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효과 3-132. 아공간의 독기, 바닐라 아이스 ⑤

----------

폴나레프가 분노에 찬 목소리로 소리쳤다.


“어떠냐! 이 썩어 문드러질 자식아! 네놈의 약점은 말이다… 바닐라 아이스! 내가 어디 있는지 확인하려 할 때! 네놈은 그 암흑공간에서 모습을 나타내기 전까진 앞을 볼 수가 없다는 거다! 빨아라! 내 검이나 빨면서 죽어버려, 이 썩어 문드러질 자식아!”


갑자기 크림의 손이 채리엇의 목을 붙잡았다. 바닐라 아이스가 괴성을 지르자 분노에 가득 찬 폴나레프의 얼굴에서 경악과 공포가 드러나기 시작했다.


“이… 이 자식! 목을 통해 뇌간을 꿰뚫었는데…! 빌어먹을, 얼른 죽으란 말이다! 치명상이잖아! 어서 죽어버려!”


채리엇은 레이피어를 마구 휘저었다.


“죽어버리란 말이다, 바닐라 아이스!”


그러나, 크림은 쓰러지지 않고 다른 손으로 채리엇의 왼팔을 붙잡아 꺾었다. 당연히 폴나레프에게도 그 피해가 피드백 되어 돌아왔다. 바닐라 아이스는 짐승 같은 송곳니를 드러내며 으르렁거렸다.


“나는 죽지 않는다… 고통을 신경 쓸 겨를도 없다… 반드시 네놈을 해치울 것이다! 반드시 이기를 집어삼키고 죠스타 일행을 죽일 것이다! 그러고나서 얼마든지 죽어주지!”


그러더니 채리엇의 왼팔을 반대로 꺾어 크림의 입 안에 집어넣었다. 채리엇의 왼쪽 손가락 두개가 암흑공간에서 사라지자 폴나레프의 손가락도 두개가 잘려 나갔다. 폴나레프는 고통의 비명을 지르다 결국 레이피어를 입에서 뽑았다.


“이게 정말!”


“현명하구나… 검을 빼주다니.”


“이번에야말로 저세상으로 떠나라!!”


그러나, 크림은 이번에는 오른손을 뻗어 칼날을 막았다. 고정시킨 오른손으로 채리엇의 검을 붙잡은 크림은 왼팔을 들었다.


“이 팔이 나를 찌른 나쁜 팔이냐!”


바닐라 아이스의, 크림의 손이 채리엇의 팔을 내려치자 폴나레프의 팔에서 뼈가 부러지는 소리가 들렸다. 바닐라 아이스는 계속해서 채리엇의 팔을 내려쳤다.


“흡! 흡! 흡! 흡! 흡!”


격노한 폴나레프가 소리쳤다.


“이 새끼가아아아아!!”


채리엇이 크림을 걷어찼으나 그 반동으로 인해 두 스탠드는 서로 멀어졌다.


“빌어먹을! 발차기를 날려 떨어질 수밖에 없었어! 큰일이다!”


역시나, 크림은 또다시 작아지고 있었다.


“여, 역시… 또 공간으로 모습을 감출 생각이야! 그렇게 놔둘 줄 알고!”


채리엇이 빠르게 다가가 레이피어를 휘둘렀으나, 피가 조금 튀었을 뿐이었다.


“벴다! 하지만…! 모습을 감추고 말았어! 위험해!”


그 순간, 채리엇의 허벅지가 뜯겨 나가고 말았다. 폴나레프의 대응보다 크림의 공격이 더 빨랐던 것이다.


‘빌어먹을! 다리를 당했다… 큭, 움직일 수가 없어… 하지만 나도 고통을 신경쓸 겨를은 없지! 놈은 지금 당장이라도 내게 결정타를 날릴 수 있는 곳까지 왔는데… 놈은 뭐랄까… 집념을 품고 있다! 완전히 미쳤지만 DIO를 섬긴다는 집념을 가지고 있어! 그 집념에 압도당해선 안 된다! 나도 네놈을 죽여버릴 때까지는 못 죽는다!’

“모래를 뿌려 놈의 궤적을 읽어야 해!”


채리엇이 모래를 뿌리자 궤적이 보이기 시작했다.


“이 자식!! 오는 구나!! 받아라!”


그러나, 순식간에 채리엇의 검과 바로 뒤에 있던 벽이 뚫리고 말았다. 폴나레프는 경악했다.


“트… 틀렸어! 베기는 했지만 칼날을 잃고 말았다! 역시 암흑공간에 모습을 숨겼을 때 놈을 공격하는 건 불가능해! 일방적으로 잡아먹힐 뿐이야!”


그 순간, 채리엇의 바로 뒤 벽이 한번 더 구멍이 뚫리더니, 뒤이어 천장과 바닥에 계속해서 구멍이 뚫렸다.


“막무가내로 건물을 집어삼키고 있구만! 빌어처먹을! 이 자식! 모습을 보이면 내게 공격당할 위험이 있으니까 내가 있는 곳을 어림짐작하고 많이 쏴서 맞추는 작전으로 나온 거야!”


크림의 공격이 채리엇을 스쳤다.


“게다가 촉이 좋아! 이대로 가다간 놈과 접촉하고 만다! 채리엇을 여기까지 되돌려야 해!”


채리엇은 이기를 들고 폴나레프에게 돌아왔다. 동시에 크림이 막무가내로 저택을 집어삼키기 시작했다.


“이 자식, 완전히 막무가내잖아… 저택 벽이 점점 사라져간다!”


그렇게 말한 폴나레프였으나 잠시 후, 그는 크림의 궤적을 보고서야 바닐라 아이스의 의도를 알아차렸다.


“아… 아니야. 잘못 생각했어! 어림짐작하고 많이 쏴서 맞추는 작전으로 갔다는 건… 내 착각이었어! 놈의 움직임은 계획적이야! 놈은 원 궤도를 그리며 움직이고! 그 원은! 나를 중심으로 차츰 작아진다! 궤적은 소용돌이를 그리듯! 마치 모기향처럼! 나를 죄여오고 있어! 그리고 내가 어디 있는지, 놈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도 언젠가 접촉할 수 있겠지! 놈의 작전에 걸려들었다! 이 다리로… 놈의 움직임을 피할 수 있을까?!”


채리엇은 바닥을 팠다.


“바… 바닥을 뚫고 도망쳐야 해!”


그러나, 뭉툭해진 칼로는 바닥을 팔 수가 없었다.


“틀렸어! 뚫고 있을 시간이 없다!”


크림의 공격이 폴나레프가 있는 위치로 돌진해왔다.


“도… 돌진해 온다!!”

----------

스탠드명: 크림 - 유저: 바닐라 아이스

파괴력 - B 스피드 - B 사정거리 - D 지속력 - C 정밀동작성 - C 성장성 - D

능력 - 처형집행인처럼 생긴 스탠드로 거대한 입에 삼켜지는 모든 것을 지워버린다. 벽이나 천장, 모래 같은 무생물부터 사람이나 동물, 스탠드도 집어 삼킬 수 있으며 이렇게 삼켜진 것들은 크림의 입 안 암흑공간에서 소멸한다. 이곳에서 소멸하지 않는 것은 크림 자신의 스탠드체와 유저 뿐이다. 유저와 스탠드체를 모두 삼키면  바깥에선 그들을 볼 수 없으나, 유저 역시도 암흑공간에선 밖을 볼 수 없다.