나게 만든 건 너야! 네놈 잘못이라고! DIO님께선 인간의 각오를 얕보지 말라고 하셨다. 허나 네놈은 각오도, 자랑스러운 정신도, 아무것도 없는 그저 한 마리의 개새끼일 뿐이다!! 죽어라! 죽어 봐라! 어떠냐! 어떠냐!!”


바닐라 아이스가 이기를 구타하는 걸 멈추지 않자 폴나레프는 한쪽 발가락이 없는 몸으로 처절하게 그쪽을 향해 기었다.


“그… 그만해…”

‘저 바닐라 아이스라는 놈은 제정신이 아니야… 머리가 이상해! DIO의 형상을 스스로 공격해서 화났다고?! 그 따위 정신이야말로 암흑공간이다! 놈의 마음속은 갈가리 갈라진 시커먼 크레바스야!!’


폴나레프는 온 힘을 다해 소리쳤다.


“그만해! 바닐라 아이스!!”


폴나레프가 채리엇을 내보내자 바닐라 아이스는 피투성이의 이기를 바닥에 대충 던지며 소리쳤다.


“하! 결판을 내주마! 폴나레프!”


바닐라 아이스는 공중으로 뛰어올라 단숨에 크림의 입 속으로 들어갔다. 채리엇이 사정없이 바닐라 아이스가 있던 곳을 찢어 발겼을 땐 이미 바닐라 아이스는 사라진 뒤였다.


비… 빌어먹을! 사라졌어! 하지만!”


채리엇이 공중으로 떠오르자 폴나레프는 피투성이가 된 이기를 바라보며 말했다.


“이기! DIO로 변한 모래 스탠드는 실패했지만… 네 모래가 힌트가 되어 놈의 움직임을 읽을 방법이 떠올랐어!”


채리엇은 레이피어를 휘둘러 더 풀이 만들어낸 모래를 방 전체에 흩뿌렸다. 방 전체에 자욱한 모래 안개 사이에 갑자기 둥근 구멍이 뚫렸다.


‘알 수 있다! 어떻게 움직이는지 궤적을 알 수 있어! 어떠냐! 이 빌어먹을 놈아! 네놈은 공간을 이동할 때 자애물을 삼켜야만 이동할 수 있지! 삼켜라! 모래를 삼키면서 이리 다가오라고, 개자식아!’


마침내 크림의 얼굴이 나타났다.


‘그리고! 썩은내 진동하는 입을 벌렸을 때가!’

“네놈이 박살날 순간이다!!”


채리엇의 레이피어가 경악에 일그러진 바닐라 아이스의 입을 관통했다.


“좋았어! 명중이다! 빨아라! 내 검이나 실컷 빨아라, 이 썩어 문드러질 자식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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